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여자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7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손장순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위기의 여자]은 현재 우리 나라 TV 드라마를 보면 지겹게 볼 수 있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가진 아내가 화자이다. 그녀는 처음엔 남편의 외도가 순간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순정적인 중년부인의 태도를 취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게 불리해져 가는 것을 느끼며 정신적인 위기를 겪게 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란 자신의 친구와, 그리고 두 딸, 남편, 그리고 그의 정부인데, 이 소설은 그 인물들의 관계에서 얽혀진 것들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일기 형식이라는 것의 묘미는 사실을 다 기록할 수 있다는 것과, 또 자신의 임의로 기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있다. 그렇기에 매일 매일 쓰여지는 일기가 아니라, 기록되어진 며칠간의 간격이 소설의 한 형식으로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런 공백에 따른 축약에 능란해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이 소설은, 대부분의 중년의 가정이 겪을 수 있는 외도라는 문제에 근접해 있으면서 결국 중년의 여성으로서는 도저히 그 위기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결론을 보여줌으로써, 작가는 그런 비극에 한 여자의 삶이 함몰되지 않길 바라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