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 Navie 188
김다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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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작이자 시리즈인 <준>의 여주인 준희의 쌍둥이언니 윤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타>. 남심을 흔들며 제 손아래 휘두르는 섹시여배우 유니라는 이름으로 화려한 삶을 살아가는 윤희. 사실 <준>에서 받았던 윤희의 인상은 멋있었다. 당차고 강인한 보이는 모습이 매력적인 여자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스타>에서는 그런 모습 뒤로 감춰진, 닳고 닳은 척, 강한 척 하지만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여린 윤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연예계라는 화려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세계에서, 빼어난 외모와 몸매, 연기력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윤희. 남들에게는 스캔들메이커에 건방지고 천방지축 제멋대로인 여배우로 비춰지지만,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는데……. 남자를 믿지도 마음에도 들여 본 적이 없는, 3년 전 처녀임을 증명까지 하면서 순결을 지켜온 그녀가 이름밖에 알지 못하는 매력적인 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 남자가 바로 미국 최고의 연예기획자이자 재미교포인 라이언 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수표를 내밀며 그에게 실수를 하게 되는데. 하룻밤 일탈에 불과할 것 같던 윤희의 선택이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게 된다. 

 윤희의 영화를 보고 그녀에게 반한 라이언은 그녀를 보기 위해 윤희의 소속사와 사업적 제휴를 맺고자 내한하게 되고, 생각지도 않게 그녀와 밤까지 보내게 된다. 가실 줄 알았던 그녀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 소유욕은 더 깊어지고. 그는 도망치는 윤희를 결국 제 곁에 두는데……. 어느새 윤희에게 흠뻑 빠져들어 버린 라이언,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먼저 깨닫게 되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그녀로 인해 안절부절하고, 두 사람 사이에 육체적인 관계가 전부라며 공공연히 말하며 라이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윤희도 어느새 그녀 또한 그에게 매료된다. 

 김다인 작가표 음지소설답게 적나라한 관계 묘사와 자극적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스타>는 강인한 모습을 보이지만 여린, 그러면서도 어떠한 위험과 시련 앞에서도 당당한 윤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밌게 읽혀지긴 하지만 너무 음지쪽으로 파고들어 깊이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색다른 에피소드보다는 두 사람의 관계, 신경전이 반복되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빛나는 별처럼 화려한 여배우이자 한 여자인 윤희가 그녀에게는 찾아올 것 같지 않던 사랑을 한 매력적인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너무 화려한 쪽으로만 조명한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아쉽기도 했다. 변태적인 박 회장의 등장이나 윤희의 스토커의 이야기는 뭔가 허술한 것 같았다. 솔직히 전작인 준희의 이야기가 더 재밌는 것 같다.

 궁금했던 윤희의 러브스토리를 봤다는 점이나 제멋대로이지만 여전히 당찬 윤희와 한혁과는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어떻게 보면 또 비슷한 점을 지니기도 한 매력적인 남자 라이언의 러브스토리와 함께, 여전히 깨 볶으면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윤희와 한혁의 모습, 숙부와의 화해모드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고인이 되신 김수희(김다인) 작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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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오래, 그후 - 인어공주 에필로그
정선화 지음 / 청어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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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화 작가의 <오래오래 그 후>를 추천하는 분들이 많아서 내심 기대를 많이 하면서 읽었는데, 글쎄…… 처녀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안정된 필력이 글의 몰입을 이끌긴 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만족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무리 없이 읽혀지고 몰입도 잘 되었지만 때때로 접해왔던 스토리였기에 색다름을 느끼지 못했다고 할까. 

 엄마의 손에 이끌려 잠시 보육원에 맡겨졌지만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엄마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항상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소녀 서은. 윤 의원 집으로 들어가고 나서도 엄마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기다렸던 서은의 바람이 무색하게 들려온 소식은 윤 의원 댁 딸인 혜연의 악의에 찬 진실,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이미 사망했다는 것. 미성년의 나이로는 홀로서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혜연과 혜연 모의 구박에도, 윤 의원의 방관에도 꿋꿋이 이겨내며 윤 의원네에서 독립하기만을 기다리는데……. 

 울고 있던 서은을 발견한 순간부터 그녀에게 가는 눈길을 멈출 수 없었던 경휘. 근본적으로 여자도 사랑도 믿지 않는 그이지만 그의 신경을 거슬리는 서은에게만은 냉정할 수 없는데……. 그는 치근덕대는 윤 회장의 딸 혜연이 아니라, 윤 회장 네에서 더부살이를 하는 서은에게 관심을 가진다. 

