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함께하는 남자
판피린 제이 지음 / 마루&마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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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물, 해피엔딩물, 식샤물, 요리물, 짝사랑물, 선후배간러브물, 재벌물, 연상연하물, 순애보물, 잔잔물, 짝사랑남, 짝사랑녀, 재벌남, 평범녀, 직진남, 둔치녀, 다정남, 호탕녀, 요섹남, 먹방 요정녀, 연하남, 연상녀

☆ 책 소개글 발췌

곧 사라질 통일호 열차를 타고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
수상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쫓기다 기차에 올라탔다.

“차서준? 그게 누군데?”
“은지 선배, 여전하네요.”
“응?”
‘예쁘다고요. 여전히.’

오랜만에 만난 후배 녀석이 다급하게 황당한 제안을 했다.

“당분간 선배 집에서 좀 지내면 안 될까요?”
“당연히 안 되지.”
“저… 은신처가 필요해요. 대신 아침 해 드릴게요.”
“뭐?”

아침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서.
그가 차려 준 아침이 별 다섯 개여서.
그렆게 맺어 버린 '아침밥 계약'.

기막히게 맛있었다.
수상한 녀석이 차려 주는 아침이.
가랑비처럼 물들어 버린 이 사랑이.

☆ 본격 리뷰
그 여자, 서은지. 강천구청 공무원 2년차.
그녀에겐 살면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아침밥'. 아침밥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결정될 정도다.
그런 그녀의 아침밥을 건드리는 이가 나타나니! 그가 은지의 아침밥을 책임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 남자, 차서준. 더케이 그룹 회장의 막내아들. 백수에서 농사꾼으로.
어릴 적부터 바쁜 어머니로 인해 단 한 번도 어머니가 해준 밥을 먹지 못한 것에 아픔을 가진 남자이다. 그래서 어깨 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요리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 덕분에 수준급늬 요리 실력을 지녔고 그리 짝사랑했던 은지와 아침을 매일 함께 하게 된다. 맛있는 아침으로 은지를 길들일 수 있을까?

열차 통일호의 마지막 운행길을 함께 하기로 마음 먹은 은지 앞에, 벚나무가 만들어 놓은 터널 한가운데 있는 고운리역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남자 서준. 은지와 서준은 대학 선후배 사이에요. 은지는 한눈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은지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서준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보죠. 그리고 도망치느라 허기가 진 배를 달래기 위해 은지가 정성껏 싼 김밥을 건드려요. 아침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은지의 아침을 건드리다니.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과 다름 없으나 정장 입은 사내들에게 쫓기던 서준의 모습에 그가 처한 상황을 오해하고 너그러이 넘어가기로 하죠. 땡전 한 푼 없는 서준으로 인해 서준의 기차값을 대신 내주고 어쩌다 목표까지 동행했다가 서울로 돌아와요.

그리고 서준은 은지의 집에 머물게 돼요. 그녀의 아침을 매일 해준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처음에는 하룻밤이었는데 그게 일주일, 한 달로 점점 늘어나게 되죠.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오랜만에 만난 후배를, 그것도 남자를 집에 머물게 하는 게 상식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죠. 서준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가 땡전 한 푼 없이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있다는 오해를 해 서준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에 서준의 무리한 부탁을 수락하게 된 거죠. 무엇보다 아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입맛을 사로잡은 서준의 요리 실력 덕분이죠.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돼요. 책 속에서 묘사되듯 서준은 아주 잘생겼어요. 그런 잘생긴 남자가 아침 저녁으로 맛있는 요리까지 해준다면-그것도 은지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할 때는 다이어트식으로 준비하는 자상남인데- 절로 반할 것 같은데 은지가 꽤 철벽녀에요. 연하남과 결혼한 엄마로부터 연하남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마라는 세뇌 아닌 교육을 받기도 했고, 훗날은 알게 되지만 서준의 마음을 모른 채 시작한 담백한 동거이다 보니 서준을 연애 대상에 아예 넣지 않아요. 거기다가 대학때 짝사랑했던 선배 정우가 등장해 그녀의 옛 감정에 불을 지피니... 서준만 애달파하는 상황이죠.

곁에 서준 같이 멋진 남자가 있는데, 그녀의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맛있는 음식까지 만들어주는 든든한 요섹남이 있는데 왜 서준을 돌아보지 않는 거니? 진짜 은지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려 서준을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어요.
아마 은지가 정우에게 다시 반했다기보다 이루어지지 못했던 짝사랑에 대한 잔상이 그녀를 다시 설레게 했던 것 같아요. 정우를 다시 보고 느낀 설렘은 정우에 대한 설렘이라기보다는 옛 감정에 대한 설렘이 아니었을지...
다행히 정우가 은지를 후배에 공적으로 얽힌 동료로밖에 보지 않고, 정우를 바라보는 은지의 모습에 상처 받기보다 그녀에게 직진하는 서준 덕분에 결국 은지와 서준의 쌍방 러브가 시작돼요. 예쁜 사랑과 더불어 요리가 함께한 두 사람의 나날이 결국은 두 사람의 '고운' 미래까지 바꾸는데 그건 책으로 확인해 보세요^^

