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로드 - 걷고 만나고 사랑하라
KBS 희망로드대장정 제작팀 지음 / 예담 / 2010년 11월
절판


참으로 소중하고도 가슴깊이 새길 책을 만났습니다. 어려운이들을 찾아간 스타들이 어떤일들과 마음을 전하고왔나 궁금하여 펼친 책 속에선 감동의 물결이 일렁였습니다. 전쟁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보다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 아름다운 8명의 스타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불과 얼마전 우리나라 연평도에서 정말 끔찍한 일이 일어났죠. 불길에 휩싸인 마을을 보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곳 주민들은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얼마나 고생일까요. 또다시 그런 안타깝고 화나는일이 일어나지않도록 끊임없는 기도를 드립니다. 전쟁은 먼나라 이야기 인줄만 알았어요. 이름도 생소한 머나먼 지구반대편에서나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나라 내가 사는곳에서 멀지않은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고 언제 도발해올지 모르는 북한을 경계하며 불안에 떨게 될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비로소 이런일을 격고난 후에야 '그들의 일이 남의나라 일만은 아니구나....' 하는 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건 역시 여자들과 아이들 입니다. 수많은 전쟁 고아가 생겨나고 그나마 한쪽부모라도 있는아이들조차 하루 한끼의 식사조차 연명하기가 버거울 정도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꿈을 물으면 하나같이 모두 학교에나가 공부를 하고싶다는 말 입니다. 배고픔에 풀죽을 쑤어먹고 땅을파 쥐를 잡아먹는 끔찍한 현실에서도 아이들은 내일을 꿈꿉니다. 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도 어른이고 이 아이들에게 찬란한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사람또한 어른들 입니다.

[나는 이곳에 와서 가슴으로 흘리는 페루 여자들의 눈물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들의 다른 모습도 보았습니다. 페루 여자들이 힘든 삶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이가 웃으면 엄마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처럼 아이들을 보며 살아간다는 것을 말입니다. p.71]

[교육을 받고, 배고프지 않고, 노동에 내몰리지 않고, 사랑을 받는 것 모두가 이 아이들이 가진 권리이다. p.43]

안아올리면 부서질듯 연약한 몸을 한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는걸 알았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합니다. 크게 반성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한달에 우리돈 몇천원이면 해결될 깨끗한 생수를 사먹을 돈이 없어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고 피해를 입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소와 가축의 배설물이 떠나니고 썩은 쓰레기가 널려있는 물에서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그 물을 그대로 아이들이 마신다는 현실에 차마 덤덤히 책을 읽어내려 갈 수가 없었어요. 자신의 꿈을 펼치며 맘껏 뛰어놀기에도 모자란 아이들에게 사랑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 아이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마음을 갖지 못한게, 그리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한게 못내 미안해 이 책을 읽는동안 그 속에서 눈동자를 반짝이는 아이들을 차마 제대로 쳐다보기 힘들었어요. 너무 안타까운 현실에 놓인 그들을 보며 몇번씩 매어오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으면서도 그래도 내가 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가능성을 엿본 것같아 용기와 희망이 샘솟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게 배부르고 따뜻한 웃음을 선물할 수 있도록 제가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해야 겠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보았지요.

[전쟁과 아무 상관도 없는 아이가 왜 죽어야 했는지, 생각하면 미칠 것만 같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다고 하지만 그녀에겐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녀의 아들이 옆에 없기 때문입니다. p.126]
전쟁이 일어난 것만으로도 끔찍하고 힘겨운데 그런 참혹한 현장에 소년 소녀병들을 투입시킨 어른들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요. 전쟁이 끝나 이젠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초반이된 아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채 여전히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살고있습니다. 소년병시절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일들이 꿈속에 나타나 괴롭히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싶어도 받아주질 않으니 갈 곳이 없습니다.

아이가 지켜보고있는 가운데 부모를 죽이고 10살도 채 안된 어린 아이들을 데려가 마약을 먹이고 자신의 형제들과 마을 사람들의 팔다리를 자르게 시킨 어른들의 만행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했습니다. 그들이 시킨 끔찍한 행동의 결과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져 여전히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목발을 짚고 외발로 신나게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더 나은 밝은 미래가 그들을 맞아줄 것만같아 내 가슴도 벅차오릅니다. 부디 이 아이들이 더이상 전쟁의 그늘에 고통받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한발짝 다가가길 바랍니다.



