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워, 누가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크리스 밀러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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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미국인은 일본이 산업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GCA가 리소그래피 시장에서 우위를 잃었다고 비난했다. -188p

하지만 진실은 단순했다. 니콘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GCA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190p

워싱턴과 실리콘밸리의 점잖은 이들에게는 다국간의 자유 무역과 세계화, 혁신 같은 진부한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었다. -4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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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레퍼토리 아닌가. 미국이 일본을 과소평가했고, 일본이 한국을 이제는 한국이 중국을 그렇게 보고 있다. 싸구려 제품이라던 중국산 제품들이 이제 대한민국 전 사업에 있어, 질 낮은 싼 가격에 물량으로 점령한다는 시대는 이제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중국의 싼 물건들을 한국으로 가져와서 호박에 줄 긋고 이건 수박이라고, 제조업하고 있다고 떠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국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일본이 우리를 그렇게 보았듯, 우리의 경쟁국은 이제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다. 이제 다가올 AI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생명공학 휴머노이드 로봇,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중국에 앞선 게 있나?

이런 배경 속에 요즘 뉴스를 보면 트럼프가 어쨌니 저쨌니 한국형 엔비디아를 어쩌고 저쩌고, 개헌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지들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 권력에 눈먼 정치꾼들 보면 저것들 다 쓸어버리고 AI한테 국회를 맡겨버리고 싶다.

진정한 인사이트를 얻어 갈 수 있는 건 이런 책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몰입도가 굉장하고 지정학 경제 지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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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아파트에 봄이 왔어요
주미경 지음, 민승지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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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당깨씨를 부르지 않았을까. 곰이네 아저씨를. 돼지 아줌마가 자식들을 생각하려고, 슬프니깐 기분전환하고 싶어서 페인트칠을 요청한 게 아닐까. 5층 까망코는 외롭고 무서웠겠다. 까망코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 귀여워서. 다들 슬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고 그것을 견디고 살았어.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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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뿌리 직업 체험 3 : 과학자 편 파뿌리 직업 체험 3
이정태 그림, 김혜련 글, 샌드박스 네트워크 감수, 파뿌리 원작 / 겜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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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물리학자, 화학자, 생명 과학자, 지구 과학자 중에 머가 제일 좋냐고 물어보니 아직은 잘 모르겠단다. 좋아하는 블랙홀 연구는 무슨 과학자일 것 같냐는 질문에는 지구 과학자라고 대답했다. 아인슈타인 할아버지는 물리학자란 이야기에 신기해한다. 5~6살 아이들이 아파트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인플루언서 시대에, 과학자는 고리타분한 영역이 된지 오래다. 과학자가 선망받는 세상, 과학자는 섹시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조금 더 유저 친화적인 정책과 더불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인데, ‘사‘자 직업에 목매는 현실이 암울하다. 이런 책들도 좀 더 많아지길 바라며, 나도 공부 좀 할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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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노 라투르 마지막 대화
브뤼노 라투르.니콜라 트뤼옹 지음, 이세진 옮김, 배세진 감수 / 복복서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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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 생각나는 질문, 대의를 위해 감당해야 될 것들은 어디까지 용인되어야 하나?

철학 참 어렵다. 초반부는 단어가 너무 고차원적이라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같은데, 정치생태학이란 게 무슨 뜻이고 세계의 인류학이 먼 소리인지 무지해 너무 답답하다. 단어 하나가 품고 있는 거대하고 굉장히 함축적인 결과의 의미로 본다면 철학은 거대한 담론을 단어들에 담어 내놓는 액기스와 같다. 하나의 시처럼 고도의 이해력이 요구된다. 반대로 말한다면 일반인 친화적이지 못하는 이야기다.

이분 말대로 초연결 사회에서 정치 경제 환경을 분리해서 볼 수 없다는 말은 지극히 상식이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을 예를 들면, 미국의 GDP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을 예전 일본처럼 찍어누르겠다는 패권 경쟁, 거장 큰 소비시장을 가진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면서, 달러를 찍어내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기축통화국의 위기를 돌파해 내려는 발악에 가까워 보인다. 각자도생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을 해줬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을 텐데, 그게 좀 아쉽다. 사회주의가 나쁜 것이 아니지만 그걸 교묘하게 권력으로 악용하는 계층이 문제인 것처럼, 동일하게 생태주의니 기후 위기를 외치고 있지만 같은 이유로 좋은 뜻이 희석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이 책의 문제처럼 일반인 친화적인 요소가 부족하다. 계속 가이아와 생태를 거론하면서 지구의 시간은 고려하지 않고 인간의 시간으로만 보는 것인가. 나는 그것이 불만이다. 어떤 확신을 가진다면, 틀릴 수도 있다는 것도 동시에 인정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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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무도 자기가 속한 세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주체가 있다고 말할 수 없어요. -46p

이 세계를 인식할 수단을 확보하고 싶다면 이 세계를 기술할 장치부터 갖춰야 합니다. -77p

정치를 구할 수 있을까요? -115p

사실들은 희박하고, 과학적 발견은 정말 희소하지요. -130p

철학은 필연적으로 암중모색입니다. -1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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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정보라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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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덜 알려진 sf 작가인데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길 바라봅니다. 특히 솔라리스는 철학서에 가까운 심호한 매력이 있는데, 장르적 긴장감도 뛰어난 걸작입니다. 이번에 출간되는 책도 정말 기대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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