열차 통일호의 마지막 운행이라든가 KTX 최초 운행을 함께 하는 은지와 서준을 보면서 옛 추억에 젖어들기도 했고, 서준의 다채로운 요리와 맛있게 먹는 은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군침이 돌고 허기가 졌어요. 서준이 만드는 요리가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지...
셰프라는 직업이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농사꾼에 이어 결국은 은지와 함께 적성을 찾아가니 책장을 덮을 때니 부담 없이 맛있는 한 끼를 즐긴 기분이었어요

읽으면서 서준 같은 아침남 또 어디 없나 싶더라고요. 아침뿐인가요 저녁까지 아주 맛나게 차려주니... <아침을 함께하는 남자>, 일명 아침남에서는 서준이 만들어주는 다양한 요리를 눈으로 즐길 수 있어요.
글의 소재가 소재인 만큼 아침남을 음식에 비유해 보면 계란찜이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평범한 메뉴이지만 달리 말하면 친숙한 메뉴이죠. 짭조름하게 적당히 간이 배고 몽글몽글 부드러운 식감에 부담 없는. 고기에도 닭발에도 빠지지 않고 함께 어울리듯 자극적인 맛을 중화시켜 주는. 아침남도 그래요.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없이 소화할 수 있는 글이에요. 잔잔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글이라 자극적인 글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약간 루즈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자극적인 맛만 찾을 수 있나요. 시시때때로 이런 편안한 분위기의 글도 읽어줘야죠. 욕심이라면 글 속 서준이 만든 음식이 스케치 삽화로 들어갔더라면 구성적으로 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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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를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1~2 세트 - 전2권
이미은 지음 / 뮤즈(Muse)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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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키워드: 중세서양물, 로맨스판타지물, 건전물, 원수에서연인물, 걸크러시물, 능력남녀, 연알못남녀, 다정남녀, 짝사랑남, 둔치녀

★표지글 발췌

아니…… 단장은 놔두면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손 한 번 못 잡아볼 것 같으니까 그러죠.’
 
연애고자 상사를 위해 기사들이 뭉쳤다!
 
삼 년간 짝사랑만 해온 에드가.
그 깊어가는 짝사랑을 눈치조차 채지 못한 로렐리아.
둘을 이어주기 위한 기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된다.
 
, 누가 식사를 먼저 하냐고! 이 데이트의 ‘D’자도 모르는 놈아!”
요새 차랑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얼마나 많은지 네놈이 모르는 거지! 너야말로 데이트를 해본 적이 있긴 하냐!”
두 놈 다 연애는 태어나서 지금껏 한 번도 못해봤으면서 njf 그렇게 자랑이야, 자랑이!”
 
……시작될 ……?

★본격 리뷰

그녀, 로렐리아 폰 드벨(22, 리아). 마법사인 남동생 벨포스를 대신하여 가문을 잇기 위해 검을 들었다. 3년 전 부모님이 마차 사고로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하면서 후작위를 승계 받았다. 출중한 검술 실력과 오러 사용자인 덕분에 여성의 몸이지만 황실 2기사단(붉은늑대) 단장이 되었다. 오직 능력과 강단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깔보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인다. 아름다운 외양은 물론이고 곱고 깊은 심성 덕분에 남녀를 불문하고 존경과 애정을 받는다. 그녀의 유일한 고뇌라면 그녀가 단장으로 있는 제2기사단과 에드가가 단장인 1기사단(푸른매) 하루가 멀다 하고 치고받고 싸운다는 것. 2기사단이 또라이 기사단으로 불리긴 하지만, 대개 싸움은 훌륭한 검술 실력과 좋은 배경을 가진 기사 중의 최고만 모아놓은 제1기사단의 시비가 발단이었으니. 그렇기에 리아는 에드가를 수없이 찾아가 제1기사단을 제대로 벌하고 통솔해줄 것을 요청하지만, 딱히 변화가 없는 듯해 그저 상황을 묵과하는 것만 같은 에드가가 못마땅하다. 그런데 웬걸? 그녀가 그를 못마땅해 하는 것처럼 그 또한 그녀를 못마땅해 하는 줄 알았던 에드가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인물이었음을 점점 깨닫게 되는데…….
 