[자갈처럼 생긴 원석을 반듯하게 세공하면 다이아몬드가 됩니다. 얼마나 큰 돈에 팔려나갈지 아무도 모르지만, 귀한 보석이니까 상당한 값이 매겨지겠지요. 원래 이 단단한 돌멩이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아프리카 주민들에겐 진흙구덩이 속에 굴러다니는 한낱 돌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1930년 한 영국인에 의해 그 돌이 다이아몬드라고 판정된 그날부터 시에라리온의 악몽은 시작되었습니다. 수억 년 전 만들어진 대지의 선물 때문에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나라는 살육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p.82]

여러 매체를 통해 아동노동의 심각성을 익히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엄청난 양의 커피를 마신다는 뉴스를 얼마전 보았습니다. 커피농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얼마전 축구공을 꾀매는 조그만 손들을 본 기억도 났습니다. 인도의 빨래터에서 독한 세제물을 뒤집어쓰며 고된 노동을 하고있는 소년들도 떠올랐습니다. 그 어느곳에서든 아이들이 노동에 이용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반짝이는 보석을 손가락에 끼우며 흐뭇해하고 자랑스레 여기지만 그 반짝임뒤엔 아이들의 고된 노동의 땀이 배어있습니다. 하루 8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으로인해 부르트고 갈라진 손들이 어른들의 이기심에 이용당하고 있는 슬픔이 있습니다. 어른들도 하기힘든 고된 노동의 대가는 고작해야 점심 한끼나 하루 1달러가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툭하면 아이들을 헤고시켜 그마저도 못하고 굶주림에 허덕이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내가, 우리가 이 아이들의 고단함을 어떻게 벗겨내 줄 수 있을까요. <희망로드>는 말합니다. 마음만 있으면 우린 모든걸 할 수 이다고 말이죠. 자신의 좋은것을 나누라 말합니다. 어려운이들을 도와 가난해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당신은 나의 천사이고, 나 역시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어요." p.201]

이제는 우리가 이들에게 천사가 되어주어야 할 때 입니다. 사진속 아이의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지켜줘야 할 때 입니다. 아이들을 노동과 배고픔으로부터 지켜줘야 할 때 입니다. 돈이 많고 여유로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게 봉사가 아닙니다. 이들을 도울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그 사랑과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다른나라 머나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 입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면 그들은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할 것을 알기에 난 오늘도 그들을 위해 내가 나눌 수 있는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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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랜드 이모탈 시리즈 3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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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벌써 세번째 만나는 이모탈 시리즈이다. 첫번째 이야기인 <에버모어>를 만난게 2009년 12월 이었으니 딱 1년만에 세번째 이야기를 만난셈이다. 1권을 읽으며 느꼈던 그 설렘을 잊지못해 2편인 <블루 문>을 하루빨리 만나길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다. 로만의 계략에 빠져 나쁜남자가 되어버린 데이먼을 보며 에버가 그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놓길 간절히 원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3권에선 '다시 이들의 사랑이 행복하게 이루어지겠지....' 하는 나의 바람을 무참히 사그라들게 만들며 에버와 데이먼의 사랑은 여전히 위태롭기만 하다.
 

자신의 실수로 데이먼의 목숨을 곤경에 빠뜨려 그를 구하고자 한 선택이 또다시 실수였다는걸 알게된 에버는 큰 상실감에 빠지고만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수 없다는 현실이 그녀를 괴롭히고 어떻게해서든 로만에게서 치료제를 구해 데이먼과 자신의 관계를 회복시키기위해 위험을 무릅쓰게된다. 설상가상으로 자신때문에 서머랜드로 되돌아갈 수 없고 마법까지 잃게된 쌍둥이까지 떠맡게된 에버는 상황이 점점 꼬이게되는걸 느낀다. 불사자의 삶을 얻고 사랑을 맹새한 이도 곁에 있으나 그와 함께할 수 없는 현실의 벽앞에 놓인 에버는 데이먼의 충고와 걱정을 무시한채 로만을 찾아가고만다. 자신이 마법으로 로만에게 치료제를 구해낼 수 있을꺼라 확신하고 섣부른 주술행위로 친구마저 위험에 빠뜨리고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점점 에버의 감정적인 행동과 신중하지못한 판단에 화가나기도하고 안타깝기도했다. 주인공인 그녀가 아직 10대 소녀이고, 600년간이나 불사자의 삶을 살아온 데이먼과 비교했을때 턱없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위해 하는 행동이니만큼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고 신중히 판단하길 바라는 독자의 마음으로서는 그저 불안하기만했다.
 

