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사람 사는 이야기들은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단편소설들은 공감을 전제로 한 다층적인 이야기 구조를 통해 결말을 참 궁금하게 만든다.—————————-단 하루의 부활망자와 산자의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 할 말이 있지 않았을까. 듣고 싶은 말도 많았을 테고. 저자의 의도인진 모르겠지만(온정이 넘치는 분위기를 봐선 아닌 것 같다) 가족의 따뜻함 속에 도시괴담 같은 아이디어가 오싹함을 더해준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생각나는 단편이다.-백봉이가장 강렬한 이야기. 여러 가지 톤들을 뒤 썩어 선보이는 중첩된 이미지의 공감의 힘이 대단하다. 나한텐 모험소설이자 반전 소설같이 느껴지는데, 그 중심엔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할머니의 방황우리 모두의 이야기. ‘체험 삶의 현장’같은 돋보기로 밀착 취재하는 느낌. 덤덤한 흐름이지만 여러 감정들이 한데 모여 여운을 남긴다.-흔적어느 강렬한 이미지가 우리 머릿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혀있던 기억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그 묻혀있던 기억들이 어떤 사건을 통해 발현되는 기묘한 체험을 맛깔나게 표현하였다.
지구가 계속 좁아지고 하나가 되면서, 역설적이게도 효율성이란 이름 아래 생태계의 다양성이 줄어든다.땅불바람물마음 예찬 가득.생태계에서 다양성의 가치가 아주 큰 모양이다. 우리 몸속의 미생물에 대해서도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었는데, 식량 안보의 리스크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성이라는 것.우리가 파괴해온 지구가 우리에게 무지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옳지만, 어찌 보면 이기적인 인류가 잘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던 흐름이기도 하지 않은가. 환경주의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만 해결책에 대한 내용은 없다. 정치인의 결단력 밖에 없다고.베어 루트의 슬픈 이주 이야기.오키나와의 스펙터클한 전개.스테이크 연어.다랑어의 짭조름함.구워 먹고 싶은 바나나.찐한 향의 치즈.맥주를 만드는 미생물.책을 읽으면서 입맛이 살아나는 신기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