 다가오는 경휘를 밀어내고 또 밀어냈지만 결국 그를 받아들이고, 그의 도움으로 지옥 같던 윤 회장네에서 독립을 하게 된 서은. 어느새 연인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도, 미래에 대한 약속도 하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를 불안하게만 한다. 

 서로를 향한 사랑이 뻔히 보이는데도 드러내지 않는 두 사람이 답답했다. 서은의 사연은 알지 못한 채 떠나려는 서은에게 모진 말을 내뱉으며 상처를 주는 경휘도 야속했다. 제 병을 알고 쓸쓸이 죽음을 준비하는 서은을 보면서 안타까웠고, 서은과 윤 회장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혈육간에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섭고 가습 아팠다. 결국 어리석은 행동을 뒤로하고 비로소 남자답게 제 마음을 인정하고 서은을 위하는 경휘로 인해 서은이 행복해지긴 하지만 서은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안쓰러웠다.

 상처를 가진 남녀가 만나 결국 사랑을 하면서 서로의 상처도 치유해가는 잔잔한 러브스토리였다. <오래오래 그 후>의 강점은 심리묘사인 것 같다. 심리묘사가 탁월해서 인물에게 몰입이 잘 되었다는 것, 안정된 스토리와 전개가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어가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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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까라뜨 1
서린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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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가는 줄 모르고 1, 2권을 몽땅 읽어버리게 만든 서린 작가의 <마스까라뜨>. 책 제목인 ‘마스까라뜨’가 가장 무도회를 뜻하는 러시아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글과 정말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을 했다.

 러시아를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범죄조직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예니센의 보스이면서도 스볘따 아니, 마리아에게는 알리크라는 한 남자로만 인식되고 싶어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 알렉산드르 예니센. 그녀가 원한 바는 아니었으나 알리크를 죽이기 위해 향했던 길은 그녀에게 전혀 다른 삶을 안겨준다. 기억을 잃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스볘따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게 되는 마리아 안치페로프. 이 두 주인공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가면을 쓴 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누구도 믿지 않는, 가슴 깊은 곳에 상처를 가진 슬픈 눈동자의 주인공, 냉혈남 알리크는 자신의 어머니 스볘따를 닮은, 기억을 잃어버린 마리아를 만나면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을 느끼고 곁에 두기로 선택하는데…….

 비록 숙명의 굴레 속에서 예니센이라는 족쇄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지만 마리아와 함께 하기로, 마음껏 사랑하기로 결심한 것은 알리크의 선택이었다. 견고한 요새 같던 자신을 수없이 흔드는 마리아에게 두려움을 느끼며 벗어나려고도 해보지만 결국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가기로 결심하는 알리크다.

 열정적으로 사랑하던 두 사람이었으나 마리아가 임신을 함과 동시에, 알리크가 그 유명한 예니센의 보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마리아는 그를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자신의 아이에게만큼은 예니센이라는 이름의 굴레에 가둬두기 싫었기에…….

 두 사람의 앞날에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위기의 순간도 여러 번 찾아오지만 그들의 뜨거운 심장만큼이나 서로를 향한 열렬한 사랑은 결국 두 사람을 함께 하게 하는데…….

 배경도 그렇고 캐릭터도 그렇고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워 시선을 뗄 수 없는 글이었다. 흡입력도 좋았고, 작가가 러시아의 암흑세계를 잘 그려낸 것 같은 덕분에 생소한 배경과 인물임에도 몰입이 잘 되었다. 무엇보다 고독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남주인 알리크와 가녀린 듯 하지만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마리아, 두 인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 간간이 뜨거운 애정신도 등장해주고, 긴박감도 느낄 수 있는 글이라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알리크와 마리아,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스볘따, 그리고 예니센 가의 라이벌 라시코프 가의 후계자 샤밀. 훗날 이루어질 그들의 사랑이야기도 기대하고 있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즈베르>는 도대체 언제쯤 나올까……. 어서 나오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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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센세이션 1
진양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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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읽어본 학원물인 <스쿨센세이션>. 정말 오랜만에 읽어본 학원물이라서 그런 가 신선하고 풋풋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분인 진양 작가의 글이라는 점에서 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된 책이었고 진양 작가표 학원물은 어떨까 내심 많이 궁금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사실 <스쿨센세이션>을 읽었을 즈음 극심한 로설 침체기에 있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그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현재 회귀하고 있지만―.

