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름다운 샤갈의 미술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김미진 지음, 마르크 샤갈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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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감상을 할 때, 어떤 배경지식에 관심을 가지거나 도슨트에 큰 미련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이미지를 보고 느끼는 감정에만 충실했다. 항상 내 뒤를 따라오는 검은 그림자에 쫓기듯이 도망 다녔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으로 보이지만,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과 교훈들을 담백하게 담고 있다. 샤갈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의 일생과 에피소드들을 일인칭 시점에서 나열하며 그의 작품과 연결하는 멋진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벨라와의 ‘생일’은 이야기를 알고 나면 왜 감동이 극이 되는지에 대한, 완벽한 예시이다.

——
그 어떤 울타리도 사양하고 싶었습니다. -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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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된 회오리 마음 잇는 아이 25
박영란 지음, 하수정 그림 / 마음이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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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기 회오리로 시작해, 과학적인 기후 이야기가 나오지 싶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아포칼립스 & 포스트 아포칼립스로 나아간다. 순하디 순한 표지와는 다르게 꽤 무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증오와 집단 분노는 이렇게 모든 것을 파괴해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그것을 되돌리는 힘 또한 가지고 있다. 지구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분노가 아닌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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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요술 부엌 마음 잇는 아이 24
김성운 지음, 녹시 그림 / 마음이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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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죄가 없다.
경험이 늘어날수록 공감대도 덩달아 늘어난다. 아이의 눈으로 보면 요술 할머니의 신비한 나라, 어른의 눈으로 보면 씩씩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읽는 책은 가볍고 유치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성인들이 읽는 진지한 책들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압축되어 있다는 건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야 된다. 이 책은 리드미컬한 흐름으로 대충 읽기가 힘든 이야기다. 양동이의 슬프지만 따뜻하고, 시큰둥하지만 인자한 할머니의 판타지를 경험해 보자. 부모의 마음도 같이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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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 제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작품집
이생문 외 지음, (사)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엮음,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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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제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2025)

-경로 우대증-

남들이 공짜로 다닐 때
몹시
부럽기도 했는데

막상 내 차례 되고 나니
반납하고 싶은
경로 우대증

——
이미 인생의 황금기를 지나온 혹은 황금기이신 분들의 단어들. 앞으로 우리들도 느낄 감정들이다.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 생각도 바뀌고 그만큼 지혜로워진다(아님 말고).

나이대 시리즈별로 나오면 재미있겠다. 세대공감 시리즈. 그림도 1회보다 더 마음에 든다. 이렇게 살아 있음을, 손주도 보고 웃는 그날을 즐길 날이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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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야나 렌조바 그림,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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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곳은 흔적을 남기고, 우리의 DNA는 대물림된다. 생존의 경이로움을 무기로 ’그렇게’ 생겨버린 진화를 역추적하는 지적 여행. 이기적 유전자가 마치 고지식한 이론서(상대적으로) 라면, 불멸의 유전자는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아주 구체적이고 친절한 사례집 같다. 글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들이 많은데, 풍부한 일러스트들이 이 책의 진입장벽을 낮추어준다. 이렇게 진화는 한 편의 시와 같고 자연의 응축된 악보이며 적응과 생존의 아름답고 처절한, 거대한 다큐멘터리다.

무기물, 유기물로 그리고 세포막이 생겨나 생명이 탄생한 일은 필연이었을까? 아니면 아주아주 유일무이한 하나의 우주적 사건인가. 만약 세포막 전까진, 우주적 시점으로 보았을 때 흔한 일이라면, 이후 세포막이 생겨난 건 기적 같은 것일까.

인간만이 번식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라면, 다른 동물들의 입장에선 그게 바로 ‘신‘이 아닐까. 진화하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지식들이 복리로 쌓여가는 인류들 말이다. 물론 그 동물들은 그 사실을 알 필요도 그런 생각조차 못 하겠지만.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야기했던, 8장의 ‘포괄 적응도‘가 다시 등장하고 난 뒤에 생각나는 건, 내가 ‘인간 죽음의 값‘이라고 부르는 개념 즉 평범한 자연사를 0점으로 하고, 인종, 성, 나이대, 수 등을 적용시켜 미디어와 여론 정치적 반응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성인 남자 한 명의 교통사고를 5점으로 치자면, 세 명의 어린아이들의 교통사고의 목숨 값은 60점 이상이라는 식이다. 일반인의 실종사건과 국무총리 아들의 실종사건이 어떻게 같을 수가 있겠는가. 이게 바로 여론전이고 정치적이며 인간의 목숨 값이 (잔인하지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면역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면역에 관련된 책이 출간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더글러스 엠린의 ‘동물의 무기‘와 같이 보길 추천.

그리고 당장 ‘확장된 표현형’ 사러 간다.

——
그러나 우리는 보는 순간 그 기억을 읽을 수 있다. -37p

모든 진화적 발전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53p

동물은 왜 눈에 보이는 바깥은 분명히 아주 잘 설계되어 있는데 내부는 덜 그렇게 보이는 걸까? -91p

고통이 앞서의 행동을 반복하지 말라는 경고라는 다윈주의 해석은 윤리적 의미를 함축한다. -208p

자연선택은 좋은 유전자와 나쁜 유전자를 골라낸다. -255p

여기서 다시금 우리는 의인화하려는 유혹을 평소보다 더욱 강하게 뿌리쳐야 한다. -315p

종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유성생식이다. -3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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