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손열음 하면 나쁘지 않다, 정도였다면 이 책을 읽고는 팬이라고 말하고 싶다. 보통의 음악칼럼니스트의 글은 뭔가 실체가 없이 허공에다 외치는 울림 같다면 실제로 연주하는 이가 연주자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슈베르트, 모차르트, 베토벤의 이야기는 더 생생하고 흥미롭다. 앙코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국 관객들의 반응이나 콩쿠르의 분위기, 음악가들의 숙명인 연주여행, 악기에 대한 이야기 등 이 책을 읽으며 몰랐던 음악가들의 삶이 친구에게 듣듯 소소하면서도 감칠맛나게 전해진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와 피아노만 했다는 말이 증명하듯 그녀의 필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다. 그녀의 다음 책이 절실히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 책을 읽으며 몇몇 곡들은 유투브를 통해 찾아 들으며 읽었다. 그녀가 권해주는 곡들은 역시나 좋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다른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며 연주하는 음악가들이 부러우면서도 음악에 ˝선택˝ 당하여 평생 예술가의 고된 길을 ˝숙명˝인양 걸어가는 구도자와 같은 그들의 삶에 경의와 감탄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순수 국내파가 이룬 쾌거, 대한민국 피아니스트 손열음, 그녀에게 따듯한 응원과 오랜기간 함께 갈 애정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