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런 사람이 됐을까? - 굳게 믿었던 나라는 존재에게 던지는 질문
네시베 카흐라만 지음, 이은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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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팔이 책들과는 결이 다른, 진정한 도움이 될 만한 심리학 서적, 진심이 묻어나는 자기계발서 그리고 힐링 에세이.

지식 자체가 치료제가 되진 못한다.
사례집을 좋아하진 않는데,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내용들과 계속해서 해답이 아니라 질문들을 던지고 우리가 우리를 인식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진짜 치료의 첫 단계라고 믿는다. 이 책은 사례집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제대로 보는 능력을 키워야 된다고 호소한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미드 하우스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휠씬 함축적이고 예리하며 마치 범죄소설 같은 재미까지 갖추고 있고,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진정성 폭발이다.

그러나 거의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항상 자신에겐 엄격하고 부족하다고 하지만 정작 다들 능력자들이다. 허영심이 많고 진짜 능력도 부족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에 있는가. 이게 조금 불만이다.

——
이곳저곳에서 자기 발견, 자기 지각, 자기애 등의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12p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이런 틀에 박힌 소리들 너무 지겹다. 상당히 무책임하고 의미 없는 소리들이다.

두려움에 숨겨진 본래의 두려움 -75p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린 진정한 두려움을 감추려 두려움을 이용한다.

늘 그렇듯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인정하기'다. -78p
/인정하기란 정말 어렵고 험난한, 용기 있고 현명한 행위다.

매우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휴식을 취하는 데에는 종종 엄청나게 많은 힘이 든다. -193p
/쉼이란 것도 결코 공짜가 아니다. 돈이 많이 든다.

두려움을 자기 자신의 일부로 간주하면 할수록, 이에 관한 분석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257p
/잘못된 신념이 오래될수록 체념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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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쓰다 유이치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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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외적 스토리가 아닌 실무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소중한 터치다운 회고록.

이 엄청난 일을 저렇게 단기간에 이루어냈다는 인류의 위대함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얼마나 디테일하게 전달해 주는지 이렇게 전달해도 상관없나 싶을 정도로 관련 일을 하는 분들에겐 정말 금광을 캐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겠다. 당연한 소리지만 모든 일은, 연습 연습 연습과 계획을 잘 수립하고 행하는 열정이 다 맞물리고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
소천체의 일그러진 형태는 소천체의 상태가 먼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 소천체가 태양계의 화석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33p

프로젝트는 언제라도 예기치 못한 사태에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56p

하지만 현실은 소설보다 경이롭다. -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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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없던 감각 -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듣는 법을 배운 소녀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
수전 배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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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건 어마 무시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하물며 인간의 감각이 통째로 바뀌는 것만큼 충격이 더 심한 상황이 있을까 싶다.

의학 기술이 발전함에 있어서 막연히 수술을 통해 장애를 고치고 삶의 질이 현저하게 상승하겠단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인간의 몸이 새로운 감각에 받아들인다는 일이 항상 (개인에게) 좋은 일이 아님을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 교양서가 우리에게 주는 선한 영향력 중 하나는 이렇게 새로운 시야를 가지게 도와주고 나아가 어떤 통찰에 이르게 해준다는 것이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만, 적응이 공짜로 생기는 게 아니다. 적응이란 단어 자체에 고통을 수반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몸은 쉬고 싶은데 그놈의 머리가 가만히 놓아주지 않는다. 우리의 뇌는 항상 길을 찾을 것이다. 좋든 나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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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정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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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러버들에게 전한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당장 이 책을 열어 밑 줄 치면서 베껴 써라.(단 썸 타는 사이 한정)

사랑이 아니더라도 지금 바로 나의 감정을 글로 적어보자. 고통이라면 조금은 누그러질 테고 절망이라면 잠시 동안은 평범하게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허무함이라면 잠시 동안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누구나 뜨겁게 사랑을 해봤다면, 보부아르 개인적인 문제들을 논외로 치더라도 이 문체들이 전달하는 절절함과 벅차오르는 진실함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인에게 죽도록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주체적인 삶과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은 절대로 내려놓지 않는 당당한 보부아르의 모습은 여성을 떠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천 페이지에 달하는 이 연애편지가 지루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텍스트이고 마치 10분짜리 다큐멘터리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듯한 달달한 로맨틱 텍스트가 이어지다 1951년 이후 급하강하는 편지 텀에, 씁쓸함이 유독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그것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아요. 그것으로부터 무언가를 찾아내야 해요. 만일 무엇도 가능하지 않다면 최소한 글로라도 무언가를 살려야 해요. -47p

그러나 지금은 당신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는데, 당신도 같은 느낌인가요? -68p

그러나 저는 오로지 행복과 사랑만으론 살 수 없을 거예요. -111p

미리부터 두려움 때문에 죽지는 않겠어요. -295p

저는 마셜플랜을 찬성하지 않아요. 그러나 그것 없이 프랑스는 살아남을 수 없지요. -382p

사랑, 사랑, 사랑, 사랑. -581p

공포의 보수를 가서 보도록 하세요. -808p

매우 소중한 사람, 파리의 쑥덕공론을 더 듣고 싶다면 당신 소식을 좀 보내 주세요. -9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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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10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사마귀 여행 파브르 곤충기 10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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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싸움꾼, 사마귀.

한창 대결을 좋아하는 나이의 어린이들에게 곤충 싸움 대회 스토리로 몰입하게 만든다. 긴 내용임에도 어마 무시한 사마귀들의 습성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마지막 놀고먹는 곤충, 청벌 스토리에 ‘아빠 이거 진짜 재미있다’라고 피드백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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