, 에드가 폰 페리엘(25, 에디). 라흘란 제국 황제의 조카이자 페리엘 공작가의 장남이다. 1기사단(푸른매) 단장이며, 거의 돌부처에 가까운 포커페이스에 완벽한 외모와 출중한 지략, 검술, 배경을 갖추었으나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철벽남이다. 그런 그의 마음에 유일하게 들인 존재는 바로 로렐리아. 3년 전 그녀에게 반한 후 남몰래 목하 짝사랑 중이다. 그녀와 만날 때마다 긴장하는 바람에 리아에게 오해를 샀다. 거기다가 어찌 알았는데 단장의 짝사랑을 눈치챈 제1기사단 기사들이 공후럽-공작님 후작님의 영원한 사랑을 응원하는 모임-을 결성해 그의 짝사랑이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웬걸? .. 기사들로 인해 이상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니……. 과연 에디의 짝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글의 배경이 되는 라르드 대륙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 있어요. 남녀를 불문하고 마법사는 가문을 이을 수 없다는 것.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면 마법사의 마력은 약해지고, 후손을 보게 되면 더 이상 마법사일 수 없다는 것. 마법사의 피는 후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 그렇기에 라르드 대륙의 모든 남녀 마법사는 숫총각 숫처녀로 존재해요. 그러니 당연히 마법사의 기질을 갖고 태어난 이는 절대 가문을 이을 수가 없지요.
그렇게 리아도 동생 벨포스를 대신해 후작위를 물려받았어요. 벨포스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을 가진 마법사였거든요. 어릴 적부터 후계자로서 자라왔고, 그녀 또한 가주로서의, 기사로서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요.
사고뭉치 또라이 기사단으로 악명을 떨치던 제2기사단의 단장을 맡게 된 리아는 과연 여자의 몸으로 기사단장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불식시키고 능력을 발휘해 가요. 기사단원들도 조금씩 인간다워지고 그녀를 단장으로 인정하며 잘 따르죠. 그런데 그런 그녀의 유일한 걱정은 바로 제2기사단과 제1기사단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워대는 거예요. 에드가의 짝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리아와 만날 점점을 만들어주려는 제1기사단원들의 순수한(?) 의도가 있는 줄은 전혀 모르고, 이를 방관하는 듯한 에드가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 점점 깊어져 가죠. 하지만 라흘란 제국의 유일한 황실 적통이자 지략가로 유명한 황태자 라흘란 브리 카인을 필두로 제2기사단까지 가세해 착착 규모를 키워나가는 공후럽의 활약 덕분에 에드가에 대한 리아의 오해로 풀리고 에드가와 리아의 관계도 좋은 동료 사이 정도이기는 하지만 호감이 감돌기 시작해요.
 
벨포스가 마탑으로 떠나면서 누이 리아와 연락하기 위해 서로의 편지를 즉시 전달 가능한 마도구 보석함을 발명해 선물해요. 그런데 벨포스에게 보낸 리아의 편지에 또 다른 리아가 답장을 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죠. 고대 마법사 페러레리가 주장한 평행우주론을 실재한다고 할까요, 시간은 몇 년 더 빠르지만 세계 구조는 동일한 다른 차원이 존재했던 것이죠. 다른 차원의 리아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부모님이 마차 사고를 당하지만 돌아가시지 않았다는 것과 막둥이 남동생이 태어나 후계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돼요. 무엇보다 그녀를 충격으로 몰고 간 건 다른 차원의 리아가 에드가와 결혼해 행복한 결혼생활 중이라는 것이죠. 지금의 차원과는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에 리아는 놀라워하고, 다른 차원의 리아를 통해 부모님의 마차 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음을 알게 돼요. 이미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부모님의 사고를 밝혀야겠다고 마음먹은 리아는 당시 사건 수사관이었던 에드가에게 도움을 청하죠.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사건을 수사하게 되면서, 공후럽의 지지와 함께 한층 더 가까워져가요. 물론 다른 차원의 리아가 무엇보다 큰 역할을 하죠. 에드가를 오해하고 있던 리아의 편견을 벗겨주고, 에드가의 참 모습을 알아가게 해 주거든요.
 
리아나 에드가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성격이다 보니,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참 더디게 진전돼요. 원수(리아의 오해로 서로 못마땅해하는 줄 알았고, 두 기사단원들이 앙숙이었다 보니 )에서 동료로, 그리고 알아가는 사이를 지나 연인이 되는 과정이 이리 천천히 진행될 줄이야.
 
그런 데는 에드가의 망설임이 한몫했어요. 에드가의 입장에서 섣부르게 리아에게 다가서기 어려웠던 건 그녀를 진심으로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공작인 에드가와 후작인 리아가 좋은 관계를 유지해 결혼을 하게 된대도 누군가는 작위를 내려놓아야 하니, 그들이 처한 상황상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거든요. 그랬기에 에드가는 리아가 맘껏 기사로서의 재능을 발휘하며 후작가를 이어갈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그녀의 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뻗어나가는 욕심을 애써 붙잡으며 거리를 두었던 것이죠. 그런 그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나,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저는 앞으로, 후작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 드디어 에드가가 제대로 각오했구나 싶어 반가웠던 것도 잠시,
얼마 전, 후작이 제게 좋은 동료라 하더군요. 그렇다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언젠가, 후작에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리 조심스럽기만 한 에드가의 모습에 카인처럼 저 또한 답답하더라고요.
왜 사랑한다 말을 못 해! 리아가 내 여자다, 리아의 옆에 있을 수 있는 남자는 나뿐이다, 말을 못하냐구!
 
