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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리더를 넘어 위대한 리더로
짐 콜린스.빌 레지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진심으로 좋아하고 깊이 존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일상의 행복을 맛볼 것이다. -3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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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문장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을까.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프리랜서를 하든 얼마나 큰일을 하든 소박한 일을 하든지, 힘들지만 몰입의 즐거움과 결과물의 뿌듯함 그리고 보람찬 하루. 그다음 잠깐 만끽하는 꿀같은 가족과의 휴식. 행복이 이런 게 아닐까.
나는 멘토라는 게 없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주워에 존경할 만한 사람이 있고, 조언도 얻을 수 있는 사람. 나는 없었다. 왜 내 주변엔 다 이렇지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좋은 사람은 많았지만 업무적으로 존경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건 나에게 큰 불안과 고독감을 안겨주었다. 세상이 원래 이런 건가 싶기도 했고, 내 수준과 맞는 인간들만 내 주변에 있는 건가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어마어마한 곳이 많다. 참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몇 개만 이야기해 보자면, 해외 출장비. 그 출장비를 사장의 유흥비로 계산을 하게 한다는지, 내 말 꼭 그대로 하라고 해놓고 문제가 생기면 네가 알아서 했어야지 같은 다중 인격 정신병자. 회사의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해결할 능력이 없으니 부하 직원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무능한 운영진. 혁신을 외치면서 혁신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오너. 책임자가 누구냐고 물어봐도 알아서 하라는 개콘보다 웃긴 명함 하나 없는 가족 회사. 프로세스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고 상장 회사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는 한심하고 뻔뻔한 카피캣. 이런 시트콤 같은 사회생활을 십 년 넘게 해서 그런지, 이 책에 나오는 딴 세상의 고귀한 이야기들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크게 와닿지는 못했다. 저런 회사들의 이야기는 없다. 바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 텐데.
0.00001의 성공한 사람 중에 또 가려서 한 0.0001의 이야기는 읽는 와중에서도 이건 내가 못 하겠는걸 하고 시무룩함을 느낀다. 한 가지는 확실히 배운 건, 책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진리, 인간관계를 폭넓게 잘 활용하는 것. 정말 소개의 소개의 소개가 영업의 시작이더라. 이래서 직장이 거지 같아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나쁘게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싫어도 덤덤하게 남기고 무난하게 지내라는 것. 사회생활을 잘 모를 땐, 인맥이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거 가장 기본이구나 하고 진짜 요즘에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조금 고리타분하게 보일 수 있는 책이지만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최대한 얻어 갈 수 있는 건 이 책에서 얻어 가자. 긍정적인 마인드는 해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