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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로드 - 걷고 만나고 사랑하라
KBS 희망로드대장정 제작팀 지음 / 예담 / 2010년 11월
절판
참으로 소중하고도 가슴깊이 새길 책을 만났습니다. 어려운이들을 찾아간 스타들이 어떤일들과 마음을 전하고왔나 궁금하여 펼친 책 속에선 감동의 물결이 일렁였습니다. 전쟁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보다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 아름다운 8명의 스타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불과 얼마전 우리나라 연평도에서 정말 끔찍한 일이 일어났죠. 불길에 휩싸인 마을을 보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곳 주민들은 놀란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얼마나 고생일까요. 또다시 그런 안타깝고 화나는일이 일어나지않도록 끊임없는 기도를 드립니다. 전쟁은 먼나라 이야기 인줄만 알았어요. 이름도 생소한 머나먼 지구반대편에서나 일어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나라 내가 사는곳에서 멀지않은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고 언제 도발해올지 모르는 북한을 경계하며 불안에 떨게 될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비로소 이런일을 격고난 후에야 '그들의 일이 남의나라 일만은 아니구나....' 하는 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건 역시 여자들과 아이들 입니다. 수많은 전쟁 고아가 생겨나고 그나마 한쪽부모라도 있는아이들조차 하루 한끼의 식사조차 연명하기가 버거울 정도입니다. 이 아이들에게 꿈을 물으면 하나같이 모두 학교에나가 공부를 하고싶다는 말 입니다. 배고픔에 풀죽을 쑤어먹고 땅을파 쥐를 잡아먹는 끔찍한 현실에서도 아이들은 내일을 꿈꿉니다. 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도 어른이고 이 아이들에게 찬란한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사람또한 어른들 입니다.
[나는 이곳에 와서 가슴으로 흘리는 페루 여자들의 눈물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들의 다른 모습도 보았습니다. 페루 여자들이 힘든 삶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이가 웃으면 엄마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세상 모든 엄마들의 마음처럼 아이들을 보며 살아간다는 것을 말입니다. p.71]
[교육을 받고, 배고프지 않고, 노동에 내몰리지 않고, 사랑을 받는 것 모두가 이 아이들이 가진 권리이다. p.43]
안아올리면 부서질듯 연약한 몸을 한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는걸 알았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합니다. 크게 반성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한달에 우리돈 몇천원이면 해결될 깨끗한 생수를 사먹을 돈이 없어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고 피해를 입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소와 가축의 배설물이 떠나니고 썩은 쓰레기가 널려있는 물에서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그 물을 그대로 아이들이 마신다는 현실에 차마 덤덤히 책을 읽어내려 갈 수가 없었어요. 자신의 꿈을 펼치며 맘껏 뛰어놀기에도 모자란 아이들에게 사랑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 아이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마음을 갖지 못한게, 그리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한게 못내 미안해 이 책을 읽는동안 그 속에서 눈동자를 반짝이는 아이들을 차마 제대로 쳐다보기 힘들었어요. 너무 안타까운 현실에 놓인 그들을 보며 몇번씩 매어오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으면서도 그래도 내가 이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가능성을 엿본 것같아 용기와 희망이 샘솟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게 배부르고 따뜻한 웃음을 선물할 수 있도록 제가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해야 겠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보았지요.
[전쟁과 아무 상관도 없는 아이가 왜 죽어야 했는지, 생각하면 미칠 것만 같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다고 하지만 그녀에겐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녀의 아들이 옆에 없기 때문입니다. p.126]
전쟁이 일어난 것만으로도 끔찍하고 힘겨운데 그런 참혹한 현장에 소년 소녀병들을 투입시킨 어른들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요. 전쟁이 끝나 이젠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초반이된 아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채 여전히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살고있습니다. 소년병시절 자신들이 저지른 끔찍한 일들이 꿈속에 나타나 괴롭히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싶어도 받아주질 않으니 갈 곳이 없습니다.
아이가 지켜보고있는 가운데 부모를 죽이고 10살도 채 안된 어린 아이들을 데려가 마약을 먹이고 자신의 형제들과 마을 사람들의 팔다리를 자르게 시킨 어른들의 만행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했습니다. 그들이 시킨 끔찍한 행동의 결과는 고스란히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져 여전히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목발을 짚고 외발로 신나게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보니 더 나은 밝은 미래가 그들을 맞아줄 것만같아 내 가슴도 벅차오릅니다. 부디 이 아이들이 더이상 전쟁의 그늘에 고통받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한발짝 다가가길 바랍니다.
[자갈처럼 생긴 원석을 반듯하게 세공하면 다이아몬드가 됩니다. 얼마나 큰 돈에 팔려나갈지 아무도 모르지만, 귀한 보석이니까 상당한 값이 매겨지겠지요. 원래 이 단단한 돌멩이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아프리카 주민들에겐 진흙구덩이 속에 굴러다니는 한낱 돌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1930년 한 영국인에 의해 그 돌이 다이아몬드라고 판정된 그날부터 시에라리온의 악몽은 시작되었습니다. 수억 년 전 만들어진 대지의 선물 때문에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나라는 살육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p.82]
여러 매체를 통해 아동노동의 심각성을 익히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엄청난 양의 커피를 마신다는 뉴스를 얼마전 보았습니다. 커피농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얼마전 축구공을 꾀매는 조그만 손들을 본 기억도 났습니다. 인도의 빨래터에서 독한 세제물을 뒤집어쓰며 고된 노동을 하고있는 소년들도 떠올랐습니다. 그 어느곳에서든 아이들이 노동에 이용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반짝이는 보석을 손가락에 끼우며 흐뭇해하고 자랑스레 여기지만 그 반짝임뒤엔 아이들의 고된 노동의 땀이 배어있습니다. 하루 8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으로인해 부르트고 갈라진 손들이 어른들의 이기심에 이용당하고 있는 슬픔이 있습니다. 어른들도 하기힘든 고된 노동의 대가는 고작해야 점심 한끼나 하루 1달러가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툭하면 아이들을 헤고시켜 그마저도 못하고 굶주림에 허덕이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내가, 우리가 이 아이들의 고단함을 어떻게 벗겨내 줄 수 있을까요. <희망로드>는 말합니다. 마음만 있으면 우린 모든걸 할 수 이다고 말이죠. 자신의 좋은것을 나누라 말합니다. 어려운이들을 도와 가난해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당신은 나의 천사이고, 나 역시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어요." p.201]
이제는 우리가 이들에게 천사가 되어주어야 할 때 입니다. 사진속 아이의 사랑스러운 눈동자를 지켜줘야 할 때 입니다. 아이들을 노동과 배고픔으로부터 지켜줘야 할 때 입니다. 돈이 많고 여유로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게 봉사가 아닙니다. 이들을 도울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그 사랑과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다른나라 머나먼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 입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면 그들은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할 것을 알기에 난 오늘도 그들을 위해 내가 나눌 수 있는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