연애는 결국 본인이 하는 것이니. 주변에서 괜히 난리 치지 말고 당사자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정석인 법. 쓸데없이 후작의 뒤를 쫓아다니며 일정표 만들지 말고 등을 밀어주고 오시지요, 전하
 
안느 부인의 가세로 순풍에 돛 단 듯 진행될 줄 알았던 리아와 에드가의 연애결혼 작전은 에드가가 땅을 파면서 지진부진해요. 그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공후럽의 활약에 나중에는 두 사람이 감정이 폭발해 불붙는 사랑을 할 줄 알았는데, 그들만의 방식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숙맥들의 건전한 사랑이 이어지더라고요.
, 풋풋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어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카인을 비롯한 기사단원들, 후궁 3인방, 레스토랑 웨이트리스 등등도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었던 거겠죠.
그렇지만 좀 더 감정을 표현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미은 작가님의 전작인 <붉게 흐드러진 란꽃송이> 무척 인상적으로 읽어서 <원수를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또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나갔어요. <붉게 흐드러진 란꽃송이> 동양 로맨스 판타지물이었다면, <원수를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는 서양 중세 로맨스 판타지물이라는 점에서 배경과 세계관에서 큰 차이점을 보여요. 그런데 뭐랄까, 특유의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지향하는 캐릭터의 성향 및 전개 스타일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이번 작품이나 전작이나 캐릭터와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일당백 역할을 하는 당찬 걸크러시 여주와 여주에게만은 한없이 약하고 다정한 철벽 남주 조합도 그렇고, 여주와 남주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들도 그렇고……. 극악한 악조의 등장이 없고, 갈등 구조도 부침 없이 원만하게 해결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배경이나 스토리는 다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붉게 흐드러진 란꽃송이>보다 무게감이 덜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요. 그런 점이 아쉬웠다는 건 아니에요. 리아나 에디나 제가 좋아하는 여주-남주상이거든요. 거기다가 전체적으로 유쾌한 분위기여서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기도 했고요. 다만,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서 전혀 다른 캐릭터와 분위기를 맛보고 싶은 바람이……. 작가님의 필력이라면 다른 스타일의 글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그려낼 것 같거든요. 이러한 감상은 작가님의 전작을 고려했을 때를 전제로 하는 거지, <원수를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한 작품만 본다면 매력적인 캐릭터의 조합과 유쾌한 분위기, 안정적인 글의 전개, 몰입도 및 가독성도 좋다는 점에서 충분히 재밌게 다가온 글이었어요.
 
시작부터 예상 가능한 전개 및 갈등 구조라는 점이 지침 없이 안정적으로 읽게 한 장점이 되기도 했지만 반전과 긴장감을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했어요. 완급조절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무엇보다 드벨 후작 부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마차 사고 재수사에 이어, 카인 탄신연 사건 등의 해결에 다른 차원의 리아 활약이 컸다는 점에서 갈등해결 과정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 끝에 누군가의 빅 픽처가 있었다는 점이 반전으로 다가오기는 했지만요.
 
풋풋하고 귀여운 커플인 리아와 에드가를 비롯해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한 공후럽의 활약 덕분에 재밌게 읽었어요. <원수를 사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는 감정적인 부침이 싫은 분들, 걸크러시 여주와 오직 여주만을 바라보는 남주를 보고픈 분들, 매력만점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들의 활약 덕분에 작품 전체에 스며든 유쾌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 마음 편히 글을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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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실, 레옹? 1~3 세트- 전3권
이정숙(릴케) 지음 / 플레이블(예원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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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물, 갑을관계물, 계약동거물, 청소 로맨스물, 달달물, 체온의 나눔이 사랑 나눔으로, IT천재男, 청소천재女, 상처男, 캔디女, 직진男, 사이다女, 저장 강박증男, 정리 강박증女


★표지글 발췌


청소하실, 레옹? vs 빗자루를 든 마틸다


‘저장 강박증’ 그 남자, 천재 프로그래머 서강운,
‘정리 강박증’ 그 여자, 청소 업체 ‘싹싹 마틸다’의 씩씩한 사장 마이솔,


어느 날, 산더미 같은 쓰레기에 에워싸여 잠들어 있는 쓰레기 더미 속 왕자님을 발견한다.
때때로 온몸이 뜨거워지며, 날름거리는 화마에 삼켜질 것 같은 악몽을 꾸는 그 남자.
괴로워하는 그의 얼굴을 얼떨결에 제 차가운 손으로 만져 주는 그 여자. 그녀의 손과 입술은 기분 좋은 청량감을 준다.


“네 낮은 온도를 갖고 싶어. 네가 필요해.”
“해줄 건 딱 한 가지. 내가 혹시 잠을 못 자거나 불안할 때 만져 주면 돼. 이를테면 냉장고나 죽부인 같은 냉방 시설이지.”
“뭐라구요? 아주 쓰레기를 쌓다 쌓다 못해 이젠 뇌 속에까지 쌓였나 본데, 정신 차려요!”


그들의 달콤 쌉싸름한 계약 청소 동거기.


“자, 뭐부터 할래? 만져 줄래? 키스해 줄래?”


