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그녀를 잃었다
주노 디아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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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디아스의 소설들이 세 편 정도 소개되었다 

이번 단편은 장편의 등장인물들과 주변인물들이 다시 한번 등장해 

질펀한 사랑과 여자 이야기를 늘어 놓고 있다 

비속어와 생생한 이민자 거리의 용어들이 즐비하게 이어지면서 북적이는 그들의 삶과 

내면화된 좌절감들 그럼에도 낭낭하게 울리는 2인칭으로 의도해서 더욱 실감나는 대화체 문장들이 이어진다. 기법들은 그러나 편편의 단편을 하나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피로감도 고스란히 남아서

전체적인 독서 후에 어떤게 어떤 이야기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

특징적인 이 작가의 목소리만 울려퍼진다. 

아무런 고정관념이 들지 않다가도, 이런 생동감 있는 제3세계 이민자들의 

목소리가 환영받는구나 이런 생각들이 든다. 미국 문화의 억척스럽고도 세련된 장점이다. 

남미 소설의 목소리가 미국의 하류 문화와 삶의 방식에 닿아 

부글부글 끓는 솥에서 건져올린 따끈따끈한 그들만의 날 것에 관해 떠들어댄다.

소설을 다 읽고 났더니 귀가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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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르 오르부아르 3부작 1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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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저자 ‪#‎피에르르메트르‬ 의 작년 출간된 공쿠르상 수상작 ‪#‎오르부아르‬ 를 어제 오늘 읽다

르메트르의 <실업자>를 번역한 역자다 
그의 스릴러들은 늘 동네 도서관에 적당히 손을 탄 깔끔한 상태로 놓여 있다 
웨딩드레스, 이렌, 알렉스 그리고 로지와 준... 형사 베르호벤 인가 암튼 이 시리즈들의 완성도나 몰입감이 대단한데 뭐랄까 후반부 넘어가면서 설명이 늘어지고 노작가답게 첨언을 많이 하는 그런 부분이 역력해 결말에서 좀 맥이 빠지긴 했던 기억이 있다 파토스와 클라이막스 사이에 지뢰같은 첨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맛이랄까,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궁금증을 계속 끌어올리는 좋은 소설-이야기의 장점을 저자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단 느낌이 들정도로 페이지를 계속넘기게 한다 입체적인 묘사와 간결한 대사 그리고 그 인물을 보다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수 있게 만들어주는 추상적인 카메라 회전이 더해지면서 비중 있는 인물들의 세계가 확연하게 대비되면서 결말을 향해 얽히고 설키는 수순을 밟는다

이번엔 1차 대전 이야기지만 에필로그에 에두아르의 뮤즈이자 가면 공동 제작자 루이즈의 2차대전때 활약상(?)이 암시되면서 뭐랄까 전쟁 연작이 앞으로 이어질듯한 예감도 든다

<오르부아르>는 죽은자를 과하게 애도하는 기성세대와 냉대만을 경험하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각축전이며 계급내부와 외부의 각기 다른 냄새를 풍기는 복마전이며 아버지와 아들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내동댕이치는 비극의 패러디이며 불경스런 소재를 악용하면서 전쟁의 신비화 혹은 정치화를 꾸짖는 듯하면서도 소설내에 단 한번도 인물간의 진정한 대화가 오고 간적이 없는 듯한 신기한 소설이다 목소리는 오직 전능한 르메트르의 쉴새없는 구라다 마치 발자크와 현대 스릴러 대가의 목소리를 뒤섞어놓는듯한.

작가가 보기에 각각의 인물들은 모두 어떤 상황에서 도피하기 위해 변명을 가지고 약속장소에 나타나거나 굉장히 억지로 그 상황속에 들어있는듯하다 모두가 모두에게 적이며 목표이며 수단이되는 상황이다 상당한 난관이 예상되지만 윤리적인 파국만큼 흥미로운 결말도 나란히 병렬로 배치하는 노련함을 숨기지 않는다

혹자는 전쟁을 겪은 두 젊은이의 직접적인 복수를 꿈꿨을지도 모른다 앙리의 처절한 뒷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악인의 결말이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반쯤 현실이고 반쯤 허구인 이 이야기의 구도는 딱딱하지만 현실의 풍자에 더 기울어져있단 생각도 든다

나는 이 이야기가 영화화된다면 루이즈가 사기극 이후 호텔 7층 스위트룸으로 에두아르를 찾아가는 시퀀스로 시작하고 나중에 알베르가 자연스레 돌보기 위해 오는 장면이면 그럴듯하겠단 생각이 든다

앙리의 부인이자 에두아르의 누나 마들렌은 훨씬 이뻐야하고 알베르의 연인은 빼고 차라리 어머니를 직접 등장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오르부아르, 나중에 2차대전 이야기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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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남자 파커 시리즈 Parker Series 2
리처드 스타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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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스타크의 파커 씨리즈의 두번째 국내 소개작 얼굴 없는 남자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손수 설계하시어 세부 계획까지 치밀하게 수정하고 과거의 연줄에게 배풀줄 알며 그들에게 늘 공명정대한 남자 파커

