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외부에서 내부의 기능을 읽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에 반기를 던진 것이 벤튜리였고, 표피와 내부는 달라도 된다는 것이다. 비록 그의 건축이 간판의 건축이 되었으나 그이 이론은 기능과 그것에 의해 드러나는 형태가 서로 자율적일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 P15

도시하부구조의 극단적인 교차가 나타나있는 릴레 계획에서는 4개의 서로 다른 동선 교차로 인해 렘 쿨하스가 과밀이라고 표현하는 피할 수없는 3차원적인 교차가 일어난다. 이러한 교차된 동선 위에 다시 4개의 빌딩을 올려놓음으로써 극도의복잡성까지 치밀어 봄으로써 고도의 공간성을 획득하고 있다. - P16

이 계획에서렘 쿨하스는 과밀한 도시조건에 요구되는 엄청난 밀도를 투입시키기 위하여 무제한의 잠재성을 가진 시간의 틈을 쪼개고 들어가 전체 24시간의 주기를 채울 수 있는 건물 형태가 아닌 현존하는 하부구조를최대한 이용한 용암과도 같은 지형을 조직한다. - P17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모든 정보는 한 개의 칩에 저장 가능하고 하나의 도서관에서 모든 도서관의 디지털 컨텐츠를 소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두 가지 사실은 도서관의 변화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나타낸다. 즉 새로운 형태의 문서 저장법으로 도서관을진정한 지식으로 채울 수 있고 매체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독서 방법으로 책의 매력은한층 강해진다. - P29

변화란 새로운 공간 계획에 따라 그 용도를 신중히 재정립하고 구획을 재배치해야 가능하다. - P29

전형적인 미국식 고층 건물에서 벗어나 섬세하고 건물의 경사면을 따라 원하는 장소에적당한 일조권이 조성된다) 상호 관계적이며(각 면은 특수한 도심 상황에 따라 달리 반응한다)전통적이다. - P29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가상공간에서 처음으로 독자성과 가독성을 결합시킨다. - P29

구조적 도해의 명확성으로 인해 가상공간의 사용자는 실제 시애틀 중앙도서관에 가서 직접 체험을 하는 것과 똑같은 기분을 맛볼 것이다. - P29

1층 학생회관에 들어서면 배고픈 학생, 공부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진 학생들과 더불어선전도 하고 정보도 알리는 장소, 드문드문 보이는 장애인을 위한 램프(ramp) 등을 볼수 있다. 이렇게 과밀한 공공 장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동과 사건, 정보들이 만들어지고 퍼져나간다. - P61

주공간들과 함께 우리는 미소기후지대와 구체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분위기, 공간, 재질, 비례 특성들을 설계하였다. - P61

라스베가스에 어울리는 재치를 발휘하여 쿨하스는 로마 교황 예배당 천장의 미켈란젤로 그림 가운데 부분을 대형 크기로 복제해 천장 가리게 아래쪽에 집어넣었다. 이 외에 주화랑 서쪽 벽에는 폭 60ft, 길이 120ft의 미디어 공간이 자리잡고 있고, 이공간은 전시의 성격에 따라 움직이는 장면과 정지된 장면을 섞어 전시한다. - P112

프로젝트는 비단 외적으로 드러나는 매장 뿐만 아니라 매장내 광범위한 첨단 설비와 웹사이트 구축 등 가상 현실까지 구현한다. 이렇게 실체와 가상 현실의 혼합으로 서비스 체계를 통합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뿐만아니라 새롭게 차별화 된 이미지를 창출해 낸다. - P137

드레싱룸 거울에는 프라스마 스크린(plasma screen)을 부착해 손님들이옷을 갈아 입을 때 자신의 앞과 뒤를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시간차를 이용해 동작을 포착한 후 리플레이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드레싱룸 문은 투명에서 반투명으로 조절할 수 있는 프라이버라이트 유리(privalite glass)로 되어 있어 안에서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 - P137