반들반들, 당신의 마음을 깨끗하게 청소해 드릴게요!


★본격 리뷰


이정숙(릴케) 작가님 글을 좋아해요. 특히 로설 입문 초기에 작가님 책을 많이 읽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작가님 글을 이북으로만 접했는데, 종이책 <청소하실, 레옹?> 출간 소식을 접하고 궁금해 읽게 되었어요. <청소하실, 레옹?>은 제목에서 추측이 되듯이 청소 로맨스물이에요. 영화 <레옹>의 마틸다를 연상케 하는 인상의 여주 이솔이 청소 전문 업체를 운영 중이고 남주인 강운을 고객으로 만나게 되면서 엮이게 되는 로맨스예요.


그 여자, 마이솔. 아담한 키에 단발머리, 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은 '마틸다'를 연상케 한다. 작고한 아버지의 용역 회사를 물려받아 청소 전문 업체로 전환해 키운 <싹싹 마틸다>의 사장. 호텔 경영을 전공했고, 고1 때부터 청소 알바를 하며 현장 감각을 키운 덕분에 어리지만 업계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중인 청년 사업가. 함께 일하는 이모님들과도 가족같이 지내는 친화력 갑, 바람직한 대표상,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프로 의식을 가졌다. 다리를 저는 이란성 쌍둥이 오빠 이태가 때때로 사고를 쳐 그녀를 힘들게 해도 무한 긍정과 잡초 같은 의지로 이겨내는 들장미 소녀 캔디 같은 여자이다. 호텔 연회장 청소를 하면서 우연히 만나게 된 강운의 조각미모에 감탄이 끝나기도 전에, 싸가지 없음을 시전하는 그로 인해 이솔은 기분이 상하고 만다. 거기서 끝날 줄 알았던 강운과의 만남은 이솔이 강운이 홀로 사는 고급 단독 빌라 청소를 맡게 되면서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그 남자, 서강운. 짙은 흑발에 우월한 기럭지, 은테 안경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차도남. 하버드 출신의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성공한 IT 사업가. 완벽한 스펙과 아름다운 외모로 완벽남을 연상케 하나 그에게도 결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저장 강박증. 그로 인해 그의 집은 항상 쓰레기 더미로 쌓여 있다. 그런 곳에서 생활하는 게 용하다 싶을 정도로. 원인 불명의 열병을 앓고 있다. 그 열병은 어릴 적 그가 겪은 일로 인한 트라우마에 기인한 것으로, 오랜 시간 상담을 받아오고 있지만 차도가 없던 그에게 인간 해열제가 나타나니. 그 상대가 바로 이솔이다. 강운은 이솔이 필요하다. 지긋지긋한 화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열병을 가라앉혀줄 유일무이한 존재가 바로 그녀이기에. 그래서 그녀에게 입주 헬퍼를 제안하기에 이르는데······.


이솔과 강운의 첫 만남은 그리 좋지 못했어요. 물론 그 이후의 만남 몇 번도요. 이솔에게 강운은 싸가지 없는 남자에, '치웠다가 다시 어질러 놓을 것'을 요구하는 괴상한 남자에, 변태일 뿐이었죠. 물론 강운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어요. 그녀에게 오해 살만한 짓을 한 건 잠결에, 지독한 열병에 고통스러운 와중에 살고자 한 생존 욕구에 기인한 것이었거든요. 그 생존 욕구의 연장선으로 이솔에게 입주 헬퍼를 제안하는데 앞뒤 맥락 다 잘라먹고 내뱉은 말로 어쩌다 보니 이솔에게 더 오해할 거리를 만들어 주기도 하죠. 강운은 오랫동안 불면증과 알 수 없는 열상에 시달리고 있었어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것인데, 신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온몸이 불타는 것 같은 열감을 느끼고 고통스러워해요. 화마가 그를 삼키는 악몽을 매일 겪다시피 해서 잠도 잘 못 자죠. 그의 고통을 잊게 해준 건 그간 프로그래밍뿐이었어요. 복잡한 프로그래밍 작업에 집중할 때만이라도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랜만에 그에게 단잠을 선사한 상대가 나타난 거예요, 이솔이. 이솔은 그의 뜨거운 체온을 가라앉혀줄 정도로 서늘한 체온을 지녔어요. 강운은 이솔과 접촉할 때마다 그간 그를 괴롭혀 왔던 열 증상이 가라앉는 걸 느끼죠. 그래서 이솔을 탐내요. 정확히는 그녀의 손과 입술을요.


강운은 이솔에게 입주 헬퍼를 제안해요. 그녀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의 열 증상을 없애려고요.
어마어마한 금전 대가까지 언급하며 이솔을 고용하려고 하지만, 자기 사업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입장에서 굳이 강운의 일까지 맡을 필요가 없기에 이솔은 그의 제안을 거절하죠. 하지만 강운은 이솔이 필요하다며 그녀에게 끈질기게 제안해요. 대체 왜 자기여야 하느냐의 이솔의 물음에 강운은 답하죠.


“난 그쪽의 손과 입술이 필요해.”


