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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 - 애덤 스미스부터 프리드먼까지 200년 경제사상사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경식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하버드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했던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교수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요.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이자 현대 자본주의와 금융 시스템에 대해 꾸준히 평론해 온 인물로, 여러 미국 대통령의 정책 자문까지 맡았던 미국을 대표하는 진짜배기 경제 전문가 분이 쓴 책입니다.
그런 만큼 이 책의 분량도 정말 어마어마한데요. 600페이지를 훌쩍 넘는 분량을 자랑하는 벽돌책이었습니다.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부터 ‘이건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벽돌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나온 책들 가운데 사실 이렇게 두꺼운 벽돌책을 만나는 일이 흔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 를 만나면서 제가 올해 읽은 책 가운데 단연 추천하고 싶은 최고의 책 중 하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가 끝나기까지 이제 3개월밖에 남지 않은 2026년에 이런 책을 만나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뻤습니다.
이 책의 성격을 이야기하자면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님의 '총, 균, 쇠' 와 같은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과 여러 가지 상식은 물론이고, 역사와 경제사를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가 쓴 책이다 보니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경제적인 요소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경제라는 관점에서 콕 집어서 설명해 준다는 점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 외에는 제가 평소 가장 관심 있게 읽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전쟁사인데요. 이 책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등 여러 분쟁과 전쟁사의 내용과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여러 경제사적인 의미를 살펴볼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전쟁이 군사적인 충돌을 넘어 그 이면에는 국가의 경제력과 생산력, 자원과 산업 등 수많은 경제적 요소가 함께 작용한다는 것을 역사적인 흐름 속에서 살펴볼 수 있었고, 이런 내용을 통해 경제와 역사는 서로 떨어져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하나의 큰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하나의 거대한 강물처럼 역사와 경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흘러간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네요.
여러 책을 읽으면서 습득한 지식을 융합하기가 어렵다는 찝찝함이 항상 제게 개인적으로 맴돌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바로 지금까지 지나온 인류의 역사를 각각의 사건으로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통합해서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역시 진짜 전문가가 쓴 책은 일반적인 교양서적과는 솔직히 상당히 다른 깊이와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제학을 설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가 역사 전체를 바라보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경제적인 의미를 찾아내고 설명해 주기 때문에, 그동안 따로따로 알고 있었던 지식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재미있었던 부분은 과거의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갔는지, 파리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했는지, 암스테르담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등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저 ‘이 시대에는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고 역사를 나열하는 걸 넘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어떤 경제적 환경 속에서 생활했고 그러한 환경 속에서 역사가 어떻게 굴러갔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의 중요한 흐름을 전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는 점도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계사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점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에 경제적인 측면까지 함께 접목해서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설명하고는 있지만 파리와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등 세계 여러 국가와 지역이 함께 등장해서 미국의 역사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가들이 어떤 역사적·경제적 환경을 거쳐왔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국가와 사회를 하나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와 경제,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함께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각 나라와 도시의 사람들은 어떤 경제적 환경 속에서 살아갔는지, 그리고 그러한 환경이 다시 역사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사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분량을 자랑하는 만큼 쉽게 읽고 끝낼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만큼 꼭 소장해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벽돌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분야의 지식만 얻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역사, 세계사와 인간의 삶을 서로 연결해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와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과 인류의 역사가 어떤 원리와 흐름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이어져 왔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