‘의류 보관소(gament closet)‘ 에는 무선 식별(RFID) 안테나가 장착되어 있어 드레싱룸으로 가져온 옷은 등록하여 터치 스크린 상에 목록 아이콘으로 표기할 수 있다. 여기에서 고객은 옷에 대해 좀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할 수 있고, 또한 소장품 중에서 대체할 만한 옷들을 살펴볼 수 있다. - P137

콘서트홀과 같이 이미 건축 형태가 정형화된 경우에는 어떻게 변화를 끌어내야 할까? 금세기 건축계는 전문가들이 완벽하게 음향을 재현한다고 찬양하는 ‘슈박스 (Shoe-box‘ 의 횡포에서 벗어나기 위해무던히도 노력했다. - P151

포르토 콘서트 홀은 건물의 형태를 놓고 고민하는 대신 콘서트 홀과 일반 대중과의 관계에 관심을 돌렸다. 거의 모든문화시설이 그렇지만 이런 시설을 직접 이용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 대다수는 그저 건물 외관에만 익숙할 뿐 내부까지는 알지 못한다. - P151

건물을 하나의 덩어리로 취급하여 콘서트 홀 2개와 기타 다른 공공 시설들을 없앴다. 그리고 속이 빈 투명한 형태(Hollowed-out Block)로 설계하여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보는 이들에게도 똑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 P151

새로운 홀을 포르토시 보아비스타 광장(Boavista Plaza) 둘레에 있는 원형 벽체의 일부로 표현하는 대신, 독립성을 갖춘물체처럼 만들어 광장에 신선함과 친밀감을 더해준다. - P151

건물은 마치 속을 파낸듯한 몇몇 공용 공간과 엘리베이터, 기타 설비, 사무실, 창고 등 부차적인 서비스 공간으로 나누어진다. 이로 인해 포르토 콘서트홀은 시각적 투명성과 신비로움을 자아내면서 디자인적으로 건축사에 보기 드문 사례를 남긴다. - P151

마천루는 처음에는 중요한 장소로 인지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부함만이 남아 상징성이 소진되어 버리는 비극을 낳는다. 여기서 말하는 진부함은 두 가지로 설명된다. 하나는 마천루가 새로운 문화와 건축, 생활 방식들을 배양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타워는 판에 박힌 활동과 낡은 양식만 고집하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마천루의 수직성이 상상력을 저하시킨다는 점이다. 즉, 마천루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뻗어갈수록 창의력은 곤두박질 치는 것이다. - P161

타워 2개가 일반 프로덕션 플랫폼 위에 세워져 있다. 각 타워는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 하나는 방송용이고, 다른 하나는 서비스와 연구, 교육용이다. 이 두 타워의 꼭대기는 서로 연결되어 경영진용 펜트하우스가 된다. 새로운 우상(icon)이 탄생했다. - P161

위로만 치솟는 진부한 2차원적인 타워가 아니라, 전세계인을 포옹하는 의미로 두 타워를 잇는 캐노피는 진정한 3차원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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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글 자체를 들여다보자. 혐오감과 희열감euphoria의 어울림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고유한 특성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교본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다. - P77

「정크스페이스」는 이 책들의 다른 부분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그리고 결코 멈추지 않는 ‘공연‘을 선사한다. 그것은 이미만들어진 공간의 공연으로, 현대 도시의 공간뿐만이 아니라전 우주의 공간, 무엇이든 다 될 수 있는, 무정형의 마그마로녹아버리기 일보 직전에 있는 이 모든 공간들이 수행하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
PR - P77

이 글은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잔여remainder(변증법적 합성 이후에 남는 것들 혹은 정신분석학적 치료 이후에 남는 찌꺼기)로서의 쓰레기 junk에 대한 개념으로 시작한다. - P78

