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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센세이션 1
진양 지음 / 여우비(학산문화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어본 학원물인 <스쿨센세이션>. 정말 오랜만에 읽어본 학원물이라서 그런 가 신선하고 풋풋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분인 진양 작가의 글이라는 점에서 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된 책이었고 진양 작가표 학원물은 어떨까 내심 많이 궁금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사실 <스쿨센세이션>을 읽었을 즈음 극심한 로설 침체기에 있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그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현재 회귀하고 있지만―.
여주인 강주는 단짝친구인 연희와 '하이스쿨 센세이션‘이라는 편집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다. 이 동아리에는 전통이 있었으니, 매해 졸업생들이 전교생을 깜짝 놀라게 할 센세이션한 기사를 담은 호외를 뿌리는 것. 동아리 동기인 태운을 오랫동안 마음에 두었던 강주는 그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센세이션한 기사를 꼭 찾겠다고 호언장담하는데……. 그 타켓으로 걸려든 이가 바로 전교 여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연예인보다 더 빛이 나는 우월한 유전자를 지닌 윤이재였다.
교내에서의 윤이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나 정작 그는 그 모든 관심이 귀찮기만 하다. 양호실에 살다시피 하는 그에게는 비밀 하나가 있었으니…….
이란성쌍둥이인 강호로부터 윤이재가 게이클럽에 드나들고 있으며 게이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해들은 강주는 ‘모든 여학생의 가슴을 애타게 하는 윤이재가 정작 남자를 좋아한다’라는 경악할 이야기야말로 바로 그들의 졸업을 장식할 센세이션한 기사라고 생각하고 이재를 미행하기 시작하는데…….
단순히 짝사랑하는 태운의 관심을 받기 위해 시작된 이재와의 인연은 강주가 이재의 비밀을 알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그와 깊이 연관되기 시작하면서 그를 마음에 품게 되는 것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는데……. 어느 누가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했던가! 솔직히 태운에서 이재로 쉽게 갈아타는 강주의 변심에 살짝 실망하기도 했으나 남주의 포스를 제대로 풍기는 이재에게 포커스가 집중되어 있던 나로서는 예상했던 전개에 그저 반갑기만 했다.
어느새 악연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강주와 이재, 그리고 오랜 홀로 바라기 하던 연희와 이루어진 강호를 비롯해 태운과 윤아. 여섯은 어울려 다니며 우정을 나누어 가는데……. 물론 졸업식날 처음 기획했던 것과는 다른, 센세이션한 기사로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하는데……. 잘만 나아갈 것 같은 강주와 이재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니.
어느새 어긋나기 시작한 강주 부모님의 불화가 이재 누나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강주는 함께 하겠다는 이재와의 약속을 저버린 채 엄마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1권이 강주와 이재의 학창시절의 이야기라면 2권은 8년 후 저마다의 꿈을 이룬 채 재회하게 된 성인인 윤이재와 서강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꿈이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자 인정받는 유망주인 이재와 뉴욕 패션뷰티 웹매거진 기자로 재회하게 된 강주. 항상 곁에 있겠다 약속해놓고 떠나버린 강주에 대한 원망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강주의 등장에 동요하지 않은 척, 그녀에게 친근하게 구는 제이슨과 태운을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는 이재이지만 여전히 강주를 좋아하는 이재와, 마찬가지로 신경 쓰지 않는 척, 내처짐에 아프지 않은 척, 밝은 척 하지만 이재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강주. 지난 시간동안 힘겹긴 했지만 잊고 지냈노라 생각했던 두 사람이지만 재회와 동시에 서로에 대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깨달은 두 사람이다.
계속 어긋나기만 할 것 같던 강주와 이재였지만 제 마음을 인정하고 네 마음대로 끝냈으니 이번에 자기 마음대로 시작하겠다며 용기를 내 먼저 마음을 보이는 멋진 이재로 인해 맞물리지 않을 것만 같던 두 사람의 관계도 변화하게 되고, 강주를 떠나게 만들었던 강주 아버지와 이재 누나의 이야기도 그 뒷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앞날에 장애물이 되지는 못하는데…….
1권이 풋풋하고 유쾌했다면 2권은 저마다 성장한 청춘들의 모습을 통해 아련함을 느끼게 했다. 진양 작가 특유의 필력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으나 로맨스가 좀 더 많았다면, 성인이 된 강주와 이재의 모습이 그려지는 만큼 플라토닉 사랑뿐만 아니라 좀 더 발전한 사랑 또한 보여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파릇파릇하면서 잔잔한 느낌의 학원물로 재밌게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