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정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무엇인지 보여준 책이다. 풍부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맛있고 다양한 맛을 느끼다보니 재미또한 뛰어나다. 책 소개글을 보면서는 압구정 부유층 자녀들의 성장소설이 전부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성장소설에 추리소설에 사랑이야기 까지~ 이 모든 요소가 적당히 어우러져 넘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게 쓰여졌다. 이재익 작가의 글은 처음이기에 작가또한 낯설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정말 좋아하는 [두시탈출 컬투쇼] PD라고 한다. 또한 내가 즐겨듣던 예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맞아 연출한 적도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그리고 책 내용 중간중간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온다. 내가 모르는 팝이며 죽음으로 그 음악성과 영원한 신비감을 더욱 부각시킨 유명한 음악인들의 이야기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작가본인이 음악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압구정 소년들>은 반 자전적 소설이라고 밝혔듯 작가자신이 압구정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대를 졸업한 앨리트 이다. 책 속 주인공들또한 강남 반포 청담을 이루며 8학군을 벗어난적없고 부유한 부모들덕분에 소위 평범한 10대소년소녀들이 겪는 고충과 고민은 하지 않고 지낸다. 물론 그들은 그들나름의 고민과 갈등이 존재하고 그것들로인해 괴로워하기도하고 모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10년간 대중의 사랑을받으며 스타자리를 지켜오고있는 연희의 죽음이다. 이 일로인해 유년의 친구들은 다시 만나게 되고 압구정고등학교 재학시절 이야기도 시작된다. 만능스포츠맨에 전교1등, 그리고 부유한 의사집안의 아들이자 음악적 재능도 뛰어난 대웅과 그런 대웅을 한번 이겨볼 시도조차 하지못한 주인공 우주.... 그들의 연인이자 누구의 연인도 아니었던 연희가 있었다. 연희에대한 사랑을 키워오던 우주는 그녀가 대웅과 사귀는 사이로 생각하고 짝사랑을 접는다. 방황도 있었지만 찬란하고 활기찬 고통의 10대를 보내고 각자 우리나라 3위안에 꼽히는 대학들에 입학한 소년소녀들은 연락이 뜸해진다. 18살의 그들이 아닌 36살의 압구정 소년들은 각자의 생활에 치이고 바쁘게 살아가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연희의 죽음으로 다시 재회하게 된것이다. 그녀의 죽음은 온갖 미스터리한 일들로 엮이고 꼬여있었다. 그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우주는 위험에 뛰어들게된다. 과연 그는 왜 그토록 연의의 죽음에 집착했을까. 그가 의심하는 대웅에대한 어릴적 질투심과 성인이된 후에도 지울수 없는 패배감.... 뭐 그런 것 때문이었을까. 언제나 우주보다 뛰어나고 앞일에대한 예견이나 준비도 철저했던 대웅을 말이다. 그런 대웅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연희의 죽음도 대웅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 믿는 우주를 보며 나도모르게 대웅을 비난하고 그의 악행에 치를 떨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어쩜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잘난 인물들일까 했다. 한 때, 제일 잘나가는 동네 부유한 동네를 꼽자면 언제나 누구 입에서나 압구정동이 오르내리곤 했다. 오래전 나 또한 그 이름만으로도 압구정에 처음 발걸음 했을때 괜시리 주변을 둘러보고 내가 살아온 곳과 뭐가 얼마나 다를까 눈을 부릅뜨며 쳐다본 기억이 있다. 사람들의 옷차림 발걸음 도로의 자동차들까지 모든것이 달라보였던 그곳 압구정동. 지금은 그닥 예전의 명성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듯 하지만 나에겐 여전히 친근감없는 동네만은 분명하다. 사람사는 곳이 다 거기서 거기고 다르면 뭐가 얼마나 다를까 한다지만 그 내면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분명 소름끼칠만큼 극명한 삶의 차이가 있고 분위기를 무시못한다. 그래서 나는 <압구정 소년들>을 읽으며 큰 재미와 빠른 속도감 좋은 몰입도에 흡족해 하면서도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엔 크게 공감하지 못한게 사실이다. 이 책이 만약 성장소설의 색만 띄고있다면 절대 공감하지못하고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며 비웃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누구나가 공감하는 사랑과 소유라는 감정과 추리소설의 냄새를 솔솔~ 풍기는 긴장감 덕분에 즐겁게 읽어내려간 소설이다. 곧 본격 추리소설을 출간할 계획을 갖고있다는 이재익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