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닝 프로그램스 - 프로그램으로서의 디자인
카를 게르스트너 지음, 박재용 옮김 / 안그라픽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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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주창하는 디자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혼돈의 먼지들 속에서 하나를 선택한 과정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 감각적 삶의 자세에서 영감이든 머든 간에 꼼꼼히 끈기 있게 기록하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공감할 솔직한 스토리.

비록 사소한 고민들일지라도 그냥 지나가는 먼지들처럼, 신경은 쓰지만 가치의 무게에 따라 금방 잊혀가는 이것들을 파고들어 기록하면 이렇게 소중한 역사적 보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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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나 불일치는 구조의 문제다. -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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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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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평론으로 철학으로, 생각지도 못한 방법론으로 인생을 이야기한다. 예술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 모여놓은 친절한 가이드이자 요약서. 가장 닮고 싶은 글쓰기이다.

내가 항상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던 방식 그리고 조금씩 하고 있는 프로세스로, 영화나 문학에서 인생의 의미와 질문과 위안을 얻어 가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닐까. (뒤로 갈수록 영화 이야기보다 고전에 중점을 두는 흐름은 조금 아쉽다.)

이런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한다. 동기부여에서 성공이란, 돈이란 허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평생에 걸치는 수긍하고 고뇌하고 고통스럽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보람찬 과정이 거의 전부라고 믿고 싶다. 믿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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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사회를 절망에 빠트리는,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많은 상황들은 바로 이런 자기기만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47p

고전을 대할 때 관건은 진열장의 상품처럼 가격을 정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어떻게 일깨우는지 깨닫는 것이다. -71p

•••인간은 이런 무상한 반복을 좋아한다. -216p

시간은 빠르거나 느리다. -246p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느림의 가치이다. -248p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인 장식의 이 부수성 때문에 장식 예술은 이른바 순수 예술에 비해 평가절하 되어왔다. -271p

전혀 몰랐던 과거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는 기쁨이 찾아온다. -2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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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살아가기 위한 기초 지식 - AI 개념부터 위험성과 잠재력, 미래 직업까지 AI 세상에서 똑똑하게 살아가는 법
타비타 골드스타우브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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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란 물음. 그게 국가 별로 통제할 수 있을까? 전혀 아니올시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핵심은 인간을 닮는 게 아니라 인류를 닮아가는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개선해야 될까란 철학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음란물과 혐오 자료들이 넘쳐난다고 인터넷 사용을 금지할 순 없지 않은가. AI를 통제하자고 하는 저의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핵무기 가진 나라들 봐라. AI는 핵무기보다 휠씬 강력한 미래를 가진 무기이지만 특정 계층, 국가, 집단이 독점할 것인가? AI를 국가별로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비관적으로 본다. 넌센스다. 인류를 위협한다고 계속 떠들겠지만 결국 필연적으로 소수에게 권력이 편증되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인류의 많은 부분이 편협적이고 지나치게 차별적이고 이념에 사로잡혀있으며, 대단히 이기적이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데,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될까. 규제를 해야 되는데 범지구적인 규제가 가능이나 한가.

저자는 그 답이 ‘여성’에게 있다는 유용한 페미니즘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마무리되길 자연스럽게 예상했는데, 거기까지 이르진 못했다. 남자들이 만드는 AI는 성차별적이란 사례와 더불어 과거 그리고 지금 현장을 리드하고 있는 뛰어난 여성들을 소개해 준다. 이렇거면 사실 제목 뒤에 (여성 편)이라고 추가했어야.

AI의 순기능에 대해 나열해 주는 목록들이 정말 좋았고, 장밋빛 미래를 보여준다(항상 그렇지만 말하고 꿈꾸는 건 아주 쉽다). 특히 의료 분야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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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의 밤 -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을 암살하고자 했던 히틀러의 극비 작전
하워드 블룸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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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거대했다. -3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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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다음에 따라오는 배경들이 나릇나릇 깔리는 플롯이 마음에 든다.

패전이 명확해지던 나치가 평화 협정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연합국 빅3 지도자 암살 작전은 무슨 미드에서나 볼 법한 소재인데, 이게 역사적 사실이라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첩보물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나치도 그렇고 구소련도 그랬지만 망한 국가들의 가장 강력한 권력기관의 내부를 들춰보면, 그나마 납득할 만한 시스템이라 생각되는 독재자나 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은 거의 없고, 결국 극도로 비효율적인 지들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필멸의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공통점을 항상 수반한다.

문체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고 사실에 입각한 핵심만 찔러내는 구성이라, 첩보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싫어할 수가 있을까. 나치와 미국의 두 가지 시점에 추가로 영국의 시점까지 포함되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사실상 소련이 다 했다) 그리고 마지막 그 유명한 음모론은 첩보소설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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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워닝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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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워닝_Fair Warning (마이클 코넬리, 2020)

술술 넘어가는 글들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말 오래간만에 제대로 읽히는 범죄 탐사 소설.

본인 경력이 없으면 도저히 나올 수 없을 듯한 기자의 디테일한 심리 상태와 저널리즘의 그 어떤 마지노선을 아찔하게 넘나드는 쾌감이 공존하는 이 소설은 맥주 한잔하며 안주와 함께 신나는 미니시리즈를 보는 기분인데, 민감한 개인정보 이슈와 유전공학 소재를 적절히 버무려 가장 대중적인 장르 소설의 표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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