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형제 동화전집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
그림 형제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김열규 옮김 / 현대지성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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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 <그림 형제 동화전집>은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의 1권이다.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 200편과 "어린이를 위한 성스러운 이야기" 10편을 합해 도합 210편이 수록된 완역본으로 총 페이지는 1,062페이지에 달한다. 다행히 아서 래컴, 월터 크레인 등 여러 삽화가들의 다양한 삽화들이 실려 있어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으며, 책의 앞부분에 아서 래컴이 그린 컬러 화보는 별도로 모아 놓았다.

그림 형제의 이 동화집은 이들이 약 200년 전 수집했던 이야기들이 원작이다.

다시 말해 이들의 창작물이라기보다는 유럽 지역에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들을 채집해서 모아 놓은 것에 가까운데, 그림 형제는 동화를 통해 인간적인 심성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노력했다.

여기에 실린 210편의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또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마르지 않는 샘물이기도 하다.

그림 형제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들은 여섯 형제 중 첫째와 둘째였다고 한다.

어려서는 유복한 가정에서 어려움 없이 잘 자랐으나, 아버지가 마흔네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가세가 기울어 가족 모두 고난을 겪었다. 결국 그들의 인생 자체가 어렸을 때는 '왕자'급이었다가 근근이 남의 도움으로 학업과 삶을 이어가던 시기에는 '쫓겨나거나 버림받은 왕자'였고 마침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집의 저작자가 되어 다시금 왕자의 자리를 되찾은 삶을 살았으니, 동화의 주인공과 흡사하다.

"이들 형제는 그들의 저작물이 독일 민족 사이에서 정의를 실천하는 노력의 일단이 되기를, 또 민족에 바치는 긍지의 일단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정의, 자유, 평등 그리고 민족 - 이 네 가지 이념에 그들의 책을 바친 것입니다... (중략)

이리하여 가장 이상적인 '문학적 동화'가 지상에 비로소 탄생하게 되었고, 또 입으로 전해진 동화에 충실하면서도 그 형식에서나 그 이념에서나 당시 독일의 중류층 구미에 가장 알맞은 동화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 역자 해설(P 13)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헨젤과 그레텔, 라푼첼, 브레멘 음악대..."

누구라도 이 정도 제목은 다 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개구리 왕자', '작은 빨간 모자' 같이 어렸을 때 읽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이야기도 부지기수다. 막내 여동생이 마법에 걸린 오빠들은 구해낸다는 '열두 왕자'의 서사는 안데르센의 '야생 백조'와 거의 동일하다.

어찌 보면 전 세계 어디나 동화의 세계는 비스름하다.

(대부분 남자) 주인공의 모험을 통한 시련의 극복, 권선징악과 보은으로 대표되는 주제, 왕자와 공주는 그 후로도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해피 엔딩, 동물들의 의인화, 악덕한 계모와 그 딸들, 빼어난 미모를 강조하는 여주인공, 짧은 이야기로 전달되는 삶의 지혜와 교훈...

거기다 그림 형제 동화의 특징이 하나 추가된다면 "어린이를 위한 성스러운 이야기"를 위시하여 '천국으로 간 재단사', '천국에 간 농부', '이브의 자식들' 같은 작품에서 보이는 강한 종교적인 색채다. 성서에서 바로 나온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당시 민중들에게 자연스레 청교도적인 삶의 자세를 전파한다.

210편의 이야기 중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한 편은 의외로 1페이지도 안 되는 167. '천국에 간 농부'다.

「가난하지만 신앙심이 깊은 농부가 죽어서 천국에 도착하는데, 부유한 남자가 천국에 들어갈 때 천국의 사람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부자가 천국에 온 것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소리를 듣는다.

같은 환대를 기대하던 농부는 소란한 환영 없이 조용히 천국에 들어간다. 농부는 성 베드로에게 왜 부자와 다른 대접을 받는지 항의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당신은 부자와 똑같이 천국의 모든 기쁨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천국에는 당신처럼 가난한 사람은 매일 오지만, 아까 온 사람 같은 부자는 백 년에 겨우 한 사람밖에 오지 않는답니다." - P 904

그림 형제의 동화를 이야기할 때마다 '잔혹동화'라는 수식어가 당연하다는 듯 붙는다.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는데, 우선 우리가 잘 아는 '신데렐라'(원제 : 재투성이 아이)부터 시작하자.