콜하스가 의미한 것은 바로 영구 혁신이었다. 옛것을 부수고동시에 그것을 끝없이 재활용한다. 한때 위대한 건축가의 고귀한 (심지어는 과대망상증적인) 소명이 바로 이런 과거의 파괴와 재활용으로 축소되었다. - P81

접두사 re-로 시작하는 동사는 정크스페이스를 양산한다..."
이것은 분명 원본original의 상실이며, 그와 더불어 역사도 사라진다. - P82

이제 우리는 (로절린드 크라우스Rosalind Krauss가 바타유Georges Bataille에게서 끌어와 개념화한) 형식 없음the formless의 영역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형식 없음도 여전히형식이며, 형식이 없는 것 또한 하나의 유형이다." - P82

컴퓨터를 활용하는 "비정형 건축가blob architects"로 통하는 건축의 새로운 세대(그레그 린Greg Lynn, 벤 판베르컬Ben van Berkel)가있다. 그들은 ‘어떤 것이라도 좋다‘고 외친다. 하지만 형식 없음은 이런 비정형 건축가의 슬로건과는 다르다. " - P83

여기에서 사이버펑크가 참조점이 될 수 있는데, 사이버펑크 역시 콜하스와 비슷하게 오직 모호하게 냉소적인 방식으로만 자기 자신과 그리고 자신이 속한 세계)의 과잉excess을 탐닉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이버펑크는그다지 묵시록적이지 않다. 그보다는 발라드 James Ballard, 즉복합적인 "세계들의 종말을 그려내는 발라드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 P85

누군가 한때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쉽다. 이제 우리는 이 말을 수정하여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의 종말을 상상함으로써 자본주의를 상상하자. - P86

어떻게 근본적 차이를찾아낼 것인가? 어떻게 하면 역사에 대한 감각을 다시 소생시킬 수 있을까? 그리하여 역사가 우리에게 시간의 신호를, 타자성의 신호를, 변화의 신호를, 그리고 유토피아의 신호를다시 한 번 전송하게끔 할 수 있을까? - P87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다. 바람 한 점 없는 포스트모던적 현재를 탈출하여 실재 역사적 시간 속으로, 그리고인간에 의해 창조된 역사 속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크스페이스」는 역사로의 탈출을 위한 기획이며,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 P87

이 글은 공상과학소설의 장르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즉 부재하는 미래속에 내재된 한 가지 파괴적인 성향을 선택하여 그것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극단적인 방식으로 확대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 P87

이 글이가지고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겉모습은 후기자본주의라고 하는 솔기조차 보이지 않는 매끈한 뫼비우스의 띠에 균열을 낼수 있는 날카로운 칼날이며, 일종의 푼크툼punctum 내지는 지각 강박perceptual obsession 같은 것이다. - P87

역사적 상상력이 독사에 물린 것처럼 마비되고 유폐되어버린 상황에서도 우리는 대문자 역사를 가로막고 있는 견고한 장벽을 돌파해야 한다. - P88

하지만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은 고사하고 미래를 향해 돌진하여 [포스트모더니즘적] 차이를 다시 정복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 P88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글쓰기를 통해우리 자신을 미래 속에 각인시키고 뒤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 P88

[콜하스의] 문장들은 이런 반복적 두드림의 굉음이며, 공간의 공허함을 향해 날리는무지막지한 공격이다. - P88

그러한 문장들의 에너지는 이제 힘찬돌진과 신선한 공기를, 안도의 희열을, 시간과 역사 속으로그리고 하나의 단단한 미래 속으로 다시 한 번 돌진하는 오르가슴을 예언한다. - P88

『쇼핑 안내서』전체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상업의 세계적 변화 과정에 대한좀더 절제되고 학문적인 글의 말미에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결국 쇼핑 말고는 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 P89

