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144
박형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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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제목이 너무도 매혹적이었던 박형준의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 하련다]는 다 읽고 나니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내가 좋지 않았다고 말을 할 수 있는 건 왜일까를 생각해 보니, 모든 시들이 과거를 돌아보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소진한다는 것에 있다는 귀결에 이르렀다는 데 있었다. 과거의 이야기들, 그 생을 향한 무수한 반짝임들, 그리고 그 시절을 통과해 지금에 이르러 조용히 소멸을 기다리기만 하는 대상이 주로 이 시집이 천착하는 풍경이다. 그러니 당연히 재미도 없었고, 감흥도 그닥 크지 않았다. 아마도 이 시인은 복잡다난한 현실 속에서의 과거를 버텨 나가는 혹은 대응해 나가는 시각을 키우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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