우리가 아는 아동용 버전은 '신데렐라의 누이들이 신데렐라가 남긴 유리구두를 신어 보지만 발이 맞지 않는다' 정도로 기억한다.

원본은 이렇다.

「큰 딸은 신발에 발을 집어넣기 위해 엄지발가락을 자른다. 같은 방법으로 둘째는 뒤꿈치를 조금 자르고.

결국 이 둘은 신발에 발은 집어넣지만 황금 신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오고 하얀 양말이 온통 새빨갛게 물든다. 또한 비둘기가 악덕 자매의 양쪽 눈을 순차적으로 하나씩 쪼는 바람에 이들은 맹인이 된다.」(No Mercy! - 자비란 없다)

아무리 기억해봐도 이 정도 피바다는 아니었다!

"강도들은 여자의 고운 옷을 갈기갈기 찢더니 여자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그 아름다운 몸을 토막토막 썰어 거기다 소금을 뿌렸습니다." - 40. 강도 신랑 P 319

"엄마는 소년을 들어다가 토막토막 썰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솥에다 넣고 끓였습니다." - 47. 향나무 P 345

선혈이 낭자한 묘사가 도처에 흥건하다.

'향나무'의 엄마는 물론 계모이고 이렇게 요리된 소년은 맛있는 아빠의 식사가 되었다가 다시 환생하긴 하지만, 한니발 박사가 꼬리를 내리고 갈 이런 잔인성은 아동용으로는 물론 적합하지 않다.

'잔혹동화'의 명성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210편이나 실려 있기에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이야기의 원형을 만나 본다 생각하면 틀림없다.

짧은 건 불과 1페이지 분량이기도 하고, 길다고 해도 그리 많은 페이지를 잡아먹진 않는다.

다만 1,0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집중해서 며칠 사이에 독파하는 건 그다지 권하고 싶진 않다.

아무래도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집중도 면에서도 그렇고, 흥미라는 측면에서도 쉬엄쉬엄 다른 책을 읽다가 또다시 <그림 형제>로 돌아와 읽고... 이런 방식으로 읽어야 질리지 않고 재미있다.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인지라 성인인 부모가 읽고 내용을 순화하여(!) 자녀들에게 한 편씩 잠자리에서 읽어준다면 최고의 부모로 등극할 수 있는 마법을 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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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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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은 기본적으로 '외길 인생'에 대해 찬탄과 존경을 보내는 작가다.

<배를 엮다>에서는 '대도해'라는 일본 국어사전을 만드는 이들의 장장 15년 세월을 담담하게 다루었는데, <사랑 없는 세계>에서는 식물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 연구소가 무대다.

<배를 엮다>가 사전에 미친 이들을 다루었다면, 이번엔 그 대상이 식물이다.

사전 편집부의 '마지메'가 마쓰다 연구실의 '모토무라'로 재탄생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이들 모두 세상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묵묵히 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도대체 누가 애기장대에 관심이 있고, 기공이 인쇄된 옷을 입는단 말인가!

소설의 상당 부분 연구소 리포트를 보는 듯한 상세하고 집요한 묘사로 이 작품은 '식물학 로맨스'라는 명칭을 얻었고, 작가는 흔하지 않은 소재에 도전한 노고를 인정받아 일본 식물학회의 특별상을 수상했다.


장인 정신으로 따지자면 남자 주인공인 후지마루도 부족하지 않다.

아직 30세도 되지 않았지만 요리로 인생 승부를 걸겠다는 노선이 확고하기에, 종업원은 자기 혼자뿐인데도 불구하고 작지만 맛있는 양식당 '엔푸쿠테이'에서 식당 주인 쓰부라야를 사부로 모시고 온갖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수련 생활을 이어간다.

그런 그가 배달을 하던 중 만난 모토무라에게 반하게 되는데 그녀는 본인이 연구하는 식물 외에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다. 그녀도 주위를 맴돌며 계속 은근한 애정을 보여주는 성실한 후지마루가 싫은 건 아니지만.

"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식물을 선택했어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누구하고든 만나서 사귀는 일은 할 수 없고, 안 할 거예요." - P 96

이런 초강력 실드라니!

독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결국 후지마루의 사랑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없다'고 모토무라를 공략하여 애정이 꽃 피는 결말을 기대하기 십상이나 미우라 시온은 그런 독자들의 애타는 마음을 받아줄 생각이 없다.

