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리앗의 저주 - 문명의 붕괴로 보는 인류사
루크 켐프 지음, 박수철 옮김 / 까치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번에 역시 정말 읽어볼 만한 벽돌 책을 다시 만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책입니다. '골리앗의 저주'라는 책으로, '문명의 붕괴로 보는 인류사'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가 어떻게 번영하고 어떻게 몰락하는지에 대해서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원인 루크 켐프 교수님이 쓴 책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기 이전의 사냥과 채집 생활부터 농경을 시작한 이후의 모습까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문화와 인류학에 관한 다양한 내용들을 읽어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역사에 관한 내용은 물론 가득합니다. 저는 요즘 "인류학을 알게 되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이 책이 바로 그런 측면에서 제가 생각하는 인류학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딱 맞는 예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ㅇ 들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교과서에서만 등장하는 굉장히 거시적인 역사만을 알려주는 시시한 책이었다면 제가 이 책을 이렇게까지 극찬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미국 대평원의 '쇼숀족'이나 호주 북부 케이프 요크반도의 '위크 문칸족' 등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다양한 집단과 지역의 이야기까지 굉장히 세밀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역사책이나 문화·인류학·고고학 책과는 깊이 자체가 상당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국가나 문명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고 어떤 사회를 만들어 왔으며, 그 사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고 몰락했는지를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논문들을 한데 모아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고 풀어서 설명해 주는 듯한 책이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전문적인 연구 자료와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을 그대로 어렵게 전달하지 않고 역사적인 흐름과 의미를 따라가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책 중간중간에는 지도나 일러스트, 그래프, 이미지 자료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글만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의 내용을 한눈에 확인해 볼 수 있는 즐거움도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 국가와 제국이 어떻게 번영하고, 또 어떻게 파멸했는지를 통해 인류 역사에서 문명의 붕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명이 번성했고 인류가 어떤 발전을 이루었는지를 조명하는 책은 상당히 많지만, 이렇게 문명이 어떻게 무너지고 붕괴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는 책은 상당히 신박하게 느껴졌습니다. 역사책을 읽으면서 흔히 위대한 문명의 탄생이나 제국의 팽창, 인간 사회의 발전에만 주목하지만, 이 책은 붕괴와 실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인류가 과거에 어떤 실수를 했고 어떤 선택이 결국 문명의 몰락으로 이어졌는지를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명이 붕괴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우리가 지켜본다는 관점에서 보면 역사적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인간이 어떤 실수를 반복해 왔는지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벽돌 책인 만큼 내용도 상당히 많고, 그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역사에 관한 수많은 조각들이 마치 하나의 퍼즐처럼 모여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의 분량이 꽤 돼서 읽을 만한 내용이 가득하고, 어떤 내용이든 독자가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도록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번역되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와 인류학, 문화, 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상당히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고, 평소 우리가 알고 있던 인류사의 범위를 더욱 넓혀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아보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가 왜 실패했고 문명이 왜 무너졌는지를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