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 신화와 현실
박지향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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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을 중심으로 19세기, 20세기 초에 제국주의가 어떻게 팽창되어 왔는가를 설명하는 책이다. 제국주의를 수탈로 볼 것인가, 근대화로 볼 것인가. 혹은 수탈 속의 근대화로 볼 것인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내가 알고 있던 것은 편견이기도 했고, 실제이기도 했고, 어쩌면 신화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객관적인 자료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풀이된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영국이 제국주의를 통해 얻는 것이 없었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될까? 신화를 현실적인 차원에서 풀어내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책이지만 제국주의를 설명한책 중에서는 평이해서 특기할 만한 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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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 저항에서 유희로 한길컬처북스 23
바트 무어-길버트 지음, 이경원 옮김 / 한길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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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이후의 탈식민주의 담론은 비평적 성격을 상실하고 이론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저항성이나, 전복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탈식민주의 이론이 비판을 받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서구 포스트모더니즘에 종속되어 역사적 시각을 결여하고 언어, 텍스트성에 주목하기 때문에 실천적인 힘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무어-길버트는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탈식민주의 이론은 대부분이 굉장히 읽어내기가 어렵다. 저자는 그 예로 탈식민주의의 대표적인 이론가인 사이드, 호미 바바, 스피박을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들은 탈식민주의 삼총사라고도 불린다.

이 삼총사의 이론은 전지구적 지식산업을 이끌어가는 거대담론으로 불수 있는데, 저항 담론의 성격이라기보다는 유희담론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보고 있다. 식민국의 주변성은 탈피했으나, 전복성은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탈식민주의 이론에 대한 개론서라고 볼 수 있는데, 탈식민 이론을 성실하게 설명하고는 있지만, 아무리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려고 해도 저자의 시각에 의해서 한번 걸러진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호미 바바나, 스피박과 같은 학자의 원전을 읽어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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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제국주의
에드워드 사이드 지음, 김성곤.정정호 옮김 / 창 / 199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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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가 강조하는 것은 문화라는 것이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제국의 경계 안에서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작가 개인의 성향에 의한 의도적인 것일 수도 있고 무의식의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기도 하다. 사이드는 문화 전체는 분리된 것이지만 문화의 중요한 모든 요소들은 서로 대위법적으로 함께 작용한다는 가정하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식민국, 피식민국의 작가와 작품을 분석하며, 그 속에 나타난 서사와 내러티브를 통해 문화가 어떻게 제국주의적 이념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그 과정에서 비평과 매체는 적절하게 제국주의 실천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사이드는 이데올로기나 사회 체계의 지배가 제아무리 명백하게 완전하더라도, 그 지배가 감당하지 못하고 통제하지 못하는 사회 경험의 부분들이 항상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과 대립도 역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저항의 과정에서 민족주의에 대한 경계도 빠뜨리지 않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새롭고 상상적인 개념의 재정립을 요구한다. 제국주의와 탈식민주의를 문화의 차원에서 설명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며,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번역본은 오역과 탈자가 너무 심해서 실망스럽다. 개정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되풀이해서 찍어내는 걸 보니, 판매부수는 높은 듯하지만, 판매부수가 만족지수를 표현하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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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열대 한길그레이트북스 31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박옥줄 옮김 / 한길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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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스트로스는 그의 눈으로 그가 도착한 땅을 밟아나가며 보여주고, 어쩌면 열거하고 다행히도 생각한다. 나는 레비스트로스의 뒤를 열심히 쫓아간다. 그의 눈으로 인도와 브라질을 바라본다. 한 사람의 생각을, 기록을, 이렇게 덤벙덤벙 읽어내고 판단해도 되는 걸까? 그렇다고 꼼꼼하게 체크하고 생각하면 뭐가 달라질까? 그래도 참 미안하다.

아, 그래. 레비-스트로스와 같은 대단한 인류학자도 어쩔 수 없는 서구인이었다. 제목은 참 잘 지었다. 레비스트로스는 비서구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더럽고, 가난하고, 비참하다. 그의 눈으로 바라본 열대는 참 슬프다. 나라 이름만 바꾸면 50년 전의 한국인 것 같아 기분나쁘다. 하지만 레비스트로스가 보기에 서구도 별 거 없다. 세계는 단지 자연과 비자연으로 나누어지며, 인간세계는 다 거기서 거기다. 변화하는 모습만을 보일 뿐이다. 무엇이 야만이고 무엇이 문명인가? 문명이 아니라 문화라고 설명한다. 아니, 어쩌면레비스트로스에게 그것은 가치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일 뿐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인도의 그 부랑자들, 아니 인도의 생활인들을 지긋지긋해할까? 안쓰러워할까? 그들에게는 당연하고 어쩌면 당당한 구걸. 그들은 종속되기를 원한다. 왜? 오랜 역사를 거쳐 인도의 모든 것은 소모되었다. 그들 스스로 영국의 착취 때문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영국의 착취에 의해서? 아니면 자연스러운 귀결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조금 더 빨리 찾아온 것 뿐. 레비스트로스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것은 계급의 문제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긴장의 문제이다.

'살아가는 데는 아주 조금만으로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초자연과의 강인하고도 개인적인 유대를 외면한 결과가 제국주의인가? 우리가 '손수건 안의 인생'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혹시 자본주의는 인간본성일까? 레비스트로스는 그렇게 아시아를 통해 미래를 불안해하며 '인간이 자기 세계와 호흡을 같이하던 시대', '자유의 행사와 자유의 표상 사이에 적절한 관계가 존재하던 시대'를 그리워한다. 지금은 '영상'으로 남았을 뿐이더라도...

레비스트로스의 이 기행의 기록은 챠웅 사원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불교 사원에 대한 기록으로 끝을 맺기 때문이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 그가 의도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이 책 전체를 분석이 아니라 그가 슬프다고 이야기하는 열대를 통해서 인간 사회를 명상하려는 시도인 것 같이 보이게 한다. 그가 열대를 바라보며 느낀 슬픔이 힘.이.되.는.슬.픔.이었으면 한다. 레비스트로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없이 끝나'겠지만 노예상태의 길과는 반대되는 길로 향한 아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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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 '인도'라는 이름의 거울
이옥순 지음 / 푸른역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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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탈식민주의라는 매우 어려운 담론을 알기 쉽게, 기행문 형식으로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저자는 인도라는 거울을 통해서 서구가 오리엔탈리즘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식민지 국민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저자는 후자를 복제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도를 보는 여러 관점 - 더럽다. 신비롭다...- 을 이야기를 하며, 이것이 모두 서구의 관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실체 없는 이미지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도가 여러가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인도의 그 모든 이미지들이 만들어진 것이고 허구적인 것이 아니라, 인도가 그 모든 모습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상의 동양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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