우리가 붙잡혀 있는 이 세계는 사실 그 자체로 쇼핑몰이다. 바람도 통하지 않는 이 밀폐 공간은 이미지를 진열하기 위해 파놓은 지하땅굴 네트워크에 지나지 않는다. 정크스페이스라는 바이러스는 사실 쇼핑 바이러스인 것이다. - P89

마르크스는 상품 이론의 "형이상학적 미묘함과 이론적 세부 사항"이 상품의 구매자들(쇼핑하는 사람들)로부터 노동관계를 은폐시키기 위한 방법이었음을 명확히 꿰뚫고 있었다. - P90

서구 마르크스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 저서 『역사와 계급의식Geschichte undKlassenbewußtsein』에서 게오르크 루카치는 서구 철학사라는좀더 큰 틀 위에서 상품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는데, 그는 상품화 개념을 재정초하여 정신적·물리적 사물화reification라고하는 일반적인 사회적 과정의 중심에 위치시킨다. - P90

즉, 단순한 생계 유지나 사회적 재생산을 위한 소비가 아닌 사치품의 판매와 소비가 일반화된 것이다. 이때 상황주의자들과 이론가 기드보르Guy Debord는 상품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창안해낸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상품 물신주의의 최종 형식은 이미지다." 이 명제가 바로 그들이 발명한 소위 스펙터클사회spectacle society 이론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 P91

우리가 이미지를 구매한다는 개념 자체가 이미 상품 개념에 대한 유용한 낯설게 하기라 할 수 있는데, 그보다는 이미지를쇼핑한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더 유용할 것이다. - P92

덩샤오핑의 체계 내에서 ‘부자가 된다는 것‘은 실제로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차라리 거대한 쇼핑몰을 건설하는 것에 더 가깝다. - P93

쇼핑은 하나의 공연이다. 돈과는상관없는 공연이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공간이며, 그 공간이바로 정크스페이스인 것이다. - P93

"쇼핑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공적 활동의 마지막 형식이다." - P97

이는 쇼핑이 21세기의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고 우리의 삶을조직화하는 궁극의 원리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 P97

쇼핑은 우리의 정치적 삶을 조직화한다. - P97

우리 삶의 가장 사적인 부분까지자본의 감시하에 종속시키는 행위가 바로 쇼핑이며, 또한 쇼핑을 통해 우리는 지배와 종속의 관계를 위장하고 은폐하며주체의 자율성을 주장한다. - P97

아울러 쇼핑은 가장 강력한 정치적 힘이자 무기이며, 우리가 자본에 대항하여 사용할 수 있는가장 효과적인 저항의 수단이기도 하다. - P97

쇼핑은우리의 사회적·공간적 경험마저도 조직화한다. - P97

우리는 쇼핑을 통해서만 도시를 경험한다. 쇼핑을 할 수 없는 공간은 도시가 아니며 반면 쇼핑을 할 수 있다면 그곳이 곧 다운타운이고 시내다. - P97

그러면 어떻게 쇼핑은 도시를 자신의 모습대로 조직화하고 변화시키는가? 2002년 발표된 콜하스의 아방가르드적 에세이 「정크스페이스」가 답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문제다. - P98

이 글을 통해 콜하스는 근대화 과정 속에서 펼쳐지는인간의 창조적 활동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그 이면에 감추어진 깊은 주름들을 파헤친다. 그리고 그 주름 속에서 콜하스가발굴해낸 것이 바로 정크스페이스다. - P98

바로 이 널빤지 뒤로 가려진 공간 그리고 그 위에 붙여진 푯말이 정크스페이스의 기표가 된다. - P98

그런데 이 기표가 지시하는 것이 모더니즘적인 의미에서 도시 군중 속의 소외나고독 혹은 실존적 죽음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변화와 혁신의 표시다. - P98

콜하스는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모든 물질적 구체화는 잠정적인 것이다. 자르기, 구부리기, 찢기, 코팅하기. 건축은 이제 양복을 짓는 일과 다름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새로운 종류의 부드러움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 P99

