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부처님, 성모 마리아님, 제발 한 번만! 이번 딱 한 번만요!'자영이는 1등하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아 빌어본다. 독후감 원고지를 5시간에 걸쳐 퇴고했다.그래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아침에 중학생인 현아 오빠의 방문으로 현아가 급성맹장염으로 응급실에 가서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다. 현아의 독후감을 대신 제출해 달라는 부탁이다. 가방에 원고지를 넣다가 떠오른 만년 2등 자영이는 원고지 이름을 바꿔 적었다.등교 하며 내내 마음에 걸렸던 자영은 원래대로 이름을 바꿔 적으려고 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실내화 주머니에서 발견한 소원 노트, 맙소사!! 열심히 기도했더니 소원 노트가 딱! 소원을 세 가지나 적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나도 요즘 바라는 것들이 있는데 마음 속으로 적어 봤다.소원 노트에 급한대로 자영이는 이번에 일등이 되지 않길 바라는 소원을 적었다.운명의 장난인가... 현아의 독후감이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그건 주인공 자영의 작품인데 이제와서 사실을 밝힐 수도 없다. 기뻐할 수도 없고 축하해 줄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설상가상 담임 선생님께서 깜짝 이벤트로 온라인 싸이트에 응모한다. 두번째 소원을 후다닥 적었다. 독후감 응모한 것을 취소해 달라는 소원이다.세번째 소원은 현아가 자영을 용서하게 해 달라는 소원이었다. 이 소원들은 모두 이뤄지는 것인가... 나도나도~ 소원노트!! 자영이는 스스로 판 구덩이에 빠졌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일이 꼬였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진 않지만 이렇게 진퇴양난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런지... 작가의 말처럼 거저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원보다 본인 의지와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소원들을 더 많이 빌면 좋겠다. 그리고 용기 내준 자영이를 응원한다!
학교 책상에 앉아 있는 머쓱한 표정 같기도 하고 웃으시는 할머니 모습의 앞표지에서 이 늦깎이 공부를 하는 학생이구나 예상했다.양면초등학교의 1학년 2반 학생은8살 4명, 할머니 3명이다. 선생님의 갑작스런 받아쓰기에 주인공 김갓난 할머니는 당황하고 채점한 시험지 점수에 '어젯밤에 공부 좀 할걸' 뒤늦은 후회중이다.선생님의 가정방문, 박물관 체험학습이 즐겁다.박물관에서 설명을 스스로 읽는 할머니는 신났다. 지금 여섯 살 우리 딸이 한글을 조금씩 읽고 있다. 할머니를 보니 둘째가 생각난다.간판이나 책에 보이는 글자를 이제 예사롭지 않게 본다. 글자가 쏙쏙 들어옵니다.이제 한글로 만족하지 않고 영어까지 배우시는 간난 할머니^^ 꼬부랑 글씨.배움에는 끝도 없고 나이도 없습니다.한글, 영어 열심히 배웁니다.달콤한 쉬는 시간도 남이 해주는 밥을 먹는 점심시간도 할머니는 학교생활 체질입니다.그렇죠~ 밥은 남이 해야 제맛이니까!자녀에게 편지를 쓰신 할머니편지를 받고 아들과 딸이 감동의 도가니입니다.어떤 마음인지 알아서 그럴테지요.할머니가 슬쩍 할아버지께 숙제를 내밀고 공부가 즐겁기도 하지만 숙제는 하기 싫은 마음은 동일하겠죠?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학교 다니는 것이 즐거운 갓난 할머니.우리 할머니도 제가 어렸을 때 달력 뒷면에 글자 벽보를 적어두고 보시던 기억이 있어서 더 공감 되었네요. 할머니 생각에 잠시 빠져봅니다.김갓난 할머니의 귀여운 동작과 표정이 어린아이 같아 흐뭇하게 보게 된 그림책이었습니다.
