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달은 음기(陰氣)를 머금은 세상에 창백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높은 천정에 난 구멍 사이의 월광(月光)은 기이하게도 흩어지지 않고, 단(壇)을 향해 달리는 중이었다.
"일단 자네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지."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리를 하는가?"
"증거는 가지고 있는가?""없습니다."
"더 이상 말을 돌릴 필요는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