이솔의 반응은? 당연히 어이없어 하죠. 웬 남자가 무작정 그녀의 손과 입술이 필요하다며 입주 헬퍼를 제안하는데, 그것도 몇 십 배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하겠다는데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죠. 이솔은 강운을 사이코 취급하며 쫓아내요.


그렇게 끝날 것 같은 두 사람의 인연은 이태의 등장과 함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요. 이태는 이솔의 이란성쌍둥이 오빠로, 어릴 적 엄마와 탄 고속버스의 사고로 엄마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사고의 흔적으로 다리를 절어요. 그런 이태이니 이솔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는 존재죠. 그런 그가 사고를 쳐요. 그간 돈 문제로 사고를 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아주 크게 일을 저지르죠. 바로 이솔이 건물주라는 부푼 꿈을 안고 새로 입주하려고 했던 신축 건물의 중도금에 잔금 대출한 것까지 갖고 튀어버린 거죠. 현재 있던 곳에서는 나가야 하고 입주하려고 했던 곳으로 가려면 다시 중도금에 잔금까지 마련해야 할 처지가 된 망연자실한 이솔에게 강운은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어요. 강운은 이솔이 그의 입주 헬퍼가 되어 주는 조건으로 그의 건물에 그녀의 회사를 입주시켜 주죠. 경제적인 것도 고려한 것이었지만 그녀가 무너지면 가족 같은 이모님들의 생계도 어려워지는 만큼 이솔은 강운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이솔은 강운의 입주 헬퍼가 돼요.


“해줄 건 딱 한 가지. 잠을 못 자거나 불안할 때 만져 주면 돼. 이를테면 냉장고나 죽부인 같은 냉방 시설이지.”


물론 입주 헬퍼라는 건 표면적인 역할이고, 실제로는 강운이 필요로 할 때 그의 열 증상을 가라앉혀주는 냉방 시설, 해열제 같은 임무를 맡은 거죠.


오로지 이솔의 낮은 온도가 필요해 그녀를 곁에 두게 된 강운과 '싹싹 마틸다'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운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솔은 분명 갑을 관계에 지나지 않았어요.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만을 취할 뿐이었죠. 그런데 체온을 나눈다는 게 얼마나 친밀한 행위인가요. 체온을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음까지 나누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발전 단계라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요. 이솔에게 강운은 아픔을 가라앉혀주고 싶은, 한껏 품어주고 싶은 존재가, 강운에게 이솔은 그의 몸과 쓰레기를 건드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워낙 이솔의 성격이 밝고 긍정적인 데다가 강운 또한 제 감정에 솔직하다 보니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캐릭터를 따라가요. 이솔과 강운 두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이라든가, 사랑으로 발전하는 감정선도 유쾌해요. 작가님이 위트 넘치게 글을 이끌어가신 데다가 필력도 있으셔서 글이 술술 읽혀요. 세 권짜리인데도 금방 읽었어요. 아무리 밝은 글이라도 할지라도 클라이맥스와 주인공들의 성장을 위해서 시련이 등장할 수밖에 없죠. 그런 과정 속에서 리뷰에서는 언급하기 어려운 반전과 속 사정이 밝혀지고 시련과 맞닥뜨려요. 그런데 그런 것조차 이솔과 강운은 현명하게, 긍정적으로 잘 이겨내요.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방해자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응징하고요.


주인공들뿐 아니라 조연 캐릭터들도 꽤 매력적이었어요. 강운의 친구이자 이솔을 짝사랑하게 되는 키다리 오빠 같은 의사 희상(이솔을 좋아하면서도 자기 마음 편하자고 행복한 커플에 분란을 일으킬 수 없다던 희상의 그 착한 마음씨에 감동했어요), 이솔을 좋아하는 귀여운 연하남 정용, 이솔의 연적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멋진 언니였던 제나, 이솔과 강운의 사랑이 깊어지는 데 일조한 인간적인 이모님들 등등. 악조가 아예 등장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극악스러운 악조의 등장이 없어서 좋았어요. 미워할 수만은 없던 철없는 탕아 이태 때문에 답답할 때도, 강운의 마음을 새까맣게 타게 한 모친 희연이나 강운과 이솔 두 사람을 방해하려는 현지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요.


