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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의 해상도
전언호 외 지음 / 유인도 / 2026년 1월
평점 :
기억을 보관하는 섬 유인도, 강원도 해변에선 매새벽마다 유인도로 가는 열차가 온다. 각자의 상실을 품고, 보고싶은 사람들을 품고 기억을 보관하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자 여섯명의 사람들이 유인도행 열차를 탄다. 마음속 깊이 품어두었던 사랑, 부모 그리고 연인.. 그 다음의 유인도 모험이 궁금해진다.
그저 사소한 상실보다도 상실이 불러온 깨달음과 결심으로 인해 미지의 섬으로 가겠다는 모험심을 불러일으키고, 미지의 섬 유인도는 인생의 결심과 상실이 가득한 사람들이 열차를 타고 섬으로 종착한다.
내가 만약 어떤 상실을 가지고 유인도의 열차를 탄다면 어떤 사연으로 어떤 모습으로 유인도 열차를 타고, 가장 먼저 만날 사람은 누가 될까?
개인의 상상으로는 소실된 감정에 대해 떠올리고, 내 즐거운 감정을 돋아준 추억의 누군가가 나를 찾는다면, 내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최초의 즐거움의 기억을 나눌, 나를 찾고 내가 잃어버린 누군가를 만날것같다. 그것이 누구든, 내가 잃어버린 기쁨을 그곳에서 다시 만난다면, 나는 용기가 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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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보관도시 유인도의 지도와 설명서가 들어있다.
이어지는 이야기들, 유인도섬에 도착한 사람들의 정착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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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종착지를 가진 각기 다른 주인공의 이야기를 네명의 작가가 엔솔로지로 담아았다.
(목차)
- 서문 (체리 조에게)
- 본문
. 전언호, 각인과 소실
. 홍승재, 모험과 동경
. 이한솔, 다정과 믿음
. 김은성, 잔류와 간직
- 비문
, 체리 조의 답장
. 편집장으로부터
. 작가의 말
.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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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아마도 우리의 오늘은 모두 소설적이되, 죽음과 같이할 때 소설에 이를 것이다. 누군가 황당한 슬픔으로 무덤가에 서던 기억을 잊지 않았다면, 내 결론이 진부하지 않으리라. _ 33 (전언호, 각인과 소실)
나를 찾아 이곳까지 온 건 너 또한 과거로 발걸음을 돌렸다는 뜻일 거야. 다만 진욱아, 과거로 돌아간 사람들이 모두 같은 곳에 닿는 건 아니야. 누군가는 그 찬란한 추억 속에 영영 머물고 싶어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파편들을 정리하며 다시 나아갈 힘을 얻기도 해. 나는 나의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곳에 왔어.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슬픔을 다루는 방식이 다를 뿐이니까. _ 69 (홍승재, 모험과 동경)
그러나 바위 속이란, 쪼개버리지 않고서야 도저히 들어가 살펴볼 수 없는 것이었다. 울퉁불퉁한 표면을 긁는 내 손에 걸핏하면 생채기가 났다. 나는 다른 사람의 세계에 들어가 본 것은 처음이라, 이곳저곳을 탐색하고 더 많이 알고 싶어 했다. 어떤 곳은 활짝 열려 있어 나를 환영했지만, 어떤 곳은 굳게 닫혀 안을 살펴볼 수 없었다. _ (이한솔, 다정과 믿음)
세상 모든 관계는 끝없이 늘어나는 줄로 묶여 있어, 서로 당기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그래도 엄마는 다르다고 나는 내심 생각했던 것 같다. 신경 쓰지 않아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 몰랐다. 내가 다른 곳에 눈이 팔린 사이, 엄마는 온 힘을 다해 나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나 불공평한 관계였다. 그 모든 시간 속에서 당신의 손이 쓸리고 빨갛게 부어올랐다는 걸, 정말 조금의 시간이 남은 다음에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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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 ( @yuindopublishers ) 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