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삐 지나가는 하루하루에도 새로 나오는 이야기들은 존재한다 나의 성장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또 하나의 세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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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우리 소설로의 초대 2 (양장본)
윤대녕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07년 04월 22일에 저장
절판
해마다 3월이면 읽는 나만의 고전
칼의 노래 (1.2권 합본)- 우리 소설로의 초대 4 (양장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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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생과 사, 그리고 소멸에 대한 이야기
칼끝으로 찍은 듯한 문장
그리고 허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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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 앞에 희망이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랍스터를 먹는 시간
방현석 지음 / 창비 / 2003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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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관계에 대한
성숙한 인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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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픽션
박형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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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정의하기를, "자정"이란 가라타니 고진이 말한 "요란했던 근대 이후"의 시간이란다. 이 소설집은 소설이 "그 무엇의, 혹은 그 무엇을 위한 무엇이어야 한다"는 당위의 논리와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쉽게 말해 아무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특색이 있다는 말이다. 더 쉽게 말해, 왜 이런 작품을 썼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읽으나 마나한 소설들(좀 지나친 언사일지도 모르겠지만)ㅡ특히 <두유전쟁>ㅡ을 보면 뭐라고 해야할지 초난감(!)하다. "머리 굴리지 말고 읽기나 하시지" 같은 포즈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할만한 작품은 있으니, <물 속의 아이>와 <진실의 방으로> 두 작품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진실의 방으로>는 이야기를 단순화한 감이 있어서 소설에 과연 적합한가 싶지만, 또 어떠한 것도 소설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에 용인 가능한 범주였다. 한편 <물 속의 아이>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의 욕구를 아주 잘 담아내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읽힌다. 미성숙한 존재의 성숙해가는 과정과 그 안에 담겨있을지도 모르는 끔찍하지만 적나라한 욕망을 이야기로 썩 잘 풀어낸 사례로 보인다.

나에게 소설가 박형서는 아직 더 두고보아야 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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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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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대하는 각자의 자세"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은 많이 바뀌게 될 것이다, 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자전소설인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에서 말이다. 8번의 린치를 겪으며 수두룩하게 맞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재미난 청춘기를 보여주고 있단 말이다. 그런 얄궂은 사건들 덕분에 그는 소설가가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기호의 두 번째 소설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문학동네, 2006)은 전반적으로 유쾌한 질주를 보여주고 있는 젊음과 치기가 착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렇기에 신형철의 해설에서 확인할 수 있 "정치적으로 올바른 아담"이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나쁜 소설 - 누군가 누군가에게 소리내어 읽어주는 이야기>나 <할머니, 이젠 걱정 마세요>를 읽으면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원초적 열망이 작품에 투영된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야 말로 소설의 원류가 아니겠는가. 그것을 현대에 복원하려는 작가의 욕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여튼 <나쁜 소설>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인간적 욕망에 대해서 은유적으로 드러내지만, 공공도서관 열람실 한 구석에서 소설을 읽는 자신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구석으로 내몰린 소설책의 슬픔이 느껴진다. 실제로 나도 과거에 도서관에서 계간지에 발표된 이 소설을 읽었던 것이기에 더욱이나 좀 그렇다.

당신은 한번이라도 흙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해보았나?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을 읽으면 흙을 먹게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당신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과 같은 동네에 살아본 적이 있는가? <원주통신>에는 박경리 선생과 같은 동네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겪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당신은 비오는 어느 밤, 방범 초소대 근처에서 쭈그려 앉아있는 두 명의 남자를 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잠든 밤에>에서는 그 둘이 어떤 일을 꾸미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한밤중에 텅빈 초등학교 운동장에 있는 국기게양대에 매달려본 적이 있는가? <국기게양대 로망스 - 당신이 잠든 밤에 2>를 읽으면 그들의 사연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이기호의 소설은 모두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것도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적잖이 황당하면서도 현실에서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거릴만한 이야기의 향연이다. 키득거리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만드는 게 이기호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첫 소설집 [최순덕 성령 충만기]에서 행해진 일련의 실험들로부터 재기는 있지만, 이야기 구조가 단선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그리고 그 우려는 이번 소설집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쁜 소설>이나 <수인(囚人)>, <할머니, 이젠 걱정 마세요>에서처럼 이야기의 본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소설쓰기 과정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약간의 우려에도 그에게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장차 어떤 소설 세계를 그려낼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독자로서 늘 그의 소설이 궁금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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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천에는 똥이 많다
이창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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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다섯 편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표제작인 중편 [녹천에는 똥이 많다]와 [하늘燈]이다. 앞에 실린 세 편의 단편에서는 영화에서도 잘 느낄 수 있는 이창동 특유의 서사감각이 빛나긴 어려운 듯 보인다. 그래서 중편 이상에서 유독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졌다.

이 소설들에서 작가가 외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삶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인간이란 존재가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으로 생의 전부를 바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이창동이란 사람은 소설로써 그 질문에 접근해가는 것이다.