초중반까지는 유쾌하기만 하다가 강운과 이솔이 가진 사연 때문에 눈시울이 젖어들기도 했어요.  특히 뜨거운 마음을 가졌음에도 청명하기만 한 온도를 가진 이솔에게, 이솔이 자신의 어머니가 가지지 못한 모든 걸 가졌다고 슬프게 고백하던 강운의 속삭임은 잊히지가 않아요. 그래도 마무리까지 강운과 이솔다운 모습으로 해피엔딩을 선사해준 덕분에 무척 재밌게 읽었어요. 한결같이 이솔에게 직진하는 강운의 모습(특히 제나의 꾐에 질투작전을 펼치려던 에피소드)과 강운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이솔의 모습이 좋았어요. 구미호 현지와 심술 삼인방에게 유쾌한 한 방을 먹이던 장면도 잊히지 않네요.  세 권짜리보다는 두꺼운 두 권짜리로, 강운과 이솔에 좀 더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뜨거운 열상을 느끼는 강운과 몸이 찬 이솔. 어찌 보면 두 사람은 천생연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의 아픔과 인연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런 확신이 들어요. 서로에게 딱 알맞은 체온을 지닌 것처럼, 서로가 상대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사랑을 이어가는 이솔과 강운 덕분에 행복했어요. 레옹이 마틸다를 지켜주고 웃게 해주듯이 강운도 이솔의 레옹이 되어 그녀를 행복하게 해줘요. 이정숙 작가님 표 레옹과 마틸다, 청소와 체온을 타고 이어지는 로맨스 <청소하실, 레옹?> 만나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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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 녀석 1~3 세트 - 전3권
연우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물, 연예인물, 계약연애물, 국경을 넘어선 사랑물, 달달물, 서스펜스 스릴러 가미 로맨스물, 영국男, 한국女, 마성男, 매력女, 완벽男,  능력女, 쾌男, 호탕女, 다정男, 츤데레女

★ 표지글 발췌

“대형 스캔들을 낼 여자를 알아봐 줘.
그 어떤 일이 닥쳐도 내게 빠지지 않을 여자로 말이야.”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의 로망인 할리우드 스타 니콜라스 존스.
쉬지 않고 터지는 스캔들에, 끊임없이 들러붙는 여자들 때문에
지칠 대로 지칠 때쯤 기발한 생각이 떠오른다.

바로, 자신에게 관심 없는 여자와의 계약 연애!

그리고 그 상대는 감히 겁도 없이 첫 만남에서 그의 뺨을 두 번이나 때린
MS 엔터테인먼트의 홍보부 직원 윤태영.

니콜라스의 열혈팬이었지만 그와의 첫 만남에서
그의 안티팬이 되어 버린 그녀.
열렬히 좋아하던 감정이 극악한 혐오로 바뀐 순간,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과연, 두 사람은 이 계약 연애로 서로의 음흉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쉽게 욱하는 여자와
한국어를 사극으로 배운 사차원 남자.
수상한 그들의 요절복통 사랑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본격 리뷰

 

출간 소식 뜨자마자 호기심을 자극한 연우 작가님의 <수상한 그 녀석>.
예판 선착순 한정 사인본이라는 말에, 카카오 페이지에 들어가 살짝 맛만 보고 아, 이거 느낌 괜찮은데? 하고 바로 구입했는데, 과연 사인본이 오려나 하는 걱정이 무색하게 다행히도 1권 친필 사인본으로 받았어요^^

1권을 펼치자마자 눈앞에 나타난 작가님 사인과 매력적인 닉의 삽화 콤보에 저도 모르게 심쿵했어요.(닉의 삽화는 1권에 책갈피로도 끼워져 있어요^^) 셔츠와 넥타이를 풀어헤친 뇌쇄적인 닉 너무 멋지지 않나요? 닉 삽화 덕분에 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상태에서  독서에 들어갔어요. 그럼 <수상한 그 녀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까요.

그 남자, 니콜라스 존스. 닉.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 조부가 세운 굴지의 매니지먼트 회사 UM의 지원과 매력적인 외모도 한몫했지만 천부적인 연기력과  프로 의식 덕분에 데뷔 2년 만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후 줄곧 정상을 지키고 있다. 누구나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마성남이다 보니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 스캔들 메이커이지만 진실이 아닌 스캔들이 더 많다. 부모님의 불행했던 결혼생활로 인해 결혼은 물론이거니와 사랑에도 회의적인, 알고 보면 철벽남이다. 그런 그가 상대를 제대로 만나니! 누구나 한 번 보면 빠져드는 매력적인 그를 첫 만남에서 무려 두 번이나 때린 여자 윤태영. 스캔들과 끊임없이 들러붙는 여자들로 인해 지쳐 있던 그는 태영을 만난 후 묘책을 떠올린다. 바로 자신에게 관심 없는 여자 태영과의 계약 연애! 처음에는 몇 번 만나서 스캔들을 내고 열애를 인정하는 것으로 끝내려고 했지만 점차 그의 마음이 변한다. 태영과 함께 있고 싶다고. 계속. 그녀와 진짜 연애를 하고 싶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그의 묘책이 흘러갈 방향은?

그 여자, 윤태영. 국내 유명 매니지먼트 회사인 MS 엔터테인먼트 홍보부 직원. 니콜라스의 열혈팬이었지만 첫 만남에서의 오해로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면서 어쩌다 보니 그의 계약 연애 상대가 된다. 금슬 좋은 부모님 덕분에 부모님처럼 한결같은 사랑을 꿈꾸지만, 쉬이 마음을 주지도 사랑하지도 못했다. 몇 번의 연애 경험은 절친 세비의 말에 따르자면 '수박 겉핥기'였다고 할까. 닉의 열혈팬이었다고는 하나 그 감정이 사랑으로 바뀌지 않을 거라는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오빠 태수의 커리어를 위해 시작한 닉과의 계약 연애는 점차 그녀가 생각한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어느새 그를 마음에 담게 되니 말이다.