다시 한번 소설의 제목을 보라. "사랑 없는 세계!"

식물학에 대한 세부 묘사가 다소 독자들을 질리게 만드는 경지지만, 그래도 <사랑 없는 세계>에는 미우라 시온의 장기가 다시 한번 발휘되어 있다. '전문가 소설'로 칭해도 좋을 만큼 특정 직업에 대한 엄청난 취재와 연구를 거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온기"말이다.

모토무라는 본인이 심혈을 기울여 진행하던 실험의 최초 설정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고민에 빠진다.

그때 그녀에게 가장 마음에 와닿는 조언을 해 준 사람은 지도 교수나 팀원들이 아닌 비전문가 후지마루였다.

이 과정을 거쳐 그녀는 '그것만이 내 세상'을 다른 면에서 볼 수 있게 되었고, 본인이 그렇게 사랑하는 식물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도 큰 위안과 힘을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반면 후지마루는 사랑하는 상대가 그토록 좋아하는 '연적' 식물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본인이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된다.

비록 본인이 원하는 사랑을 얻지는 못했으나, 이 과정을 거쳐 두 명의 주인공은 분명 한 뼘 이상 성장했다.

결국 이 소설은 "일과 사랑에 열정을 다하는 이들의 따사로운 성장의 기록"인 셈이다.

최근 식물 기르기에 재미를 붙이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은 주저 없이 <사랑 없는 세계>에 빠져 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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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 - 영리한 자기 영업의 기술
박창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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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을 포함한 다양한 직군의 일을 했고, 현재는 본인의 브랜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박창선 저자는 좌충우돌 부딪히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브런치에 풀어낸 지 2년이 되었고, 올해 1월 기준 구독자 1만 6천 명, 누적 4백만 뷰의 인기 작가로 성장했다.

그가 이번에 쓴 <팔리는 나를 만들어 팝니다>의 부제는 "영리한 자기 영업의 기술"이다.

왠지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거 같고, 저자세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하여간 영업은 어렵게 다가오고 다소 부정적이다.

보통 영업이라 하면 보험, 자동차, 부동산, 다단계 등을 생각하지만, 따지고 보면 무엇 하나 영업과 관련되지 않은 게 있나 싶기도 하다.

결국 대통령도 국익을 위해서 다른 나라 정상들과 외교라는 우아한 이름으로 영업을 하는 것 아니던가.

그렇다면 일개 개인은 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본인의 실력이 정말 뛰어나서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서 제발 함께 일하자고 요청이 쇄도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정말 꿈같은 일이고, 현대는 끊임없이 본인의 능력을 PR 하고 남에게 인식시켜야 살아남는다.

 

브랜드 디자이너 박창선의 창의적인 생각, 넓고 깊은 공감력, 본업인 디자인 감각까지 탁월한 문장과 결합되어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자기 영업의 비법을 전수하는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어떻게 하면 '나'라는 개인 브랜드를 잘나가는 명품 브랜드로 만드느냐 하는 다양한 방법과 통찰을 제시하는데, 사회 생활하는 직장인들이 참고해서 활용할 부분을 많이 담고 있다.

'직장인들의 실존 매뉴얼'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지 않으면서 본인의 주장을 관철시키는지, 직장에서 독립을 하려 할 때 어떤 관점에서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자연스럽게 본인의 장점을 부각시켜야 하는지, 어떻게 본인의 아이디어를 섹시하게 포장해서 프레젠테이션 하는지...

회사와 시장을 누비며 몸소 겪고 쓴 프로 영업러 저자의 결론을 아주 간략하게 보자면,

"재주는 남다르게, 아이디어는 탁월하게, 브랜딩은 단순하게!"로 요약된다.

저자는 매우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본인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인용하고 있고, 사회의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한 미시적 통찰도 돋보인다. 다만 PART 1, 2, 3으로 구분되어 있는 본문 내용은 큰 차별화가 느껴지지 않았고, 초반 이후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분위기라 읽어나가는 재미는 덜 했고, 많은 걸 이야기한 거는 같은데 뭔가 결정타가 없는 느낌을 준다. 학창 시절 뙤약볕 아래서 들었던 교장님 훈화 말씀 같은...

