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운반하는 아버지와 아들..소년은 남자의 마지막 남은 희망이자 양심이다. 아들은 계속 우리는 좋은 사람이냐고 아버지에게 묻고 아버지의 행동을 선으로 이끈다. 네가 모든 일을 걱정해야 하는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굴지 마..그렇다고요. 제가 그런 존재라고요. 소년은 마지막 희망이자 구원이었기에..남자의 양심이자 모든 것이 불타버린 지옥과 같은 세계에서 꺼져가는 불씨 같은 인류의 양심이었기에...이 끔찍하고 치명적인 소설을 내 생애 두번이나 읽었다.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았다.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
정약용에 관한 책들은 읽고 나면 꼭 ˝다산 앓이˝를 하게 된다. 젊은 다산에게 존재했던 두 하늘, 천주와 정조. 이 둘을 동시에 이고 있었던 한 실학자의 고뇌에 찬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애틋하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하고..파란과 격량의 세월 속에서 피하거나 숨기 보다는 늘 정면돌파를 선택했던 다산의 생애가 또 한 번 숙연하게, 서늘하게 다가온다. 이번에도 한동안 ˝다산 앓이˝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