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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극장 - 시대를 읽는 정치 철학 드라마
고명섭 지음 / 사계절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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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근대까지의 철학, 종교, 역사, 인문, 신화를 종합해 세상을 읽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읽는다. 뒤로 갈수록 점점 흥미로워지고 여러 고서들인, 《메데이아》, 《향연》, 《오디세이아》등등 원작을 보고싶다는 욕구가 솟는다. 과학에도 인문에도 모두 과거와 미래, 현재를 아우른다. 최근 과학, Ai기술이 발달하며 인문학은 고지식하고 재미없다는 반응 등이 많으나 이 책을 보며 결코 그렇지는 않다. 단 사람들이 이게 맞다 저게 맞다라고 무 자르듯 가르고 편파하면 그 어느 것도 건강하지 못하다. 세상 모든 원리들이 그러하다고 이 책은 여러 인문지식을 빌려 그렇게 말하고있다. 어릴적 만화로만 어렴풋이 봤던 이야기들이 반갑기도 했고, 만화로 보지 못한 다양한 인문지식도 놓치지 않고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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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스트는 언제나 형성 중인 인간이며 자기의심을 통해 자기 확신을 부정하고 극복하는 인간이다. 자기 자신을 객관화해 봄으로써 자기 행동에 제한을 가하고 자기를 넘어서려는 것이 아이러니스트의 태도다. 다른 누구보다 권력자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권력의 자기중심성에 갇히지 않으려면 권력자는 아이러니스트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벌거벗은 임금님‘이 대로를 활보하는 동화, 속 이야기를 현실에서 목격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이러니스트의 미덕을 갖추지 못할 때 권력자에게 남는 것은 비극적 아이러니다. 진실을 알고 정의를 안다고 자부하는 인간이 그 진실의 힘에 무장해 제당하고 부정의한 인간으로 떨어진다. 한계를 모르는, 아이러니 없는 권력자에게 몰락은 필연이다. _ 151~152
✍법이 정적을 공격하는 부당한 무기가 될 때, 법이 반대자를 치는 날카로운 도구가 될 때, 그 법은 법이라는 이름의 정치적 암수가 된다. ‘욕구 없는 정신‘으로서 법은 사라지고 ‘정신 없는 욕구‘만 날뛴다. 권한을 남용해 있는 죄는 묻어버리고 없는 죄는 만들어낼 때, 그 부당행위에 법원이 가담해 법의 정신을 희롱할 때, 법은 있되 법이 없는 무법 상태가 벌어진다. 법을 다루는 법기술자들이 법의 적이 된다. 우리는 국가 권력이 고문과 조작으로 범법자를 만들어내고 판사가 그렇게 만들어진 범법자에게 정찰제 가격을 매기듯 형을 선고하고 가혹하고 끔찍한 시대를 지나왔다. 그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법기술자들이 파놓은 이 어두운 헤르메스 동굴에서 벗어나야 한다. _ 129~130
✍ 이 문장에는 투키디데스의 역사관 혹은 역사의식이 집약돼 있다. 역사는 비슷한 방식으로 되풀이된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나간 일을 바르게 알아 교훈을 얻어야만 유사한 사태가 닥쳤을 때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펠로폰네소스전쟁은 그리스의 두 강국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27년에 이르는 싸움은 아테네의 처참한 패배로 끝난 전쟁이다. 그 역사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미래에 똑같은 어리석음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투키디데스는 그 미래의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썼다. _ 203~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