이는 건축이후기자본주의의 유동성과 결합했음을 의미한다. 마르크스의말처럼 "모든 단단한 것은 공기 속으로 날아가버리고 쓰레기와도 같은 찌꺼기만이 남는다. - P99

즉, 건축이 건축을 벗고 후기자본주의의 유동자본과 결합하는 순간 건축은 정크스페이스가 된다. - P99

건축이 기념비가 되는 것을 포기할 때, 그것은 과거와 미래를상실하고 항구적 현재 속에 유폐된다. - P99

이 항구적 현재 속에서공간은 건축과 결별한다. 공간이 자율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 P99

이제 남은 것은 그러한 공간의 끊임없는 유희와 재배치다. 공간 자체가 유동자본의 일부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언제나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또한 버릴 수 있다. - P100

모든 공간은 이제 변화의 과정 중에 놓여 있으며 또한 해석적 깊이를 상실한다. 깊이를 상실한 공간은 원근법이 사라진 공간이며 따라서 표피적인 공간이다. - P100

또한 모든영토는 그것이 실재이건 가상이건 관계없이 모두 잠정적인것이 된다. 공간의 정체성이 이제 절대성을 상실하는 것이다. - P100

그것은 언제나 새롭게 재편될 수 있으며 또한 변화되어야만한다. 정크스페이스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그것은더 이상 건물의 구조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정크스페이스에서는 잠정적이고 대체 가능하며 수정 가능한 하부조직이 전체 구조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 P100

이런 상황에서 건축가의 임무는 건축 속에 역사와 공간의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아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웅장하고 세련되며 항구적이고 기념비적인 구조물을 디자인하고생산하는 것도 아니다. - P101

대신 건축가가 참조해야 할 단 하나의키워드는 바로 ‘쇼핑‘이다. 모든 건축과 도시계획은 쇼핑을담아낼 수 있는 비닐봉지를 만들어내는 것과 관계를 맺는다. - P101

건물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정크스페이스의 상부구조는 건축이 아니라 쇼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콜하스는 주장한다.
"정크스페이스는 거미 없는 거미집이다." - P101

쇼핑하는 존재로서의 포스트모던적 주체는 벤야민의‘산보자‘와는 다르다. 19세기 후반 파리의 아케이드를 배회하던 산보자는 시간 속에 묻힌 도시의 폐허를 응시한다. 그런데 이 응시를 가능케 했던 것은 산보자의 통찰력이 아니다. 그것은 근대 도시 공간의 불균등 발전uneven development 이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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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습성으로 인해 거의 날지 않았던 딱정벌레 각 개체는 바다로 휘날려 가지 않아야만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쉽사리 날 수 있었던 것들은 번번이 바다로 날아갔을 것이고 그에 따라 죽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치 해안 근처에서 배가 난파된 경우 헤엄을 잘 치는 사람이라면 더 멀리까지 헤엄쳐 가는 것이 좋지만 전혀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헤엄치는 대신 그 난파선에 매달려 있는 편이 더 좋은 것과 마찬가지다.

마데이라에서 일부 곤충의 날개는 크기가 커진 반면, 크기가 작아진 경우도 있었는데, 이것은 사용과 불용의 효과와 함께 자연 선택의 작용으로 일어난 결과다

이때 자연 선택은 눈이 머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더듬이나 촉수의 길이를 증가시키는 등, 빈번히 다른 변화들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러한 어두운 곳에서 사는 생물들이 훨씬 경쟁이 덜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것임에도 고대 생명의 흔적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

나는 동일한 속의 종들이 단일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왔다고 믿기 때문에, 만약 나의 견해가 옳다면 오랜 시간 혈통이 이어져 오는 동안 풍토화는 아주 쉽게 일어났을 것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나는 어떤 특수한 기후에 대한 적응은 동물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타고난 체질의 유연성에 접목된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기체의 전체 조직은 그것이 성장하고 발달하는 동안에 매우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어떤 한 부분에 조그마한 변이가 일어나면 그리고 이것이 자연 선택을 통해 누적되면, 다른 부분 또한 변화하게 된다는 의미로 이 표현을 사용한다.