<섀도우 랜드>의 또다른 재미는 새로등장한 데이먼의 강력한 라이벌 주드가 한몫을 톡톡히한다. 에버가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로 취직한 서점에서만난 주드는 왠지모르게 에버를 설레고 두근거리게 만든다. 데이먼에의해 주드와 자신이 과거 연인관계였음을 알게된 에버는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오히려 데이먼은 에버에게 잠시 이별아닌 이별을 고한다. 어떻게든 주드에게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던 에버는 자신의 집에서 열린 파티날 주드의 비밀을 알아버리고 경악해 버린다. 과연 그가 로만같은 악당일지, 현생에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일지 아직은 전혀 모르는 상태.
 

여전히 로만의 사악한 게임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에버앞에 앞으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무척 궁금하다. 모든 의문점과 더욱 아슬아슬한 상황만을 쥐어주고 끝나버린 3권은 4권이 하루빨리 출간되길 기다리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연인을 마음껏 만지지도 못하고 그와함께하는 영원의 삶도 안전하게 보장되지 못한 상황에서 로만과 그의 패거리들이 꾸밀 계략과 선한인물일지 악한인물일지 판단조차 되지않는 매력적인 주드의 활약까지, 4권에서 이들이 펼치게될 이야기가 얼마나 짜릿할지 벌써부터 기대감에 부푼다.
 

["믿기 힘들 정도로 방대하고 끝도 없는, 강력하고 어떤 한계도 보이지 않는 그런 현실..... 그러다 어느 순간 알게 되는 거지. 그 현실 뒤에 웅크린 진실을 말이야. 친구들은  다 늙어 죽는데도 나만 그대로라는 걸. 어쩔 수 없이 그 모든 걸 멀리서 지켜봐야만 하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이 드러나게 되면, 그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리고 다시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거지."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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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모 윌렘스 내 토끼 시리즈
모 윌렘스 글.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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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기하고 이렇게 사실적이고 또 이렇게 새로운 그림동화가 있을까요? 사진과 그림의 절묘한 조화가 정말 멋진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전 편에 속하는 <내 토끼 어딨어?>에서 트릭시와 꼬마토끼의 우정을 만난 독자라면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이번 출간작을 기다리고 반기셨을 꺼예요. 또한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를 통해 처음 모 윌렘스 작가와 만난 독자분이라도 이 신기하고 멋진 그림동화에 충분히 매료되었을꺼라 생각해요, 제가 바로 그랬거든요.^^ 과연 우리의 귀여운 꼬마숙녀 트릭시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습니다.

트릭시가 부모님과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돼요. 할머니댁에 도착하고 나서야 자신의 토끼인형이 사라진걸 알아버린 트릭시는 몹시 속상해합니다. 하지만 아빠가 공항에 문의해본 결과 트릭시네 가족이 타고온 비행기는 벌써 중국으로 떠나버렸대요. 이 사실을 알아버린 트릭시가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이 되시죠? 위에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이 그림책은 사진에 그림이 멋지게 어우러진 정말 독특하고 기발한 그림책 입니다. 동화속 세상이 아닌 현재 우리들이 살고있는 현실과 똑같은 진짜집이나 공간이 사진으로 등장해서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더욱 생생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좋아요. 현실감있는 사진속에 우리의 주인공 트릭시와 그 가족들이 들어가 있는 모습은 참 재밌으면서도 봐도봐도 신기합니다.