<진짜 사나이>는 한 인물의 단선적 변화를 평면적으로 서술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고, <용천뱅이>는 사람에게 지켜야할 신념에 대하여 간첩죄로 잡힌 아버지와 아들의 면회를 통해 삶에 충실함은 무엇인가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한편, <운명에 관하여>는 작위적인 플롯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운명이란 것에 대하여 모호한 입장을 낭만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제부터 괜찮게 봤던 중편소설 두편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먼저 [녹천에는 똥이 많다]는 약 20여년 만에 준식과 민우라는 이복형제가 다시 만난 것으로 이야기가 출발한다. 사랍학교 급사에서 서무과 직원으로, 그리고 야간대학을 다녀 교사가 된 준식과, 어렸을 때부터 다른사람들에게 유독 특별한 존재로 인식되었고 번번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양보하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는ㅡ서울대를 중퇴하고 수배자의 입장인ㅡ민우가 만남으로써 준식과 그의 아내의 가정생활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 균열이란 이른바 삶에의 자발적 자유라 일컬을 만한 것인데, 그것이 다른 사람도 아닌 언제나 똑똑하기만 하고 잘났기에 약간의 컴플렉스까지 느끼는 민우에게 현실적 균형을 잃었기에 준식의 입장에서는 쉽사리 용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준식에게는 평생을 걸고 지켜오던 하나의 삶의 형태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더욱이나 말이다.

소설에서 가정뿐 아니라 아내와 자신의 가치관을통째로 흔들어 놓고 있는 존재에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순응 혹은 복수뿐이다. 더구나 민우는 성숙함이 약간은 결여되어 있다고 느껴지기에 인간적으로 준식이 경찰에 신고하는 심정이 이해된다. 그러나 녹천역에 이르러 뒤늦게 뭔가를 자각해서 준식과 함께 도망치다가 민우가 형사들에게 잡혀가는 모습을 어딘가에 숨어 본 후에, 녹천역 주변에 널려있다는 어느 똥구덩이에 빠져 울고 있는 준식의 모습을 볼 때, 운명이란 애당초 존재하고 그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는 닫혀진 인간형을 그려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인물의 행동이 내러티브에 맞게 자연스레 흘러가는 점이나, 인간들이 배설한 똥구덩이에 빠져 있는 모습이라든지, 어항을 어깨에 메고 한 손엔 다 찢어진 비닐봉지 안에 담겨있는 죽은 금붕어라든지 하는 메타포나 상징은 영화의 그것으로 충분히 구현될 수 있어 보여서 그가 이제껏 찍은 영화에도 신뢰를 더해준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하나 더, 이창동이란 사람은 본능적으로 결말의 카타르시스에 민감한 것 같다. 예상밖의 혹은 충격적인 반전으로 인한 결말을 보여주기란, 상황을 밀도있게 끌고 나가기엔 아주 효과적인 장치란 걸 여지없이 보여주니 말이다.

마지막에 실려있는 [하늘燈]은 어쩌면 진부할 수도 있는 80년대의 그늘이 씌워져있는 작품이지만, 작가는 운동권이나 대항적인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아닌, 본격적으로 운동이나 시위를 하지도 않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쫓아 살지도 않는, 이도 저도 아닌 재적당한 여대생을 화자로 택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다방 레지를 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던 신혜가 경찰서에 갇혀 며칠간의 고문 끝에 풀려난 뒤(아마도 남형사가 술에 취해 신혜를능욕하려던 사건 때문이라 짐작가능함)의 변화ㅡ현실적이든, 상징적이든ㅡ를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은 마지막이 퍽이나 감동적이다. 어떠한 사건으로 인한 의식의 변화를 그려내는 소설이 전적으로 새로운 구성이 될 수 없는 게 당연하지만, 문제의 초점이 되는 한 인물의 변화를 새벽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면서 포착한 부분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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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전집 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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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진지한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라는 문제의 핵심을 서두로 시작하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꼼꼼이 읽었다. 크게 <부조리의 추론>,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창조>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에세이는 권두에서 작자가 밝혔듯이 "부조리의 철학"을 논하는 게 아니라 "부조리의 감수성"을 다루고 있다.

<부조리의 추론>에서는 "인간과 그의 삶, 배우와 무대장치 사이의 절연(絶緣), 이것이 다름 아닌 부조리의 감정이다.(p.19)"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지껏 부조리에 대해 인식하고 탐구한 사람은 많았지만, 카뮈는 여기서 이렇게 말한다. "인생이 살만한 보람이 없기 때문에 자살한다는 것, 그것은 필경 하나의 진리다. 그러나 너무나 자명한 이치이기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진리다. (중략) 삶의 부조리는 과연 희망이라든가 자살 같은 길을 통해서 삶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요구하는 것일까? (중략) 궁극에까지 논리적이 되어야 한다. 오래도록 살아남아 버티면서 멀고 구석진 고장에 서식하는 괴이한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일이다."

그리고 까뮈는 부조리를 정의하기를, "세계의 두꺼움과 낯설음, 이것이 바로 부조리다"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그가 주목한 하이데거, 야스퍼스, 키에르케고르 등의 철학자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그러면서 종국에 그의 논리는 "반항"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유일하게 일관성있는 철학적 태도는 반항이다. (중략) 반항은 인간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현존함을 뜻한다. 반항은 갈망이 아니다. 반항에는 희망이 없다. 반항은 짓눌러오는 운명의 확인이다. 그러나 그런 확인에 따르기 마련인 체념을 거부한 채의 확인인 것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부조리한 인간>에서는 `돈 후안 주의`, `연극`, `정복`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부조리한 인간에 대해 조명한다. `돈 후안 주의`에서 카뮈는 사랑에 대해 상당히 재미있는 의견을 개진한다. "드물게 사랑해야만 많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인가?" 이는, 지상에서 젊음이 다할 때까지 그런 사랑에만 집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준다면 지옥으로 떨어져도 견디겠다는 말과도 같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죽고 난 뒤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부조리한 창조>에서는 몇 편의 소설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의 한 인물 키릴로프를 모델로 글을 이어나가고, 반항과 자유와 열정만이 이 부조리한 세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글을 맺고 있다.

지금 나는 행복하다. 아직까지 살아 있으므로. 어쩌면 그래서 불행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 또한 언제든 죽을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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