상동적인 부분은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조프루아 생틸레르 씨는 매우 빈번하게 같이 나타나는 기형이 있는 반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거의 같이 나타나지 않는 기형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아마도 상동 관계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예시들이다. 고양이에서 볼 수 있는 푸른색 눈과 난청 사이의 관계,

암컷 고양이에만 나타나는 삼색 털 얼룩무늬,

비둘기에서 볼 수 있는 깃털이 난 발과 바깥쪽으로 향한 발톱 사이에 있는 피부,

갓 부화한 어린 새에 다소간 나 있는 솜털의 유무와 미래의 깃털 색깔,

그리고 털이 없는 터키 개에서 털과 치아 사이의 관계 등이 그렇다.

트러스(truss)의 중앙화 위쪽에 있는 두 장의 꽃잎에서 어두운 색 부분이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나니, 거기에 붙어 있던 꿀샘은 제대로 발육하지 못했다.

위쪽의 꽃잎 두 장 가운데 한 장에만 색이 없어진 경우에는 꿀샘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에 그쳤다.

우리는 종들의 집단 전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가 실제로는 단순히 대물림에 의한 것인데 연관 성장 때문인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과오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괴테는 "자연은 한쪽에서 지출을 하기 위해 다른 쪽에서는 절약을 하도록 강요받는다."라고 표현했는데, 나는 이것이 사육 및 재배 하에 있는 생물들에게 어느 정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생체 조직의 어느 부분이 불필요하게 될 경우, 자연 선택은 어떻게 해서든 다른 부분을 그에 해당하는 만큼 더 많이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불필요하게 된 그 부분을 축소해서 성공적으로 절약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변종이든 종이든 간에 어느 부분 혹은 어느 조직이 하나의 개체 내에 있는 구조 속에서 여러 번 반복될 때에는(뱀의 등뼈, 수술 많은 꽃의 수술처럼) 그 반복되는 수가 다양하다.

반면, 동일한 부분 혹은 기관이 덜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에는 그 수가 일정한데, 이는 일종의 규칙인 것으로 보인다.

오언 교수가 사용한 표현인 이른바 "식물성 반복(vegetative repetition)"은 유기적 구조의 하등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박물학자들이 지지하는 매우 일반적인 의견인, 자연의 계층 구조에서 하위에 있는 것들은 그보다 상위에 있는 것에 비해 더 잘 변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인다. 여기서 하등하다는 것은 그 유기체의 여러 부분에 어떤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화가 미흡하다는 뜻으로 간주할 수 있다.

어떤 종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혹은 비범한 정도로 발달된 부분은 근연인 종이 가지고 있는 동일한 부분과 비교할 때 변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향이 있다

이차 성징으로 나타나는 형질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변이 가능성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변화가 덜 일어난 상태로 복귀하는 경향과 모든 종류에서 변이성이 더욱더 진행되도록 만드는 본질적인 경향, 다른 한편으로는 그 품종을 원래 모습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 꾸준히 일어나도록 하는 힘, 이 둘 사이에서 끊임없는 투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게 되면 결국 선택이 이긴다.

어느 한 종이 같은 속에 속한 다른 종들에 비해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발달된 부분을 가지게 된 경우, 종이 속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오기 시작한 이래로 그 부분은 실로 엄청난 양의 변화를 겪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형질들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그것들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대물림된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속에 속한 종들이 서로 차이를 보이는 유기 조직 부분, 바로 그 부분에서 동일한 종의 암수에서 나타나는 이차 성징의 차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나는 동일한 속에 속한 모든 종들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것들임이 확실하다고 본다.