신나고 즐겁기만 해야할 할머니댁에서 꼬마토끼의 사라짐으로 우울해진 트릭시에게 깜짝 선물이 도착했어요. 바로 어린이들의 최고 인기토끼인형이 말이죠, 이 토끼는 걷고 춤도추고 하는 정말 멋진 인형었죠. 그러나 트릭시는 이 토끼인형이 맘에들지 않았나봐요. 지금은 사라져 버렸지만 자신의 정든친구인 그 꼬마토끼만이 트릭시의 진정한 토끼인형이었던거죠. 가끔 아이들은 유독 집착하는 물건이 있는 것같아요, 그게 담요가 될 수도 있고 자동차나 인형이 될 수도 있죠. 만약 그런 소중한 물건을 잠시라도 잃어버린다면 우리 꼬마친구들은 정말 기운이 쏙~ 빠져버려요. 그래서 더 비싸고 더 멋진 자동차나 인형을 안겨줘도 처음엔 잠깐 신기하고 새로움에 갖고 놀다가도 금새 자신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곤 하는걸 본적이 있어요. 작가 모 윌렘스는 이렇듯 아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서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평범함 속에 우리 친구들이 재미와 깨달음과 크면서 겪게될 이야기들까지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것같아 참 좋았어요.


꼬마 토끼인형도 트릭시가 보고싶었나봐요.^^ 다시 토끼인형과 만난 트릭시는 두 눈이 왕방울 만해지며 정말 좋아했지요. 어른인 저도 트릭시가 토끼인형과 재회한 순간엔 얼마나 기쁘고 다행이라 여겼는지 몰라요. 과연 다시 만난 토끼인형과 트릭시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성장해서 다른 친구나 자신보다 더 어린 아이들까지 돌아볼 줄 알게되는 우리의 트릭시는 분신과도 같은 꼬마토끼와 어떻게 이별했을지 말이예요. 이 책이 단순히 '꼬마토끼가 돌아왔어요!' 하고 끝났다면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겠지만, 작가인 모 윌렘스는 성장한 트릭시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이 자라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행복을 선물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주니 더욱 큰 만족감을 느꼈어요. 또한 마지막 장을 덮고나선 이제 더이상 귀여운 트릭시를 더는 만날 수 없다는 이야기에 서운하고 아쉬웠지만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뜻깊고 두고두고 읽고싶은 그림 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우정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좋은 친구와 사람들을 주변에 많이 둘 수 있을 꺼란 생각을 해 봅니다. 좀 더 이해심이 많고 주위를 둘려보는 시각이 넓은 아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트릭시의 이야기를 많은 꼬마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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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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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무엇인지 보여준 책이다. 풍부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맛있고 다양한 맛을 느끼다보니 재미또한 뛰어나다. 책 소개글을 보면서는 압구정 부유층 자녀들의 성장소설이 전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성장소설에 추리소설에 사랑이야기 까지~ 이 모든 요소가 적당히 어우러져 넘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게 쓰여졌다. 이재익 작가의 글은 처음이기에 작가또한 낯설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두시탈출 컬투쇼] PD라고 한다. 또한 내가 즐겨듣던 예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맞아 연출한 적도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그리고 책 내용 중간중간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온다. 내가 모르는 팝이며 죽음으로 그 음악성과 영원한 신비감을 더욱 부각시킨 유명한 음악인들의 이야기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본인이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압구정 소년들>은 반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혔듯 작가자신이 압구정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대를 졸업한 앨리트 이다. 책 속 주인공들또한 강남 반포 청담을 이루며 8학군을 벗어난적없고 부유한 부모들덕분에 소위 평범한 10대소년소녀들이 겪는 고충과 고민은 하지 않고 지낸다. 물론 그들은 그들나름의 고민과 갈등이 존재하고 그것들로인해 괴로워하기도하고 모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10년간 대중의 사랑을받으며 스타자리를 지켜오고있는 연희의 죽음이다. 이 일로인해 유년의 친구들은 다시 만나게 되고 압구정고등학교 재학시절 이야기도 시작된다. 만능스포츠맨에 전교1등, 그리고 부유한 의사집안의 아들이자 음악적 재능도 뛰어난 대웅과 그런 대웅을 한번 이겨볼 시도조차 하지못한 주인공 우주.... 