보통 '사랑스러움=여주' 공식이잖아요. 그런데 <수상한 그 녀석>을 읽으면서 남주의 사랑스러움에 홀딱 빠졌어요. 물론 외모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대개의 로맨스소설이 로맨틱한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름답고 완벽한 남주를 내세우는 만큼 외모적인 부분이 아니라 닉의 언행이 가져다주는 사랑스러움이었어요.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닉은 사극 드라마를 통해 한국말을 배웠어요. 그래서 사극 말투로 종종 한국어를 선보이죠.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될 수 있으면 영어로 대화하자는 식인데, 뚝심의 닉은 자기만의 매력을 듬뿍 담은 화법으로 책 읽는 내내 절로 미소 짓게 만들어요.

나를 만나고부터 변했다는 건 상당히 좋은 조짐이야. 그래도 밀어붙이는 건 위험하니까, 조금씩 치고 빠지는 걸로 해야겠지. 함께 있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거부터 차근차근히. 내가 없으면 허전해서 견딜 수 없을 만큼, ······문제는 내 인내심이 그때까지 버텨 줄 것인가 하는 건데······.(2권 36쪽 중에서)


점점 태영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후, 태영이 MS의 대표이사인 태준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는 조금씩, 조금씩 자기만 생각하게 만들겠다며 서서히 태영을 공략해가는 닉의 사랑법은 특유의 화법과 함께  그의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켜요.

닉을 따라잡을 순 없겠지만, 태영도 매력적인 여주에요. 자신이 맡은 홍보 일에도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어쩌다 보니 닉과 계약 연애에 일로써 닉의 영화 촬영장을 함께 드나들다 보니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하면서 촬영하는 내내 음식을 먹지 않고 물만 섭취하는 닉의 내조를 톡톡히 하죠. 눈치도 있고 현명해서 제 할 몫을 잘 해내는 자립심 강한 능력녀라 마음에 들었어요.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했던 닉과 태영은 결국 진짜 사랑에 빠져들게 되죠. 물론 서로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고 있어서 제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결실을 맺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말이죠. 마음이 통하는 데는 오래 걸려도 서로를 향한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직진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그려져서 좋았어요. 태영의 이름을 따 닉이 태영을 향해 '빅꽃, 내 꽃'이라는 애칭으로 불러대는데, 닭살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로맨틱하고 뭔가 유쾌하게 다가왔어요.

닉과 태영 캐릭터가 보여주는 모습, 그리고 이들의 중심으로 연결된 주요 등장인물들만 밝을 때는 마냥 유쾌한 글일 것 같죠. 그렇지만도 않아요. 1권에서 닉의 영화 촬영 장면이 그려지면서 조금씩 조금씩 그 기운이 감지되는데 서스펜스가 가미된 스릴러 로맨스의 느낌이 있어요. 음침한 모그 웨던 감독의 음흉한 계략을 중심으로 닉과 태영에게 위기가 닥치는데······, 전부 이야기하면 재미가 없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을 통해서 어떤 위기를 겪게 되고, 그 위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이겨내는지 알아가 보아요^^

주인공 캐릭터도 매력적이고, 가독성도 좋은 데다가 어느 정도 긴장감이 왔다 갔다 하는 글이다 보니, 몰입도 잘 되고 잘 읽혔어요. 아무래도 <달콤살벌한 그 녀석>의 연작이다 보니 전작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해요. 태영이 세비의 절친인 데다가 세준, 태준과 한 직장에 있고, 닉 또한 그들과 연이 닿아 있는 만큼 어울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주어지긴 하는데, 이들의 등장이 반가우면서도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 조금만 더 주인공 커플에게 집중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했어요.

유쾌 달달한 로맨스에, 스릴러 로맨스가 가미되었다는 점에서 반전 매력이 있는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름다운 삽화만큼이나 매력적인 닉에게 빠져 <수상한 그 녀석>을 더 재밌게 읽은 것 같아요. 읽으면서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충분히 재밌을 법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삽화를 보고 나니 과연 삽화와 어울릴 만한 외국 배우가 있을까 싶더라고요. 누가 되어도 만족스럽지 않을 것 같다고 할까요. 무엇보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거기에 어울리는 배우가 없는 것 같아 아쉬울 뿐이었어요. 그냥 딱 저 느낌으로 웹툰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닉과 태영의 계약 연애가 진짜 연애가, 연기였던 사랑이 진심이 되어가는 과정을 <수상한 그 녀석>을 통해 만나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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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오디오북)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나혜석 외 99명 지음, 윤석화 외 102명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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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또는 단편집, 단행본을 통해 접했던 우리 문학 작품들을 배우들의 목소리를 빌려 귀로 읽으니 색달랐어요. 굳이 책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작품을 만나고 싶을 때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어 좋네요.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활자로 읽는 걸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히 메리트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해요. 가격은 저렴하지 않지만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러모로 만족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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