종의 형질 — 종과 종을 구별하는 형질 — 이 속의 형질 — 종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형질 — 보다 가변성이 더 크다는 점,

같은 속의 다른 종들이 가지는 동일한 부분과 비교할 때, 어떤 종에서 이례적인 방식으로 발달한 부분이 엄청나게 변이한 경우가 많다는 점,

어떤 부분이 얼마나 이례적으로 발달되었던 간에 만일 그것이 어떤 집단에 속한 모든 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면 변이의 정도는 별로 크지 않다는 점,

이차 성징의 변이성은 매우 크며, 근연종 간에 나타나는 이차 성징도 많은 양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

이차 성징의 차이와 보통의 종간 차이는 일반적으로 유기체의 동일한 부분에 나타난다는 점 — 이러한 모든 원리들이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원리들은 모두, 주로 하나의 집단에 속한 종들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많은 형질들을 공통으로 대물림받았다는 점,

최근에 많은 변이를 겪은 부분이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면서 변이되지 않은 부분보다 더 많은 변이를 계속 겪게 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동일한 부분에 일어난 변이는 자연 선택과 성 선택을 통해 누적된 것이어서 이차 성징과 관련된 목적 및 종과 관련된 보통의 목적에 알맞게 적응해 왔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어떤 형질이 수많은 세대, 어쩌면 수백 세대 정도가 될지도 모르는 시간에 걸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임이 틀림없다.

즉 오랫동안 사라졌던 형질이 각각의 후손 세대에서 다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알 수는 없지만 어떤 원인에 의해 가끔 이 경향이 지배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기후나 음식 등 생활 환경의 외부적인 조건은 일부 사소한 변화만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체질적인 차이를 발생시키는 습성과 기관을 강화시키는 사용, 기관을 약화시키고 축소시키는 불용은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해 온 것으로 보인다.

상동적인 부분은 동일한 방식으로 변이하는 경향이 있고, 서로 일관성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단단한 부분과 바깥쪽 부분의 변화는 때로 부드러운 부분, 안쪽 부분에 영향을 준다.

어떤 부분이 상당히 발달하게 되면 그것은 그 인접한 부분으로부터 영양분을 빼앗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자연의 계층 구조에서 낮은 단계에 있는 유기체가 더 특수화되어 높은 위치를 차지한 유기체보다 더 잘 변이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원인에 의한 것인 듯하다.

흔적 기관은 쓸모가 없어서 자연 선택을 통한 작용을 받지 않을 것이며, 결국 변이가 잘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종의 형질 — 동일한 속에 속한 여러 종들이 하나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기해 나온 이래로 서서히 달라진 형질 — 은 속의 형질 혹은, 오랫동안 대물림되었고 대물림되는 동안에 달라지지 않은 형질보다 변이하기가 더 쉽다.

자연 선택은 기관이 얼마나 비범한 방식으로 발달되었던 간에 그 기관에 일정한 형질을 쉽게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새로우면서도 중요한 변화가 격세 유전이나 유사한 변이를 통해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변화는 자연의 아름답고 조화된 다양성을 증가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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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손의 철학은 두 측면을 갖는다. 하나는 고대 그리스 철학과 근대 자연 과학에 대한 반성과 비판에서 출발하여 서구 철학의 지성주의적 편향을 폭로하는 것으로, 베르그손은 이를 ‘공간적 사고’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실재의 본모습으로 회귀하여 직관적 사고를 통해 진정한 시간의 모습인 ‘지속’을 발견하는 것이다.

의식 상태들의 지속은 의식 속에서 기억이라는 특징적인 양태로 보존된다. 『물질과 기억』은 이러한 기억의 작용 방식을 다룬다.

우리의 기억은 마치 눈덩이가 쌓이듯이 아무것도 잃어버림이 없이 모든 것을 고유한 질 자체로 보존하는 연속적 흐름이다. 의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억도 사실은 잠재적 무의식 속에 보존되어 있다.