 여주인 강주는 단짝친구인 연희와 '하이스쿨 센세이션‘이라는 편집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다. 이 동아리에는 전통이 있었으니, 매해 졸업생들이 전교생을 깜짝 놀라게 할 센세이션한 기사를 담은 호외를 뿌리는 것. 동아리 동기인 태운을 오랫동안 마음에 두었던 강주는 그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센세이션한 기사를 꼭 찾겠다고 호언장담하는데……. 그 타켓으로 걸려든 이가 바로 전교 여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연예인보다 더 빛이 나는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윤이재였다.

 교내에서의 윤이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나 정작 그는 그 모든 관심이 귀찮기만 하다. 양호실에 살다시피 하는 그에게는 비밀 하나가 있었으니…….

 이란성쌍둥이인 강호로부터 윤이재가 게이클럽에 드나들고 있으며 게이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해들은 강주는 ‘모든 여학생의 가슴을 애타게 하는 윤이재가 정작 남자를 좋아한다’라는 경악할 이야기야말로 바로 그들의 졸업을 장식할 센세이션한 기사라고 생각하고 이재를 미행하기 시작하는데…….

 단순히 짝사랑하는 태운의 관심을 받기 위해 시작된 이재와의 인연은 강주가 이재의 비밀을 알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그와 깊이 연관되기 시작하면서 그를 마음에 품게 되는 것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는데……. 어느 누가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했던가! 솔직히 태운에서 이재로 쉽게 갈아타는 강주의 변심에 살짝 실망하기도 했으나 남주의 포스를 제대로 풍기는 이재에게 포커스가 집중되어 있던 나로서는 예상했던 전개에 그저 반갑기만 했다. 

 어느새 악연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강주와 이재, 그리고 오랜 홀로 바라기 하던 연희와 이루어진 강호를 비롯해 태운과 윤아. 여섯은 어울려 다니며 우정을 나누어 가는데……. 물론 졸업식날 처음 기획했던 것과는 다른, 센세이션한 기사로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하는데……. 잘만 나아갈 것 같은 강주와 이재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니.

 어느새 어긋나기 시작한 강주 부모님의 불화가 이재 누나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강주는 함께 하겠다는 이재와의 약속을 저버린 채 엄마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1권이 강주와 이재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라면 2권은 8년 후 저마다의 꿈을 이룬 채 재회하게 된 성인인 윤이재와 서강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꿈이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인정받는 유망주인 이재와 뉴욕 패션뷰티 웹매거진 기자로 재회하게 된 강주. 항상 곁에 있겠다 약속해놓고 떠나버린 강주에 대한 원망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강주의 등장에 동요하지 않은 척, 그녀에게 친근하게 구는 제이슨과 태운을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는 이재이지만 여전히 강주를 좋아하는 이재와, 마찬가지로 신경 쓰지 않는 척, 내처짐에 아프지 않은 척, 밝은 척 하지만 이재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강주. 지난 시간동안 힘겹긴 했지만 잊고 지냈노라 생각했던 두 사람이지만 재회와 동시에 서로에 대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깨달은 두 사람이다. 

 계속 어긋나기만 할 것 같던 강주와 이재였지만 제 마음을 인정하고 네 마음대로 끝냈으니 이번에 자기 마음대로 시작하겠다며 용기를 내 먼저 마음을 보이는 멋진 이재로 인해 맞물리지 않을 것만 같던 두 사람의 관계도 변화하게 되고, 강주를 떠나게 만들었던 강주 아버지와 이재 누나의 이야기도 그 뒷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앞날에 장애물이 되지는 못하는데……. 

 1권이 풋풋하고 유쾌했다면 2권은 저마다 성장한 청춘들의 모습을 통해 아련함을 느끼게 했다. 진양 작가 특유의 필력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으나 로맨스가 좀 더 많았다면, 성인이 된 강주와 이재의 모습이 그려지는 만큼 플라토닉 사랑뿐만 아니라 좀 더 발전한 사랑 또한 보여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파릇파릇하면서 잔잔한 느낌의 학원물로 재밌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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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너였다
김효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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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내내 먹먹함을 지울 수 없었던, 눈물을 머금게 했던 김효수 작가의 <처음부터 너였다>. 혹자들은 너무 가라앉은 글의 분위기에 읽기 어려웠다고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김효수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글이다.

