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씀입죠."간사한 느낌을 풍부하게 머금은 선주혁의 입매를 확인한 무진 진인이 묵직한 음성을 토해냈다."네가 이 자리에서 죽을 수 있다는 걸 아느냐?"
"그러니까…… 그냥 기억이 나질 않는 것뿐이냐?"중년 도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묻자, 선주혁은 또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황급히 대답했다."아, 아닙니다. 이젠 확실히 기억이 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자세히 읽어둘걸.’내심 후회하는 선주혁이었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다.
결론은 미쳤다는 것밖에는 없다.‘그래, 내가 결국 미쳐버린 거구나.’
"이거 한 장만 날 다오. 줬다 뺏었다고 욕하지 말라고. 나도 하루는 보내야 할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