우리의 기억은 마치 눈덩이가 쌓이듯이 아무것도 잃어버림이 없이 모든 것을 고유한 질 자체로 보존하는 연속적 흐름이다. 의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억도 사실은 잠재적 무의식 속에 보존되어 있다.

진화는 기존 요소들의 점진적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새로움의 출현으로서 창조와 생성의 증거라는 것이다.

진화선상에서 볼 때 지성은 물질에 적응하는 생명의 능력이고 진화의 산물로서 다른 동물에도 지능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베르그손은 인식론이 생명 이론과 필연적으로 관련된다고 주장한다.

결국 지성은 물질에 관한 인식으로서는 유용하지만 생명에 대해서는 불완전한 인식이고 이 경우에는 직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관은 지속하는 실재의 모습을 내부로부터 파악한다. 사물의 본성은 직관적으로만 파악되는 유기적 단일체이며, 직관은 사물을 그 유기적 전체성 속에서 파악하는 한 절대적 인식일 수 있다

과학은 개념과 분석을 토대로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주지만 형이상학은 개념을 넘어서서 직관에 의해 사물의 핵심에 도달한다

과학은 개념과 분석을 토대로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주지만 형이상학은 개념을 넘어서서 직관에 의해 사물의 핵심에 도달한다

열린 사회는 진화 속에서 생명이 추구하는 미래를 향한 개방과 도약, 가능성과 기대 등과 관련된다.

베르그손은 희극성이 감성을 배제한 순수한 지성에 호소한다고 말한다. 웃음은 또한 사회적 의미를 가지는데 사람들에게 웃음을 자아내는 행동은 사회적 합의에 맞추어 교정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무의식적 강제를 보여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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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쇼핑몰은 전통적인 유형의 다운타운이 수행했던도시의 기능을 공식적으로 떠맡았다. - P70

쇼핑몰 내부에서 정치적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에 관한 판결에서 뉴저지 대법원은 "쇼핑몰은 "전통적으로 언론의 자유의 고향‘이었던공원과 광장의 역할을 대체했다"고 선언함으로써 "쇼핑몰이 오늘날의 도시 중심가를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한 시위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 P70

그러나 "쇼핑몰이 도시로 복귀하게 된 이 사건이 재판에서승리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기에, 논문의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덧붙일 수밖에 없었다. "시내가 구원받기위해서는 교외郊外가 선사하는 죽음의 키스를 받아들여야만했다." - P71

크리스탈 팰리스The CrystalPalace는 다시 한 번 우리를 쇼핑 세계의 기원으로 (그리고 조지프 팩스턴Joseph Paxton*이라는 한 개인의 천재성으로) 안내한다. - P72

쇼핑 산업에서의 혁신과 관련된 그 어떤 연구도 디즈니가 만들어낸 것들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새로운 종류의 도시계획, 쇼핑, 세계화, 오락 산업, 심지어 새로운 종류의 유토피아까지, 이 모든 것들이 월트 디즈니의 발명품들이다. - P72

사물의 체계에는 생태학이 존재하듯이, 쇼핑몰에는 건물의 구획화, 복도, 매트릭스와 같은 공간의 심리학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로 이곳에서 앞서 언급했던 쇼핑몰의 선결 조건들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 P73

빅토르 그루엔Victor Gruen*은 우리를 쇼핑몰의 기원으로안내한다(우리는 이 기원을 더 이상 ‘원점ground zero‘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해럴드 블룸Harold Bloom이 말하는천재**라고 부르면 어떨까?). - P75

왜냐하면 쇼핑몰은 그루엔의 창작품이며,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대의 미국적 공간 혹은 비공간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고, 또한 그것이 시장의 역사적 사건들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기이한 괴물이 아닌 인간 생산 활동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분명 다소 위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P75

현대의 다른 모든 문화 영역에서도 그러하듯이, 건축 역시 고급예술/대중문화의 분열을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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