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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설국과 거대 시계 ㅣ 단비어린이 문학
김종렬 지음, 김숙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4월
평점 :
언젠가부터 우리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누군가는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는 절망섞인 말을 하기도 한다 이제는 인간도 멸종위기 동물이고 우리 다음세대는 자연사하지 못하리라는 무겁고도 두려운 말들이 너무나 가볍게 들려온다
이전 세대가 만든 환경을 우리 아이들에게 ‘위기’를 운운하며 즉각적인 행동을 강요하고 겁을 주는 것은 아닌지 너무 큰 짐을 지우다못해 그 짐에 짓눌려 평범한 희망조차 앗아가는 것은 아닐지 마음이 불편하다
이 책은 기후위기에 대해 우리의 역할에 대해 속도감있게 알려준다 ‘기술자’와 ‘노신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또 단 몇발짝으로 기후변화의 한복판으로 쉼없이 우리를 이끄는 구성을 통해 지금의 긴박한 상황을 직면하게 한다
사실 아이들에게 ‘위기’와 ‘멸종’을 말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위에 적어두었듯 우리가 져야 할 짐을 다음세대에게 전가하며 희망을 빼앗는 기분이 든다 어쩐지 끝까지 무책임한 어른으로 남는 기분이다
경종을 알리기 위해 위원회는 하늘에 거대시계를 띄운다 남은 시간을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선택한 일이었고 사람들은 앞다투어 이러한 현상을 해석하고, 분석하고, 보도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곧 익숙한 조형물처럼 여겨지며 하나의 관광지가 되어간다 어쩐지 우리의 상황과 많이 닮았다 거대시계는 없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아! 그렇다더라! 큰일이네!’
감탄사처럼 내뱉은 이후, 그 날 하루쯤은 마음이 불편했다가 다음날 어제와 같은 아침을 맞이하고나면 남의 일이 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지금과 같이 위기를 말하며 ‘경고’하는 것은 그 시효가 참 짧다는 것을 한번 더 되뇌이게 된다 경고와 협박은 잠깐의 경각과 실천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말그대로 잠깐의 효과일 뿐이다
모두가 거대 시계에 무뎌지고, 이전의 삶을 되찾는 중에도 비밀요원 현모만큼은 눈빛이 다르다 기후위기의 한복판에 섰던 증인이니 그렇기도 하겠으나, 지구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행동했던 기술자와 노신사를 통해 그 핵심을 바라봤으리라 짐작해본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소수의 희생을 감수해야한다고 말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언제나 생명의 편에 섰던 기술자 그리고 사람들의 피해를 막기위해 달리고 설득하던 노신사의 모습 내가 현모였다면 이들을 곁에서 바라보며 결국은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긴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거대시계를 봤던 사람들은 잠깐의 충격 이후 금새 잊고 말지만, 마음을 바라본 현모에게는 아직도 그 날의 일들이 묵직하게 남아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도 이런게 아닐까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지점도 이것이 아닐까 모두 각자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행동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짐을 전가하지 않고, 나누어지며 함께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는 것 그게 아니라해도 적어도 나는 이렇게 다짐해보겠다 사랑으로 생명을 귀히 여기겠다고 위기건 아니건, 오늘도 내일도 한결같이 그런 하루를 쌓으며 같이 희망을 노래해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