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시 만날 세계에서 - 내란 사태에 맞서고 사유하는 여성들
강유정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3월
평점 :
2024년 12월 21일 남태령 사태엔 나는 정말 남태령을 향해 좌석버스를 타고 경기에서부터 가고있었다. 내가 타고있던 차량은 "남태령역입니다" 를 외치기 바로 얼마 전에 경찰들의 통제로 인해 거기서 실제로 멀었지만 가장 가까웠던 역인 선바위역 쯤 도로에서 모두 제 갈길을 가지 못하고 발이 묶였다.
12월 21일은 만 나이 기준 29번째 생일이었고, 나는 생일을 맞아 남태령 넘어 있는 서울 서초 예술의 전당에 퓰리처사진전을 보러가는 길이었다. 사태파악이 전혀안됬고, 갑작스레 길이 막히다 보니 버스 안은 정적을 넘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어느 여성분이 들어오셔서 "시위통제중이라 못간다고하니 선바위역 통해서 가세요" 라며 외쳤다. 결국 우리는 선바위역으로 15분정도를 내려서 거렸고, 우리는 예술의 전당에서 가까운 역에 내려 전시를 보았다.
그때 당시 안에서는 "장난하나, 진짜" 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만약 그 이슈를 알았다면 다른 말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 같이 욕했던 나로서는... ㅎ 죄송합니다) 전시 이후 몰입을 끝내고 뉴스를 열어보면서 우리는 사태파악을 할 수 있었고 "그런거라면 ㅇㅈ" 을 외치며 서울 나들이를 마쳤다.
여성은 부당함에 익숙하다, 여성인걸 떠나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기본권의 보호로부터 강하다. 회사에서 말없이 커피를 타는게 당연하며, 손님접대 메인담당이며, 가장 밝아야 회사의 이미지라며 손님접대는 밝은 여자가 해줘야 첫인상이 좋지 않겠냐며 주위의 다독임을 받기도 했다.
성격이 밝지 않는 나는 접대하는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았고, 심지어 손님접대에도 강하지 않았다.. 억울할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돈벌러 온 것은. 성희롱이라고 안당해봤겠는가 나는 내 엉덩이와 가슴라인에 대해 웃으며 말하는 실장을 보고 아무 반응을 할 수 없었고 그 실장은 심지어 그걸 기억하지도 못했다.
여성은 부당함에 강하기 때문에 사회의 부당한 면을 잘 목격한다. 그리고 부당함에 부당함을 당한 인간들끼리 잘 뭉친다. 여성은 사회전체의 정서와 인식에 대해 정면으로 맞섰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런 여성이기에, 계엄령에 주목받는 응원봉행렬의 하나일 수 있었고, 우리는 용기를 내는데 망설이지 않았다. 여성도 피해의식을 의식한다. 내가 여성이라 이런것같다고 생각하지만 설마 피해의식은 아니겠지 하며 멈칫한다. 하지만 부당함 앞에서 눈을 똑바로뜨고 대응한다.
계엄에도 마찬가지 자세이지 않았을까, 아닌건 아니라고, 국민 모두를 서로 지켜주자고 외칠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