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랑 함께 어울어져 살아가지 못하는 지금 우리에게는
이상과 상상같은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어둠과 밝음을 오롯이 느끼고 받아드리기에는 현재의 도시는 쉼없이
시끄럽고 밝고 휘황찬란하고 바쁘고 정신이 없어요.
달림이 있으면 쉼도 있어야 하는데 쉬어감은 어쩐지 뒤처짐으로 여겨져
선뜻 할 수 없는 행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숲으로 사람이 없는 곳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캠퍼들이 늘어나는 가 봅니다.
바람의 냄새도 느끼고 강물이 흐르는 소리도 듣고,
깜깜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말이죠.
나바호족 소녀 루이치를 통해 저는 자연을 떠올리게 됩니다.
티 없이 맑고 깨긋한 루이치와의 인연 속에서
끝도 없는 자연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인간들이지만
그 속에서 소중하고 진실한 우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쉬도때도 없이 떠들어대는 잔인한 소음을 듣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
친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기울이고 소중하게
담아들 수 있는 귀한 시간을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네요.
현대의 때가 묻지 않은 원주민의 루이치가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의 모습이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간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이 말하는 소리에 진심으로 대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루이치와 함께 언덕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보고, 바람의 향기를 맡아보고
달이 들려주는 자장가에 잠들수 있는 하루를 마주할 수 있을까요?
지구라는 하나의 공동체가 서로 이어져 있음을
우리 아이들이 미리 알려줘야겠습니다.
미워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같이 살아가야 함을
일깨줘줘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