그는 담배를 피우고 아무렇지도 않게 변명을 지어낼줄 알고 어떤 순간에 닥쳐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다 계획 안에 있거나 계획을 살짝 벗어났지만 예상못한바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항상발생하고 때론 원인을 해소하지 못할때도 있지만 그때쯤 가야 비로소 운명에 대해 잠시 잔인한 농담처럼 읊조릴 뿐이다

굉장히 사실적인 묘사와 쉴새없이 움직이는 인물들 
대사는 간결하고 필요한 말만 씌여있다

전반부 설계와 실제 작업 내용은 꽤나 덤덤하게 지나간반면 후반부 뇌가 반쯤 없는 스텁스의 악전고투와 그 뒤를 따르는 파커의 양심공방이 재밌게 읽힌다 어떤 법칙이랄까 신념에 충실하기란 이다지도 피곤하단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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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예 세계신화총서 9
예자오옌 지음, 김은신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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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자오옌의 소설 <후예>는 문학동네에의 세계신화총서의 9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기획도 재밌고, 동시대인의 감각과 현대의 말과 글을 통해 각국의 신화의 원형성은 유지하되, 신화 전설이 가지고 있는 초현실적이며 우화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촘촘한 서사를 유지하고 있어 읽을 때마다 신선한 느낌에 휩싸이곤 한다. 마치 오래된 레코드를 최신 스테레오 기기로 듣는 듯한 아우라가 있다. 


<후예>역시 뭐랄까 요즘의 매끈한 소설과 이야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힘이 있다.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성적 에너지와, 순박하고 때론 계산적이며 한편으로 답답할만큼 순수한 인물과 그들의 욕망이 그대로 풀어지고 있다.


간결한 문체로 독자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서술의 쾌감이 있다. 지극히 세속적이지만 신화가 가지고 있었을 어떤 반복되는 상징성도 전혀 해치지 않은 듯한 느낌. 뭐랄까 이 시리즈는 요즘 책들의 현란하고 다분히 계산적인 구성을 벗어나게 만드는 청량음료같은 시원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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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4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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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작가이지만 페르난도 페소아를 열렬히 소개하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생활했던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 의 신작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를 흥미롭게 읽었다


요즘 세계문학들이 민음사는 맨날 사골만 우려내고 을유문화사는 선뜻 손이 안가는 가운데 창비의 영미계열 책들과 문학동네가 꾸준히 신선한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듯하다


타부키에 대해 나는 사실 조금 과장된 작가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선집들 짧은 책들은 그전에 읽었던 <인도야상곡>처럼 뭔가 분위기 위주의 형체가 없는듯한 일종의 유럽의 하루키같은 느낌이었는데, 하루키 타부키...


여튼 1996년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실제 살인 사건을 가지고 형상화한 이 작품에서 타부키의 기량은 좀 압도적이다. 잘썼다.


코엔 형제의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변호사나 초반부 집시 그리고 하숙집 여주인 도나 호자 같은 캐릭터 그리고 주인공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수화기속 목소리 같은 영화적인 장면과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현학적 철학적인 양념들-루카치의 사골 변증법과 근본규범과 같은 법철학 개념들.


무엇보다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은 압도적인 비극적 사건을 추구하고 사건을 취재해가는 피르미누라는 27살 대중신문 기자의 기묘하게 미끄러운 느낌이다 그는 심각하고 다소 허무하게 연극적인 취재 도중 시간이 날때마다 관광 지도책 같은 걸 가지고 다니며 사건이 발생한 포르투 지방을 관광(?)한다


50년대 포르투갈문학 미친 이탈리아 작가 비토리오의 영향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려 루카치를 떠받들지만 나중에 그가 논문을 쓴 대상은 60년대 포르투갈소설에 대한 신문 일기 예보라는 식으로 다시 유리 로트만을 차용하기에 이른다 변증법적 리얼리즘에서 기호학적 구조주의로 고민없이 변경해가는 이 젊은 기자의 다소 신용이 가지 않는 눈을 통해 진행되는 사건의 진행과정은 때문에 모순적인 계급감각을 가진 귀족출신 변호사 돈 페르난두를 통해 비판과 교정을 쉴생없이 요구받는다 
변호사의 일방적인 가르침이랄까 두사람의 대화는 이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키며 문학적이며 다분히 몽상적인 작가적 중재를 받게 되는데, 이런식의 유희적인 소설성과 문학후반부 암울한 법정의 아우라는 불협화음을 이루는듯하다가 슬며시 연결된다 후반부 다소 카프카적인 영업시간이 끝난 기차 식당칸에서 나가지 않고 머물수 있는 방식이라는 피르미누와 식당 종업원의 상황은 이런 계산된 작가의 기교가 극에 달하는 부분이다


뭐랄까 포르투갈식 고딕소설이 있다면 이런식이지 않을까? 

우리식으로 하면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같은 느낌의 도입부 그렇지만 특유의 텁텁한 뒷맛에 인간에 대한 방점을 찍는 식의 다분히 그럴것 같지 않은 인간의 이면을 기존의 소설의 문법과는 차별되게 묘사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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