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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함께하는 남자
판피린 제이 지음 / 마루&마야 / 2018년 7월
평점 :
☆ 내 마음대로 키워드: 현대물, 해피엔딩물, 식샤물, 요리물, 짝사랑물, 선후배간러브물, 재벌물, 연상연하물, 순애보물, 잔잔물, 짝사랑남, 짝사랑녀, 재벌남, 평범녀, 직진남, 둔치녀, 다정남, 호탕녀, 요섹남, 먹방 요정녀, 연하남, 연상녀
☆ 책 소개글 발췌
곧 사라질 통일호 열차를 타고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
수상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쫓기다 기차에 올라탔다.
“차서준? 그게 누군데?”
“은지 선배, 여전하네요.”
“응?”
‘예쁘다고요. 여전히.’
오랜만에 만난 후배 녀석이 다급하게 황당한 제안을 했다.
“당분간 선배 집에서 좀 지내면 안 될까요?”
“당연히 안 되지.”
“저… 은신처가 필요해요. 대신 아침 해 드릴게요.”
“뭐?”
아침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서.
그가 차려 준 아침이 별 다섯 개여서.
그렆게 맺어 버린 '아침밥 계약'.
기막히게 맛있었다.
수상한 녀석이 차려 주는 아침이.
가랑비처럼 물들어 버린 이 사랑이.
☆ 본격 리뷰
그 여자, 서은지. 강천구청 공무원 2년차.
그녀에겐 살면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아침밥'. 아침밥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결정될 정도다.
그런 그녀의 아침밥을 건드리는 이가 나타나니! 그가 은지의 아침밥을 책임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 남자, 차서준. 더케이 그룹 회장의 막내아들. 백수에서 농사꾼으로.
어릴 적부터 바쁜 어머니로 인해 단 한 번도 어머니가 해준 밥을 먹지 못한 것에 아픔을 가진 남자이다. 그래서 어깨 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요리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 덕분에 수준급늬 요리 실력을 지녔고 그리 짝사랑했던 은지와 아침을 매일 함께 하게 된다. 맛있는 아침으로 은지를 길들일 수 있을까?
열차 통일호의 마지막 운행길을 함께 하기로 마음 먹은 은지 앞에, 벚나무가 만들어 놓은 터널 한가운데 있는 고운리역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등장한 남자 서준. 은지와 서준은 대학 선후배 사이에요. 은지는 한눈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은지를 오랫동안 짝사랑한 서준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보죠. 그리고 도망치느라 허기가 진 배를 달래기 위해 은지가 정성껏 싼 김밥을 건드려요. 아침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은지의 아침을 건드리다니.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것과 다름 없으나 정장 입은 사내들에게 쫓기던 서준의 모습에 그가 처한 상황을 오해하고 너그러이 넘어가기로 하죠. 땡전 한 푼 없는 서준으로 인해 서준의 기차값을 대신 내주고 어쩌다 목표까지 동행했다가 서울로 돌아와요.
그리고 서준은 은지의 집에 머물게 돼요. 그녀의 아침을 매일 해준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처음에는 하룻밤이었는데 그게 일주일, 한 달로 점점 늘어나게 되죠.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오랜만에 만난 후배를, 그것도 남자를 집에 머물게 하는 게 상식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죠. 서준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가 땡전 한 푼 없이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있다는 오해를 해 서준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에 서준의 무리한 부탁을 수락하게 된 거죠. 무엇보다 아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입맛을 사로잡은 서준의 요리 실력 덕분이죠.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돼요. 책 속에서 묘사되듯 서준은 아주 잘생겼어요. 그런 잘생긴 남자가 아침 저녁으로 맛있는 요리까지 해준다면-그것도 은지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할 때는 다이어트식으로 준비하는 자상남인데- 절로 반할 것 같은데 은지가 꽤 철벽녀에요. 연하남과 결혼한 엄마로부터 연하남과는 절대로 결혼하지 마라는 세뇌 아닌 교육을 받기도 했고, 훗날은 알게 되지만 서준의 마음을 모른 채 시작한 담백한 동거이다 보니 서준을 연애 대상에 아예 넣지 않아요. 거기다가 대학때 짝사랑했던 선배 정우가 등장해 그녀의 옛 감정에 불을 지피니... 서준만 애달파하는 상황이죠.
곁에 서준 같이 멋진 남자가 있는데, 그녀의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맛있는 음식까지 만들어주는 든든한 요섹남이 있는데 왜 서준을 돌아보지 않는 거니? 진짜 은지에게 등짝 스매싱을 날려 서준을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어요.
아마 은지가 정우에게 다시 반했다기보다 이루어지지 못했던 짝사랑에 대한 잔상이 그녀를 다시 설레게 했던 것 같아요. 정우를 다시 보고 느낀 설렘은 정우에 대한 설렘이라기보다는 옛 감정에 대한 설렘이 아니었을지...
다행히 정우가 은지를 후배에 공적으로 얽힌 동료로밖에 보지 않고, 정우를 바라보는 은지의 모습에 상처 받기보다 그녀에게 직진하는 서준 덕분에 결국 은지와 서준의 쌍방 러브가 시작돼요. 예쁜 사랑과 더불어 요리가 함께한 두 사람의 나날이 결국은 두 사람의 '고운' 미래까지 바꾸는데 그건 책으로 확인해 보세요^^
열차 통일호의 마지막 운행이라든가 KTX 최초 운행을 함께 하는 은지와 서준을 보면서 옛 추억에 젖어들기도 했고, 서준의 다채로운 요리와 맛있게 먹는 은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군침이 돌고 허기가 졌어요. 서준이 만드는 요리가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지...
셰프라는 직업이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농사꾼에 이어 결국은 은지와 함께 적성을 찾아가니 책장을 덮을 때니 부담 없이 맛있는 한 끼를 즐긴 기분이었어요
읽으면서 서준 같은 아침남 또 어디 없나 싶더라고요. 아침뿐인가요 저녁까지 아주 맛나게 차려주니... <아침을 함께하는 남자>, 일명 아침남에서는 서준이 만들어주는 다양한 요리를 눈으로 즐길 수 있어요.
글의 소재가 소재인 만큼 아침남을 음식에 비유해 보면 계란찜이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어찌 보면 평범한 메뉴이지만 달리 말하면 친숙한 메뉴이죠. 짭조름하게 적당히 간이 배고 몽글몽글 부드러운 식감에 부담 없는. 고기에도 닭발에도 빠지지 않고 함께 어울리듯 자극적인 맛을 중화시켜 주는. 아침남도 그래요.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없이 소화할 수 있는 글이에요. 잔잔하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글이라 자극적인 글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약간 루즈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자극적인 맛만 찾을 수 있나요. 시시때때로 이런 편안한 분위기의 글도 읽어줘야죠. 욕심이라면 글 속 서준이 만든 음식이 스케치 삽화로 들어갔더라면 구성적으로 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