'1인 브랜드'의 중요성은 성공을 꿈꾸는 자라면 누구나 느끼는 바다. 그렇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영리한 자기 영업의 기술'은 필수적이고, 이 과정을 거쳐 우리는 '잘 팔리는 나'를 만들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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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공부법 - 입시 위너들의 단기간 고효율 학습 노하우
박동호.김나현.이기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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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우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과거부터 최상위권 학생들만이 진학한다는 의대!

그 의대생 중 뜻있는 학생들이 유튜브에 '의대생 TV'를 개설하고 본인들의 노하우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기특한 활동을 시작했고, 성적 올리기에 관심 있는 입시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의대생 공부법>은 그 내용을 한 권으로 깔끔하게 고농축한 영양가 만점의 책이다.

1장 '의대생 공부법은 특별하다'에서는 전반적인 공부법에 대해서, 핵심을 정리했다.

취약 과목을 집중 공략하고 시험을 잘 보고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이 가득하다.

청소년기 어떠한 낭비도 없이 대입을 준비한 경험을 지닌 입시 위너인 의대생 본인들이 직접 쓴 책이라 지면 낭비가 있을 수 없다.

2장 '전 과목 고득점의 비밀, 스터디 플래너'에서는 효율적인 학습의 동반자, 스터디 플래너의 활용법에 대해서 집중해서 설명하는데, 고수들이 누구나 이걸로 도움을 받았다 하니 그간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학생들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겠다.

3장 '단기간 효율을 높이는 암기법 · 멘탈 관리'에선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암기에 대한 비법을 전수하고, 멘탈을 관리하고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슬럼프를 만났을 때 거기서 탈출하는 동기 부여 방법에 대해 저자들의 경험을 공유한다.

이외에도 합격자 인터뷰, 구독자 Q&A, 학습에 필요한 교재, 동영상, 앱 등을 소개하는 학습 자료실을 통해 수험생에게 필요한 꿀팁을 아낌없이 대방출한다.

 

인생에서는 보통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보다는 장점을 살리라고 한다.

왜냐면 단점을 보완해봐야 다른 사람들 보통 수준밖에는 안 되기에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거기에 들이는 노력을 본인의 장점으로 돌려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이와는 반대다.

시험 점수를 갉아먹는 주된 원인은 결국 취약한 단원이고, 공부의 가장 큰 적은 '내가 못하는 단원', '내가 못하는 과목'이다. 많은 학생들이 범하는 오류가 취약한 부분은 약간 꺼리기도 하고, 쏟는 시간에 비해 결과가 자신이 없어서 소홀하기 쉽고, 오히려 나도 모르게 본인이 자신 있는 과목을 더 공부하는 현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고득점의 길은 결코 밟아볼 수 없다. 결국 공부는 모르는 부분을 배우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습관이 있고 그 습관을 고치기가 매우 힘든데 시험 때의 실수도 습관과 비슷하다." - P 57

 

점수로만 따지자면 이들은 자신들의 출신고에서는 이름난 대표 선수들이었다.

이들의 노하우는 분명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

일반인들이라도 과연 본인들이 보는 시험의 목적에 대해 해당 기관의 문서를 찾아본 적이 있는가?

"국어 시험 시간 100분을 임의로 20분, 30분, 30분, 16분, 4분으로 쪼개서 해당 시간에 몇 번까지 문제를 풀고 있는지를 모두 기록하고, 몇 개의 문제를 별표만 치고 넘어갔는지도 계산했다. 이렇게 시간대별로 구분해서 약 10회 정도 시험을 쳐보니 등급 컷에 따라, 그리고 시간대에 따라 내가 풀고 있는 문제 범호나 넘어간 문제들의 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 63

혹시라도 학교 시험을 준비할 때 선생님의 출제 패턴을 분석할 생각을 한 적이 있었나?

아니면 '휴대폰 잠금 앱'이라는 게 있다는 걸 들어본 적, 혹은 사용해 볼 생각은?

놀랍고 대단하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졌다!

 

이렇게 보통 학생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발상의 전환을 하고, 집중도 높은 학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재수 혹은 삼수를 통해 의대생이 되었다. 대한민국 의대생들 다시 봐야 한다!

당연히 의대를 목표로 하는 대입 준비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 외에 어떤 시험일지라도 최상위권을 성적을 노리는 수험생이라면 참고할 내용이 많다.

