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탄소 사회의 종말 -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읽다
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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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데 아는척 하는 더닝 크루거 방식

반대로 기후변화에 대해 크게 아는 바가 없으면서 그것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다. 이런 이들일수록 단순 논리로 일반화하고, 극단적으로 부인하거나 극단적으로 비관하곤 한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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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교연구에서 한국인들이 기후변화를 ‘염려한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체감하는 수준에서 유추해보면 기후행동에 큰 관심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우려한다고 답변하면서도 실제로는 무관심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기후변화에 관한 여론조사에 임할 때, 객관식 시험에서 정답 고르듯이 모범답안을 말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모범답안으로서의 기후위기 ‘팩트’만을 받아들인 것이 아닐까? 영혼 없는 모범답안이 풍기는 무기력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만일 이런 추측이 옳다면 한국 사회에서의 기후 비상사태는 기후의 ‘물리적 비상사태’일뿐만 아니라, 기후의 ‘소통적 비상사태’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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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집중의 감금 -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환경얘기 No.

연구에 따르면 형편이 쪼들리는 사람은 발등의 불에만 신경을 쓰게 되므로 삶의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인지적 여유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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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극심한 ‘결핍’이 발생한 사람은 ‘주의집중의 감금attention capture’ 상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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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핵심적 결핍은 블랙홀처럼 다른 모든 사안을 빨아들인다. 부족한 것만 생각나고 다른 문제들은 인식 속에 끼어들 틈이 없어진다. 한 실험에 따르면 배고픈 상태에서 영화를 본 사람은 영화의 다른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먹는 장면만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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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이 정도라면 우리가 왜 기후행동에 있어서 사회적 차원을 결정적으로 고려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 당장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기후위기가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다른 어려운 문제까지 고민하라고 또 강요한다면 그것 자체가 ‘인지적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고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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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제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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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각자도생을 선택하는 대한민국. 통계자료 포함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사람이 초유의 고통을 겪고, 국가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직후에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포스트코로나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인의 물질주의 성향이 변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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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자들은 코로나를 겪은 한국인들이 생태환경과 삶의 질, 공동체적 연대 의식을 중시하는 쪽으로 삶의 태도를 바꿨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상식적으로 온당한 가설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분배와 성장 중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성장’(43.6퍼센트)을 택한 사람이 ‘분배’(25.7퍼센트)를 택한 사람보다 더 많았다. ‘개인 간의 능력 차를 인정하고 경쟁력을 중시하는 사회’(61.1퍼센트)를 택한 사람이 ‘개인 간의 능력 차를 보완한 평등사회’(14.7퍼센트)를 택한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세금을 적게 내는 대신 위험에 대한 개인의 책임이 높은 사회’(50.4퍼센트)를 선택한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위험에 대한 사회보장 등 국가의 책임이 높은 사회’(22.3퍼센트)를 택한 사람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경쟁과 자율’ 그리고 ‘연대와 협력’ 간의 선택에 있어서 ‘경쟁과 자율’이 더 많이 나왔고, ‘경제적 성취’와 ‘삶의 질’ 간의 선택에 있어서도 ‘경제적 성취’가 더 높게 나왔다. 이런 응답은 2년 전 동일한 문항으로 조사했던 결과보다도 더 심해진 경향을 보였다. 즉, 한국인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미증유의 사태를 겪고 나서도 각자도생형, 경제성장 지향형 사회를 더욱 선호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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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결론이 난 사안을 마치 합의해서?

과학적으로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을 마치 토론을 통해 ‘합의’해야 할 문제인 것처럼 보도하는 방식은 구체적 행동을 지연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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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후변화 문제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데, 그것을 피하기 위해 ‘증거의 비중에 따른 보도Weight-of-Evidence reporting’ 이론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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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물이 더럽다고 아이까지 버린다.

구시대적 성장 논리와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한국인의 강력한 경제성장형 가치관이 기후위기 보도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환경과 경제를 제로섬 관계처럼 설정하거나, ‘기후변화도 중요하지만 경제발전을 감안해서 속도와 수준을 조절해야 한다’는 식의 완곡어법으로 기후행동에 제동을 건다.
정파적 이유로 기후행동을 위한 정책을 공격하는 태도도 일부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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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정부가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려고 할 때 새로운 제도의 도입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실수를 거세게 비판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그것이 새로운 제도의 안착을 위한 건설적 비판을 넘어 그 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목욕물이 더럽다고 아이까지 버리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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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은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핵발전이 대안이라는 논리를 제시한다. 핵발전소의 각종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탈핵에 따르는 문제만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탈핵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태양광 사업을 반대하는 논리와 연결되곤 하는 특징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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