그들의 연인이자 누구의 연인도 아니었던 연희가 있었다. 연희에대한 사랑을 키워오던 우주는 그녀가 대웅과 사귀는 사이로 생각하고 짝사랑을 접는다. 방황도 있었지만 찬란하고 활기찬 고통의 10대를 보내고 각자 우리나라 3위안에 꼽히는 대학들에 입학한 소년소녀들은 연락이 뜸해진다. 18살의 그들이 아닌 36살의 압구정 소년들은 각자의 생활에 치이고 바쁘게 살아가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연희의 죽음으로 다시 재회하게 된것이다. 그녀의 죽음은 온갖 미스터리한 일들로 엮이고 꼬여있었다. 그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우주는 위험에 뛰어들게된다. 과연 그는 왜 그토록 연의의 죽음에 집착했을까. 그가 의심하는 대웅에대한 어릴적 질투심과 성인이된 후에도 지울수 없는 패배감.... 뭐 그런 것 때문이었을까. 언제나 우주보다 뛰어나고 앞일에대한 예견이나 준비도 철저했던 대웅을 말이다. 그런 대웅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연희의 죽음도 대웅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 믿는 우주를 보며 나도모르게 대웅을 비난하고 그의 악행에 치를 떨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어쩜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잘난 인물들일까 했다. 한 때, 제일 잘나가는 동네 부유한 동네를 꼽자면 언제나 누구 입에서나 압구정동이 오르내리곤 했다. 오래전 나 또한 그 이름만으로도 압구정에 처음 발걸음 했을때 괜시리 주변을 둘러보고 내가 살아온 곳과 뭐가 얼마나 다를까 눈을 부릅뜨며 쳐다본 기억이 있다. 사람들의 옷차림 발걸음 도로의 자동차들까지 모든것이 달라보였던 그곳 압구정동. 지금은 그닥 예전의 명성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듯 하지만 나에겐 여전히 친근감없는 동네만은 분명하다. 사람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고 다르면 뭐가 얼마나 다를까 한다지만 그 내면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분명 소름끼칠만큼 극명한 삶의 차이가 있고 분위기를 무시못한다. 그래서 나는 <압구정 소년들>을 읽으며 큰 재미와 빠른 속도감 좋은 몰입도에 흡족해 하면서도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엔 크게 공감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 책이 만약 성장소설의 색만 띄고있다면 절대 공감하지못하고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며 비웃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나가 공감하는 사랑과 소유라는 감정과 추리소설의 냄새를 솔솔~ 풍기는 긴장감 덕분에 즐겁게 읽어내려간 소설이다. 곧 본격 추리소설을 출간할 계획을 갖고있다는 이재익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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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돌
문영심 지음 / 가즈토이(God'sToy)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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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내가 이 책을 못 읽고 지나쳤더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그러나 처음 제목과 표지 그리고 온라인 서점들에 있는 간략한 줄거리를 보면 그닥 흥미를 끌진 못했다. 주인공에게 도스토예프스키의 돌 하나가 건네지면서 파릇했던 대학시절로 되돌아간다는 이야기에 약간의 호기심을 갖고 혹여나 '너무 무겁진 않겠지....'하는 우려와함께 책을 펼쳤다. 소설쓰기를 원했지만 방송작가가된 주인공. 그녀의 1970년대 대학시절은 마치 한편의 멋지고 진솔한 영화처럼 아련하면서도 파릇파릇 생생하게 펼쳐진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동기들 사이에서 기선제압에 나선 주인공 수영과 그녀만큼이나 특별한 친구 수옥과 희수는 곧 수자매로 불리며 나름 학교의 유명인사로 자리매김한다. 각자 멋진 소설, 기존 소설들과 차별된 특별한 자신만의 소설을 쓰겠다며 동분서주하고 방황의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강압적인 정권이 자리잡은 시대에 어지러운 세상속에 놓인 그들이지만 현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들보다 더욱 특별하고 찬란해 보이는 그들이었다. 이들이 보여주는 대학생활은 내가 늘 동경하던 모습이었다. 그 열정과 그들만의 자유로움 그리고 소통이 너무 아득하게 느껴져 더욱 내 맘을 사로잡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와 연극은 인생을 모방하는 거라고 했다. 그러데 스물한 살의 나는 문학을 모방하는 인생을 살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문학적인 사랑, 문학적인 삶이라는게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그런 삶을 원했던 게 틀림없다. 물론 그런 생각은 한참이나 세월이 흐른 뒤에 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때는 봄날이었고 피는 신선했으며 무슨 일인가 벌어지기를 기다리는 초조감으로 가슴은 터져나갈 것 같은 그런 날들이었다.   p.73]
  