반드시 시험 준비가 아니라도, '원래 세상은 모두 평등할 순 없다'면서 환경 탓하지 말고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산 이들의 짧은 인생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유용한 시험 대비 전략, 전술의 교본이지만, 내가 느낀 의대생 저자들의 결론은요...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한 동기 부여다!"

 

"첫째, 고민해서 답을 내어야 하는 일이라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좋은 결정이 가능한지를 스스로에게 묻자. 그게 아니라면 빠르게 결정하자.

둘째, 고민해도 답을 낼 수 없고 지금의 고민이 미래에 도움이 전혀 안 되는 일이라면 빠르게 그 고민을 접고 다른 생산적인 일들에 집중하자." - P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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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 4대비극, 5대희극 수록 현대지성 클래식 4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저, 찰스 램.메리 램 엮음, 김기찬 옮김, 존 에버렛 밀레이 외 그림 / 현대지성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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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대영제국의 자존심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 시대에는 소설이 아닌 희곡과 소네트 형식으로 작품을 남겼으나, 고전이란 게 그러하듯 셰익스피어를 원문 희곡으로 읽은 자는 많지 않다. 서점에 가면 대부분 축약판으로 다양한 형태의 작품집을 만날 수 있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에는 그의 4대 비극과 5대 희극을 비롯하여, 주요 작품 11편까지 도합 20편을 수록하고 있는데, 장편 희곡이었던 원문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단편소설 형식으로 변형해서 읽기 쉽게 만들었다. 여기에 그의 작품들을 배경으로 한 106장의 명화를 수록해서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면서 이야기에 더욱 쉽게 몰입하도록 만든 게 다른 판본과 다른 이 책의 독창성이다.


424페이지에 20편을 수록한데다 다수 그림까지 삽입되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원문보다는 많이 축약되었다고 봐야 하겠고, 현대 단편소설의 형식을 취했다 하나 어쩔 수 없이 문맥이나 단어들은 요즘에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 많다.

문화계 전반에 미친 셰익스피어의 영향력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지만, 요즘처럼 소설이나 영화가 득세하기 전 과거에는 그림이 그나마 셰익스피어에게 바쳐진 헌사요 현대의 대중문화였으리라. 해서 다양한 크기의, 다양한 화가들의 그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그래서인지 이야기의 이미지도 보다 강렬하게 남는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20편을 읽다 보면 변화무쌍한 운명에 맞서 굴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와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 본성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세상사의 소우주가 그의 작품들에선 유쾌하게 펼쳐지며 대부분 유머를 잃지 않는, 장르로 보면 '로맨스'가 주제는 '사필귀정'이 많다.

주요 작품 11편 중에서는 여자가 남장을 하는 이야기가 자주 나와 흥미로웠는데 아무래도 옛날엔 여자로서 행동하는데 제약이 많았음을 반영한다.

시대적 배경은 바뀌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이나 인간들의 행동 양태는 여전히 현대적이고 만고불변의 진리를 담고 있어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시대를 초월해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해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 영미권 문화에선 마르지 않는 영감의 보고임에 틀림없다.

구로사와 아키라, 잉그마르 베르히만, 우디 앨런, 오손 웰즈 같은 영화사의 만신전에 오른 거장들은 물론 최근 마이클 패스벤더가 나온 <맥베스>에 이르기까지 잊을만하면 끊임없이, 끝없이 셰익스피어 원작 영화는 나온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는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소설은 어떤가?

최근에도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로 트레이시 슈발리에, 마거릿 애트우드, 요 네스뵈 같은 현대 작가들의 다시 쓰는 셰익스피어 소설이 독자들을 유혹한다.

2016년 예술의 전당에서 양정웅 연출로 <페리클레스>를 봤다. 장관을 역임한 유인촌이 주연배우로 열연을 보인 무려 170분에 달하는 대작 연극이었다. 당시 무턱대고 봤다가 이야기가 다소 이해가 안 돼서 긴 시간 낭패를 봤는데 그럴 때 미리 이 책에 마지막 20편으로 실려 있는 "티레 왕 페리클레스"를 읽고 갔다면 훨씬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을 거다.


다 좋은데 햄릿에서 그 유명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대사가 빠져 있는 점은 치명적이다.

그런 분들은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을 읽고 원본을 찾아서 도전하면 된다!

셰익스피어의 정수를 아름다운 고전 회화와 함께 간략하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효용가치가 큰, 선물용이나 소장용으로 이보다 좋을 순 없는 최고의 셰익스피어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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