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적 구조는 매력적이지만 아마데우의 사색에 동참하기엔 역부족. 유치함은 나만 느꼈던걸까. 그럼에도 다 읽고 나면 그레고리우스의 동선이 계속 떠오르는 건 여행, 떠남, 인생,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동경 때문이리라. 리스본과 코임브라, 포르투에서 그레고리우스의 흔적을 따라갔던 3주간의 행복을 기억하며 이 책을 마음에 담는다.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숭배하는 종교 안에서 금욕 중이다.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개피와 나의 꿈들이, 우주와 별과 일과 사랑과 심지어 아름다움과 영광을 훌륭하게 대체한다. 나에게는 자극이 거의 필요없다. 나는 내 안에 충분한 아편을 갖고 있다. -페르난도 페소아, (불안의 책) 중에서 인용
별이 10개 있다면 그렇게 주고 싶은 책.이 책을 읽고 채식주의자가 될까 두려워 못 읽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차라리 열심히 읽고 그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불편하거나 두렵다고 피하기보단 정확히 알고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갖고 먹는 편이 낫다. 그것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40분밖에 걸을 수 없는 돼지에게, 약하게 태어났다고 망치로 내리쳐지고 똥장에 버려지는 돼지와 닭에게, 맛있는 고기를 위하여 마취도 없이 동물의 내장을 뜯어내는 데 말없이 동조했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속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