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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가는 길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7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6월
평점 :
책띠에 보면 '어린이의 판타지 세계를 존중하는 존 버닝햄의 최신작! ' 이라는 글귀가
너무도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번 신작 『동물원 가는 길』 , 역시 존 버닝햄 작가의 특유 그림풍이랑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존 버닝햄 작가의 이야기 책을 읽어 보면 대부분이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그 아이와 함께 하는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동물들이 아이들과 가장 친한 친구일 수도 있어서 그렇겠구나 싶어요.
이번 신작, 『동물원 가는 길』
표지 그림을 보니 동물원이 아닌 욕조같은데, 거기서 여자아이가 펭귄이랑 물놀이를 즐기고 있네요.
표지 그림으로 보아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짐작이 선뜻 가질 않아요.

책 표지를 넘기니 호랑이 한마리가 나오네요.
이 호랑이, 어디론가로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동물원으로 돌아가고 있는 걸까요??

이어 다시 한 아이가 어린 곰의 손을 잡고 손전등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이 아이 역시 동물원으로 가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요.
표지에 이어서 속표지를 보면서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보는 이로 하여금
다음 페이지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증을 유발하네요.
이처럼 작가가 하나하나 굉장히 신경을 쓴 책인것 같아요.

주인공 여자아이, 실비가 잠을 자려고 하다가 문득 자신의 방 벽면에 문이 있는 걸 보게 됩니다.
그 문은 평소에 없었던건데 의아해 하면서 다음날 아침에 살펴보기로 하고 그날밤 실비는 그냥 잠이 들어요.
하지만 아침은 우리네처럼 실비네도 분주한 모습,
그 문에 대한 생각을 잊고서 그날 학교에 갑니다.
그리고 그날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 그 문을 발견하고 실비가 문을 열어 보았어요.
이 장면에서 아이의 호기심이 고조되기 시작했어요 ㅎㅎ
과연 저 문뒤에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에게도 혹시 우리 집에도 이런 문이 있는건 아닐까? 라고 했더니
" 에이~ 없어~!! 그치만 있으면 진짜 좋겠다~!!! "
그러면서 한번 유심히 둘러보는 아이의 모습이 정말 아이구나!! 싶었답니다.

바로 동물원으로 이어지는 문이었던 것입니다!!!
정말 멋진 상상이죠~~~
역시 존 버닝햄이구나~~하고 느꼈답니다 ㅎㅎ
실비가 계단을 내려가서 또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곳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있었지요.
하지만 동물원의 모습은 평소 우리가 보던 것과는 달랐어요.
아이가 왜 동물들이 함께 있느냐고 말이죠~
가만히 보면 이 동물들 사이에서는 강자도 약자도 없답니다.
그저 모두 다 친구들일뿐이죠.
그리고 이 동물들을 보고 아이는 존 버닝햄의 다른 그림책『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에 나오는
그 코끼리랑 너무도 닮았다고 했어요.
아무래도 같은 작가의 그림이다 보니 유사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선이 드러나도록 연한 채색과 부드러운 그림들은 존 버닝햄 작가 특징이기도 한 셈이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른뒤 실비는 잠을 자러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하지만 실비는 혼자가 아닌 아기 곰에게 함께 가겠냐고 물어보고
자기 방에 데려와서 침대에서 함께 잠을 잤어요.

아기 곰을 데려와서 함께 잠을 잔 뒤로 밤마다 동물들이 실비와 함께 가고 싶어 했어요.
실비가 데려가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 동물들이 함께 가고 싶어한다는 걸로 보아선
무척이나 심심했던가 봐요!

문이 작아서 몸집이 작은 친구들만 데려오고,
어느날에는 펭귄을 데려와서 욕실에서 한바탕 신나는 물놀이도 하구요.
그리고 실비는 어느날에는 엄마 호랑이와 아기 호랑이를 함께 데려오기도 하고,
이렇게 밤마다 동물들을 데려와서 함께 잠을 잤어요.

하지만 실비는 예의바른 아이라서 장난꾸러기 동물이나
냄새가 나는 동물들에게는 돌아가 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어요.
아마도 실비는 말썽 안부리고 말 잘듣는 동물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어느 날 아침, 실비는 늦잠을 자서 서둘러서 학교에 가느라고
그만 벽 문을 닫는 걸 깜빡 잊어버렸어요.
설마..........???
맞았어요!!
동물친구들이 모두 나와서 거실에서 놀고 있었던 것이죠.

