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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3 - 인형의 일기장 ㅣ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 3
최은옥 지음, 파키나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1월
평점 :
얼마전 갓난아기들 세상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눈앞의 사물만 인식하던 갓난아기는 점차 시력이 생기면서 주변 사물을 보고 인식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릴 때 소리를 내는 주체가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한다. 그걸 깨닫게 되는 놀이가 바로 까꿍놀이가 아닌가 하는가 싶다.
상상이란 무에서 유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운동장 아래에 거대한 학교가 있다는 상상은 사실 그 자체로 놀랍다. 이 상상은 어쩌면 하늘나라, 선녀, 옥황상제, 지옥, 신선, 도깨비를 상상하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운동장은 우리가 매일같이 보는 것이고, 너무 판에 박힌 형상으로 우리 안에 오랫동안 있어왔고, 그것이 우리가 밀고 들어가기엔 너무 딱딱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상상의 세계란 어쩌면 조금 물렁하고, 어눌하고, 또 어느 정도 빈틈(여유)이 있어야 가능한 세계다. 아이들이 꿈꾸는 세계처럼 말이다. 가끔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헛웃음을 짓게 될 만큼 그 생각이 맹랑하고 터무니없다. 그렇다.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세계는 많이 씹은 껌처럼 물렁하다.
『운동장 아래 100층 학교』는 진정한 어린이 세계다. 어른이 아이들 눈높이로 만들어낸 세계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낸 진짜 아이들 세계’라는 느낌이다.
이렇게 재미나고 물렁물렁한 세계라니! 각양각색의 신기한 교실들은.이미 머리가 굳어버린 어른들로서는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부럽고 행복하다. 게다가 이번 3편의 이야기는 쫄깃하기까지 하다. 단연컨대 이 책을 손에 든 어린 독자들은 어느 페이지부터 바들바들 떨게 될 것이다. 간이 콩알만 해지면서 심장이 쿵쿵 뛰고, 어쩌면 오줌이 마려울지도 모른다.
다 읽고 난 다음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책 속 친구들의 모험과 우정을 부러워하겠지. 밤엔 잠자리에 누워 곰곰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인형의 집’과 자신의 ‘꿈’에 대해.
‘그래, 나는 어른들이 하라는 대로만 하는 인형으로 살지는 않을 거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을 발견해내야지! 내가 좋아하는 목록들을 무궁무진 만들어야지. 하고싶은 일들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만들어낼 거야. 그리고 운동장 아래 학교를 찾아냈듯이 내 꿈도 마침내 찾아낼 거야!’
아이들은 신나고 행복한 교실을 마음껏 즐기면서 미래의 꿈을 찾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