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2부의 마지막을, 즉 꺼져가는 불씨를 그러모으는 심정으로 폴이 수전을 돌보는 부분을 나는 지하철에서 읽었다. 가슴이 저며오며 이 안타까움이 현실이고 지금 이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흔들리며 알 수 없는 곳으로 흩어졌다 모여드는 이 많은 실물들은 허상인듯 느껴졌다. 줄리언 반즈가 창조해낸, 어쩌면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는 이 인물들에 나는 깊은 연민과 애정을 느꼈다.
주요 역사책들의 다이제스트판. 그래도 지적 자극을 주기엔 나쁘지 않다. 이런 집약본 보다는 원본을 읽는 게 낫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여기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 취향에 맞게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어쨌든, 언제나 역사를 안다는 건 중요한 일이며 역사를 공부한다는 건 인간을 더.깊이 알고 싶다는 욕망일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이 책을 읽고 마르크스나 E. H 카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기약없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