이를 본 실비는 펄쩍 뛰며 화를 내었고 동물들은 모두 놀라 가버렸어요.

한바탕 난리가 난 거실을 실비는 엄마가 오시기 전에 혼자서 청소를 하기 시작했어요.
엄마가 도착했을 땐 거의 다 치워졌지만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흔적이 남아 있다는 걸 알수가 있어요!
바나나 껍질도 보이고, 뼈다귀도 보이고 말이죠.
그리고 실비 엄마도 " 온갖 동물들이 몰려와 놀다 간 것처럼 어릴러 놓았네." 라고 말하는데
정말이지 엄마들은 눈치가 빨라요~~ㅎㅎ

그리고 여전히 밤마다 동물 친구들을 데려와서 방에서 함께 자고,
문 닫는건 꼭!! 꼭!! 잊지 않는답니다.

실비처럼 밤마다 마음에 드는 동물 친구를 데려와서 함께 잘 수있다면
정말 얼마나 신날까요?
저도 워낙에 동물들을 좋아하는지라 저도 신날것 같은데 말이죠!




『동물원 가는 길』을 읽고서 아이와 함께 간단한 독후활동도 해보았어요.
색지를 이용해서 집 모양을 만들어준 뒤 그 집안에다 실비의 방에 있는 비밀스런 벽 문을 만들어 줄 거랍니다.
그리고 그 벽 문을 열면........?
네~~ 맞아요! 실비의 방처럼 바로 아이가 만나서 함께 놀고싶은 동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거랍니다 ㅎㅎ

어떤 동물을 그려 넣어줄까? 순서도 고민하고, 또 그 동물하고는 무얼해야 하는지도 제게 이야기도 해주면서 말이죠.
아이가 그리고 있는 것은 거북이였는데
이 거북이를 데려와서 함께 자려면 거북이에게는 젖은 이불을 덮어주어야 한다는군요!!

그 이유를 듣고 완전 깜짝 놀랬어요~~ 아이의 자연과학적 지식까지 ㅋㅋㅋ
젖은 이불을 덮어줘야 수분이 공급이 되어서 숨을 잘 쉴 수가 있다는거지요^^

그림도 다 그리고 색칠도 다 끝내고, 이렇게 벽 문을 달아 주었어요.


벽문을 열면 함께 놀고 싶은 동물들이 줄을 쫘악~~~섰지요 ㅎㅎ

펭귄도 보이고, 고릴라도 있고 심지어 카멜레온도 있답니다.
참으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 볼 수가 있었어요.


그리고 며칠 뒤 아이의 친구와 함께 이 책을 다시 읽고서 또 한번의 독후활동을 더 했답니다 ^^
이번에는 동물원의 모습을 생각해보고 아이가 함께 하고싶은 동물을 그려 우리에 넣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우리를 만들고 나니 그냥 자유로운 동물원으로 할걸....왠지 동물들을 가둬두는 것이 맘에 좀 걸렸어요^^;;;
이 동물 우리를 만드는 재미로 시작한 것이지만요.
가위질에 완전 집중했답니다.

그리고 동물원 우리 안에 있을 동물 친구들을 그리고 색칠을 해주었구요.

아이는 동물도 좋지만, 공룡은 동물원에서 사육하는 건 아닌줄 알지만
공룡을 데려와서 함께 놀고 잠을 자고 싶다고 써 두었네요.
으앙~ 공룡이......너를 깨물거나 다치게 하지는 않겠어? 라고 물었더니
"여기 나오는 동물들은 모두 다 착한 동물이라서 그렇게 하지 않아~!"라고 하더군요.
하긴 그렇게 무시무시한 공룡으로 생각했다면 저런 생각을 했을리가 없었겠구나 싶네요^^;;

동물원이라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라하는 곳,
그 동물원이 바로 집안에 있을 수 있다는 설정이 정말 놀라웠어요.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나만이 알고있는 비밀스런 장소로 남겨두면서
이 이야기를 읽고 나서도 아이들의 상상이 끝나지 않도록 해 둔 것 같아요.
아이가 워낙에 이 작가의 책을 좋아라하는 이유도 있지만,
이야기 설정이 흥미롭다보니깐 정말 재미나게 읽었어요.
존 버닝햄 작가의 이번 신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