앞면지 액자 속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흐뭇하게 웃고 있다.할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할아버지의 모습이 안스럽다.그림에서 묻어나오는 쓸쓸함이란...대문앞 평상에 앉아있는 할아버지의 시선이 더 아련하다. 그렇게 계절은 계속 바뀌고, 시간이 흘러 어느 새 봄을 맞이한다.역시 가족이 정답이다!!땅을 갈고 텃밭을 일군다.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고할아버지 발걸음과 손길 닿는 곳에 아롱아롱 새싹을 보며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가 웃으신다.자녀와 손주가 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할아버지 얼굴에 땀방울과 더불어 웃음꽃이 핀다.바구니에 수북히 담긴 농작물이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이렇게 마음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뒷면지에는 손녀가 환한 웃음을 띄고 새싹 난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비정상에 관하여>'비정상' 제목을 보고 정상은 뭘까? 제대로 작동한다는 건데...교실에서 다툼의 상황이 전개된다. 학생들끼리 싸움인가보자 했었다. 교사와 학생과의 몸싸움이 일어났다.학생은 유아기 아이처럼 울고 선생님은 뜯어진 단추를 주머니에 넣는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선생님은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동료 선생과 대화중에 알게 된 병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 하면서 지금껏 몰랐던 나에 관해 진단을 받는다. 주인공이 측은하다. 진단을 받아서가 아니라 여태 모르고 지낸 세월 동안 긴 터널을 홀로 걸어나온 것 같았다.나도 더러 비정상적일 때가 있다. 나만 그런가?!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깡패 용역업체 사람들은 일 하러 가면서 페르시안 고양이를 자동차로 치게 된다. 고양이 저주를 염려하며 다같이 장례를 치뤄준다. 그 과정이 유머와 진중을 넘나들며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했다.반려 동물의 장례식 절차 하나하나가 의미 있고 애도하기에 부족함 없이 진행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진심으로 고양이가 편안히 갈 수 있길 기도하는 모습이 순수하다.<내 애인 이춘배>춘배와는 엄마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모두 주인공을 위로 하려는데 춘배는 슬픔을 인정해준다. 그랬구나 하고 기다려주는듯 하다, 의도했던 아니던...춘배는 학창시절 같이 왕따를 당했던 옆 반 친구 광식의 할아버지 장례식장에 온거였다.밖에서는 예의 바르고 다정다감한 아버지는 집안에서는 머리카락 한 올도 용납 안되는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서 꼭 아버지와 반대인 사람, 살갑고 겉과 속이 같은 춘배에게 순수함에 끌린다.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춘배의 굴곡진 삶속에 주인공을 만나 다행이다 싶었다. 서로를 채워주며 양파같은 춘배의 매력에 빠져버렸다.7개의 단편은 비슷한 연결고리가 있다.주인공의 삶이 녹록지 않다.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이라는 그 중에 조금은 불편한 무채색 이야기에 알록달록하게 새롭게 옷을 입혀준 작품이다.
예준이는 열심히 준비한 콩쿠르 대회에 입상하지 못한다. 내심 대회 수상을 기대하고 있던 터라 상처가 크다.슬럼프에 빠진 예준이는 게임 핑계로 밤낮을 바뀌어 지내면서 등교 거부한다.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차가운 밤공기를 쐬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예준이 창으로 나뭇잎이 날아 들어온다.예준이는 나무 위에 올라 검은 고양이 네로를 만나고 나무에 기대 단잠에 든다. 느티나무가 특별하게 느껴진다.서윤이는 부모의 이혼으로 고모네서 지내게 된다. 친구들과 진실게임을 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사실을 말 하고 나면 더 가까워 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서늘해진 반응에 더 상처 받는다.길냥이 네로는 서윤이가 돌보는 길고양이다. 서로 돌봤다고 해야할까. 네로와 느티나무를 통해 위로를 받고 있다.김붙들이 할머니는 딸의 출산 후 손녀를 보육하느라 자신의 삶을 잠시 내려 놓고 있다. 암막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들어온 것을 막으려다 느티나무의 초대장을 받고 나가게 된다. 나무 아래서 육아 동지를 만나면서 뜨개질 교실까지 오픈하게 되고 또 다른 이웃들과도 따뜻한 정을 나눈다. 나무에 자주 놀러오는 까만 고양이에게 뜨개목걸이를 걸어줄 정도로 친해진다.각각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구성으로 연결되어 있다.느티나무와 길고양이 네로를 배경으로 인물들이 같은 시공간에 있다. 예준이가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 서윤이 상처를 보듬어 성장하는 모습, 김붙들이 할머니로 인해 단지 내 이웃들이 가까워지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서 일어난 모습이다.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었다. 가끔 음악회가 열리고 뜨개교실도 있는 느티나무 평상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초록의 싱그러움과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떠올리니 벌써 마음이 편안하다. 살랑살랑 기분 좋아지는 동화다.나무 요정이 해 준 말 중에서p.34 "20년마다 나는 상처가 생기고 그 아픔을 겪고 나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키가 자라고 몸집이 커진단다. 예전에 나를 덮고 있던 껍질들은 모두 딱지처럼 떨어져 나가고 말이야. 새로워지는 거지. 이 세상에 상처 없이 성장하는 일은 없어. 누구나 자라기 위해 성장하는 일은 없어. 누구나 자라기 위해 아픔을 감당해야 한단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 어른이 된 사람들은 모두가 여러 번 나 같은 과정을 겪었을거야. 아픔 없이 크는 것들은 없으니까."p.39 "널 증명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 넌 너 자체로 이미 빛나는 존재야! 저 별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