수자매의 아지트 '작가폐업'역시 내가 상상속에 그려오던 멋진 곳이었다. 업 선배와 수영의 미묘한 관계에 가슴졸이기도 하고 업 선배의 부재는 내 가슴속까지 텅 비게 만들어버렸다. 그의 삶이 너무 무겁고 꽉 막힌듯하여 가슴을 조여왔지만 그래서 더욱 그의 존재가 매력적이고 신비롭게 다가왔다. 수영과 그의 친구들 외에도 책 속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치기와 패기로 똘똘뭉친 동기의 막나가는 소설쓰기와 쉼없는 노력으로 꾸준히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다져가는 친구도 있고 자신들의 꿈을 위해 뒷골목 어두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또한 지나칠 수 없다.
 

수영도 그렇고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고민으로 방황하고 아파하는 그들이지만 더없이 열정적이고 아름다워보였다. 그들의 지치고 고통에찬 삶 조차도 부러움에 몸서리쳐진건 청춘이란 이름이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파릇한 그네들의 모습이 마냥부러워 오히려 슬퍼졌다. 이 책은 내가 누려보지못한 고민들과 고통의 시간을 맛보게 해주었다. 내가 느껴보고 경험해보지못했기에 그들의 모습이 마냥 이상적으로 여겨지고 떄론 사치스러운 고통이라고까지 생각되었다. 가끔 재미있는 책 그리고 매력적인 책을 만나 깊이 빠져읽다보면 책 속 주인공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고싶어진다. 그런데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은 그들과 함께하는 삶 보단 진실되고 열정적인 대화를 나누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깊은 대화말이다. 작가폐업의 구석진 자리를 차지하고앉아 업 선배 그리고 수자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픈 열망에 사로잡혔다. 

대학을 졸업한 수영과 친구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때론 열정이 식어버린채 살아가고 있다. 소설쓰기의 한계를느껴 포기했던 수영은 다시 소설쓰기에 매달리지만 남편과의 불화로 벽에 부디치게 되고, 큰 상실감을 맞보기도한다. 이 책 속엔 소설속 주인공 수영이 대학생활을 하며 습작한 시며 소설들이 등장해 또다른 이야기를 만나는 재미가 있다. 책 내용 중간중간 등장하는 수영의 단편들은 책속의 책 이라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수영의 인생과 생각을 더욱 깊게 들여다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꼬리에 꼬리물기식 책 읽기를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되서 정말 기뻤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돌>엔 유명하고 훌륭한작가들의 글이 인용되곤 한다. 또한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 이기에 여러 세계문학가들의 이름과 책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 중 아주 여러번 언급되었던 카뮈의 <이방인>을 이번기회에 읽어보기로 했다. 올 해 초 특벽한 계기없이 고전문학에 빠져버려 가까이하려 노력해왔는데 부끄럽게도 아직 <이방인>은 읽어보질 못했다. 올 해의 마무리, 혹은 새 해의 시작을 카뮈의 작품과 함께하는 것도 근사할 것같다. 
 

[새로운 책은 우리에게 얼마나 신기한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인가! 매일같이 나는 젊은 이미지들을 말해 주는 책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 바구니 속에 가득 차 주었으면 좋겠다.이러한 기구는 자연스러운 욕망의 표현이다. 이러한 기적은 손쉽게 일어난다. 저 위 하늘나라에 있다는 천국은 엄청나게 큰 도서관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스통 바슐라르, 『몽상의 시학』-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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