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김진숙의 살점이 그대로 드러난, 피가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날 것 그대로의 문장이 가슴을 후벼판다. 그가 2011년 크레인 고공농성 중일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망버스를 끌고 부산 영도로 내려갔는지, 배우 김여진이 왜 그렇게 김진숙을 살리려고 노력했는지 알 것 같다. 노동운동으로 똘똘 뭉쳐진 김진숙이라는 사람의 카리스마와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는 숱한 추도사가 있는데 나는 유투브에서 추도사를 읽는 김진숙을 찾아봤다. 내가 눈으로 건성으로 읽은 추도사를 김진숙은 한자한자 누르며 울면서 읽고 있었다. 사랑하던 동지가 죽었는데 그 당연한 걸 몰랐다. 김진숙은 이 책을 피눈물을 흘리며 쓴 것이다. 그렇기에 이 한권의 책 앞에서는 음악도 사치고 한끼의 밥도 황송하다. 전태일의 글 만큼이나 진실하고 아름답다. 낮은 곳에 피었다고 꽃이 아니기야 하겠습니까.발길에 차인다고 꽃이 아닐수야 있겠습니까. 발길에 차이지만 소나무보다 더 높은 곳을 날아 더 멀리 씨앗을 흩날리는 꽃. 그래서 민들레는 허리를 굽혀야 비로소 바라볼 수 있는 꽃입니다. 민들레에게 올라오라고 할 게 아니라 기꺼이 몸을 낮추는게 연대입니다. 낮아져야 평평해지고 평평해져야 넓어집니다.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만으로는 봄을 알 수 없습니다.민들레가 피어야 봄이 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김진숙 <소금꽃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