 전작인 <휘황찬란 네 오빠와 은옥공주>에서 꽃등대의 둘째아들로 등장한 한 때는 은옥을 마음에 두기도 했지만 규휘와 은옥의 사랑을 뒤에서 묵묵히, 열렬히 응원했던 멋진 닥터 규황과 같은 아픔을 가진 규휘의 멋진 친구였던 섹시스타 선예, 두 사람의 가슴 아픈 사랑과 부부애를 다뤘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며 은연중 나타내던 규황과 선예는 S와 N극이 만나듯 운명처럼 연인이 된다. 언제나 강한 척 하는 선예이지만 누구보다 여린, 많은 상처를 가진 그녀. 그런 그녀의 진면모를 알아보고 대중에게 알려진 섹시스타 선예가 아닌 진정한 가족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랑받고 싶어 몸부림 치는 이효를 사랑해주는 멋진 남자 규황.

 규황이 입양이 되어 꽃등대의 자식이 되었듯, 이효 또한 선예라는 옷을 입기 전에 입양아였다. 입양아라는 이유로 다시 버림 받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착한 딸이 되고자 애썼던 그녀에게 닥친 시련은 열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갖게 된 승모판폐쇄부전이라는 질환. 일찍이 손을 섰으면 됐을 것을, 엄살이라고 생각하면 그녀의 수술을 미룬 양부모로 인해 삼천판까지 고장이 나면서 판막이식이 불가피하게 된 그녀는 양부모의 눈치 아래 수술을 받게 되고, 가슴에 새겨진 수술자국처럼 지워지지 않을 상처 또한 가지게 된다.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생각은 할 수도 해본 적도 없는 이효이지만 규황과 사랑을 하면서 그의 곁에 있는 그녀를 셀 수 없이 꿈꾼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욕심일 뿐이라며 그녀와 끝까지 가길 원하는 규황을 뿌리치는데…….

 다른 로맨스소설과 달리 <처음부터 너였다>는 이효와 규황의 연애 과정을 넘어서 회상방식으로 꽃등대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하게 된 두 사람의 부부간의 이야기, 힘겨운 출산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진다. 똥이요를 빼닮았지만 규황처럼 의사가 되길 꿈꾸는 예쁜 딸 아리를 기적처럼 갖게 된 과정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콩닥콩닥 심장이 뛰어야 할 이효의 심장에선 시계소리가 들린다. 양부모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 기계판막을 이식받고 셀 수 없이 시련을 안고 살아가야만 했다. 규칙적인 약 복용은 물론이고, 아기를 가지기도 낳기도 힘든 이효. 하지만 그녀는 규황에게 그를 닮은 예쁜 아이를 안게 해주고 싶다. 그의 부모가 그러했고 그녀의 부모가 그러했듯 입양이라는 수단이 있음에도 그녀와 그의 피가 섞인 아이를…….

 시행착오 끝에 갖게 된 단단이를 힘겹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효와 규황. 리얼하게 그려진 그 긴박한 상황을 보면서 안타까워 가슴이 저미고 눈물이 났다. 실어증에 걸린 이효가 이해의 아픔이 이해되면서도 스스로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규황이 안타까워 더 슬펐다. 지워지지 않을 아픔의 상처는 이효가 규황을 떠나게 하고……. 이효를 찾아 헤매고 헤맨 규황은 결국 그녀를 제 곁으로 데리고 오지만. 그녀는 규황을 속인 채 또 한번 제 생명을 담보로 어려운 욕심을, 기적을 바라본다.

 여자로서 엄마가 되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를 닮은 아이를 안게 해주고 싶은 이효의 마음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수많은 상처와 시련 끝에 아리를 가슴에 품게 되었을 때, 규황과 행복하게 살아가게 된 것을 보면서 기뻤다.

 가슴에 큰 수술자국을 가지고 있는 이효. 남들에게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하던 이효가 나 또한 이해되었다. 이효처럼 생명에 치명적인 수술은 아니었지만 나 또한 늑골 쪽의 반 뼘 정도의 수술흔적을 지니고 있고, 여전히 그것이 가시처럼 걸리고 아프게 다가오기에……. 그렇기에 이효가 동일시되어 더 몰입이 되었고 그녀의 아픔에 더 아파하고 규황과의 사랑을 더 응원했으며 위험을 무릅쓰고 제 소원과 행복을 이룬 이효의 모습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처음부터 너였다>는 한 사람의 아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길 간절히 바란 한 여자의 평범하지만은 평범한 꿈을 가슴 아프고 절절하게 그려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여자를 사랑한 한 남자의 깊고 넓은 사랑을 애절하게 표현한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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