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이나 조선인이나 목숨 귀하기는 매한가지니 그리하지요.” “고맙소! 적국의 백성까지 귀히 여기는 마음, 소중히 간직할 것이오.” 임진왜란, 주인공인 석두와 할머니는 이 전쟁통에 적국의 포로로 잡혀갔다 기술이 있으면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두부를 만들었고 왜인들은 두부맛에 크게 감탄하며 이 비법을 전수받고자 청한다 눈 앞에서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왜인에게 죽임당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들 또한 포로로 잡혀 온 신세가 된 마당에 ‘왜인이나 조선인이나 목숨 귀하기는 매한가지’라니 이 어이없는 장면에서 한참을 멈추었다 목숨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장소가 어디든지 그저 하루하루 삶을 충실히 사는 삶의 자세로 우리 조상들은 적국에서도 삶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같은 조선인들을 모아 공동체를 이루고 적국의 백성들 배를 불리며 많은 이들이 삶을 잇도록 도왔다 눈부시게 삶을 개척하고 확장해나간 우리 조상들의 삶을 읽다보니 책장도 쉬이 넘어가고 시간이 금새 흐른다 책장을 모두 덮고 나니 목숨 귀하기 매한가지이니 흔쾌히 비법을 전수하고 도우리라는 그 말이 의아함에서 감사로 바뀌었다 사람과 삶을 중히 여긴 그 마음이 많은 이들을 살린 것을 넘어 후대에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게 하니 그 순간 선조가 뿌린 씨앗을 통해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게 되었는지 꼭 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우리 두부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 책이 널리 읽히는 것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우리 문화에 대한 사랑을 더하는 것으로서 우리 선조들이 일군 문화를 거저 누린 빚을 갚을 수 있지 않을까 감사한 마음을 그렇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비단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훈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포로가 된 석두와 할머니 조선인들은 전쟁통에도 적국에서도 꾸준히 자기 삶을 살아간다 현대의 우리는 물리적 전쟁을 겪지는 않으나 상대가 바이러스라는 것일 뿐 전쟁과도 같이 혼란한 세상을 살아간다 전쟁과 같이 언제 끝날지 그 끝이 보이지 않고 매일 새로운 불안과 변화를 마주하는 이 시대의 후손들에게 혼란의 시대를 먼저 겪은 선조들이 전달하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난리와 소문은 언제나 있고 잠시 평안했다가도 어려움은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땀으로 일군 기나긴 역사를 책 한권에 담으며 삶은 충실히 생명은 귀히 여기며 오늘을 살아가라고 일러주는 것 같다 두부 맛처럼 담백하고 간결한 그 태도가 이전에도 그랬듯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사람을 돕고 살리는 일이 되지 않을까 난리와 소문이 계속되고 다시금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에도 두부 맛과도 같은 우리 선조들의 삶의 태도를 떠올리며 각자의 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우리 후손들이 따라가야할 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