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육아 - 기준을 세우고 한 발 물러나 바라보는
이현정 지음 / 지식너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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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을 세우고 한 발 물러나 바라보는

기다림 육아 / 지식너머

글. 이현정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많은 육아서들을 읽은것 같다.

물론, 많이 읽었다고 육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것도 아니고,

상황에 따라 어찌해야하는지 안다고 절대 육아고수가 되는것도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머리가 자라는 아이들과 지지고 볶을때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한가득이다.

읽는다고, 안다고 눈에 보이게 특별히 바뀌는것도 없는데 왜 그리 열심히냐고 묻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투성이인 엄마사람 자리에서 밀리지 않기 위함이고,

읽는 순간만큼이라도 배우고 반성하기 위함이고, 

외롭고 지지부진한 육아의 길에 나와같이 걷고 있는 동지를 만나기 위함이다.


기다림 육아

누적 방문수 300만, 네이버 육아 파워블로거 '알프스하이디'님이 저자이다.

이미 육아맘들 사이에선 너무나 유명한 블로그 포스트 <엄마를 위한 알림장>.

공감가는 육아멘토링은 물론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된 육아 노하우를 가감없이

공유하고 있으니 나같은 육아 블로거들에겐 이미 너무나 든든한 조력자이다.

그런 그녀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기다림 육아' 

'부모의 기다림은 아이의 집중력으로 이어진다'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기다림 육아'를 실천 중인 그녀의 이야기를 엿볼수 있는것에 큰 의미가 있다.

옆에두고 내가 설레발 칠때 언제든 꺼내 읽어볼 수 있는 그런책인듯..

 

저자가 책 뒷편에 슬로건으로 내건 문장이 책 내용을 제대로 요약한듯 하다.

 

"평생 아이를 따라다니며 챙겨줄 것인가,

스스로를 챙기는 힘을 길러줄 것인가는

'부모의 기다림'에서 판가름 난다!"

 

책은 아이들의 연령에 맞게, 부모가 먼저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주고

아이가 해내도록 기다려주는 육아법을 소개한다.

4살, 10살 아들들이 한창 자기 주장이 강할때라 둘을 다른 방법으로

기다려주고 응원해줘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진득히 기다려 주고, 지켜봐주고,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하는데

알면서도 위험해 보이거나, 답답해 보이면 잔소리를 하게되고

그 일을 내 손이 먼저 하고 있다.ㅡㅡ 반성해야함..

 

 

저자는 좋은 엄마의 본질적인 의미를 생각하게 하며,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아이에게 제일은 엄마인 나 자신임을 잊지말라고 당부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읽어보고, 또 마음을 다 잡게했던

Part 3. 엄마는 매일이 시행착오 중입니다(엄마의 나쁜 습관)과

Part 4. 기다림 육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기).

실제로 엄마들이 많이 하는 실수로 나의 나쁜 습관들을 돌아보게 됐고,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며 내 아이를 온전히 믿는 법도 배우게 됐다.

저자가 직접 시행착오를 겪은 육아 이야기들을 해줘서 더 구체적으로 다가 왔던것 같다.

 

그중 3장에서 '입술 30초, 가슴 30년' 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확 꽂혔다.

내가 하는 말이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빠릿빠릿하지 못한 큰아들의 굼뜨는 행동에 나도 모르게 잔소리 융단폭격을 해대고 나면

아이도 나도 둘다 지쳐서 그 상황을 후회하곤 했다.

부모의 말은 잠깐이지만, 아이에게는 평생 갈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는데

'내가 지금 이 아이에게 무슨 못씁짓을 하고 있는건가?' 한동안 반성하게 됐다.

화에 못이겨 내뱉았던 모든 말들이 사실은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었으니..

단락이 끝날때마다 정리해주는 키포인트 부분 너무 좋았다~

 

 

 

중간중간 키포인트와 저자가 읽은 육아서에서 발췌한 구절들이

모두 가슴에 와닿았고 공감이 갔다.

 

또, 아이를 완전히 믿는다는것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볼수 있게 됐다.

믿는만큼 자란다는 아이들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울타리가 되어줘야 하는 부모자리.

다해주는 부모가 아니라 다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부모가 되어야할것이다.

조금 떨어져 지켜보면 너무나 멋지게 성장하고 있는 내 아이가 보이는데

그동안 너무 가까이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며

내 아이를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로 만들고 있었던건 아닌가 생각해봤다.

작은것 하나도 스스로 할수 없어 매번 허락받고 해야하는 아이로 크는건 상상만 해도 싫다.

우리아이가 제대로 멋진 성인이 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자. 그리고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한 발 물러나 바라봐주자. 

그리고 내아이를 위해 따뜻한 미소를  창착하고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자.

저자의 따뜻한 조언들이 그동안 알면서도 자꾸 실수하고 있던 나를 돌아보게 했다.

역시 내공이 대단하다. 엄지척!

 

마지막 파트로 엄마들의 마음까지 다독여준다. 완전 감동^^

 

느리게, 천천히, 지금에 감사하며 

그렇게 아이와 함께 한뼘 더 자랄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기다림 육아'를 정독하고 , 정말 작가가 말한대로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사실 나는 완벽한 엄마가 아닌데 완벽하려 하다보니 아이도 나도 서로 힘들었던거다.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다보니 아이에겐 그만큼의 자유가 보상되었고

스스로 뭔가 하는 시간이 늘었다. 정말 윈윈이라는게 가능한 육아법인듯..

쉽지 않지만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마법같은 육아노하우가 가득한 실용적인 육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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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시골에서 검은달 1
김민정 지음, 전명진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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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시골에서 / 스콜라

글. 김민정, 그림. 전명진


호러, 공포물 시리즈를 넘나 좋아하는 큰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책이에요.

표지부터 오싹한 스콜라 공포 문학 시리즈 검은달 첫권, '한방중 시골에서'입니다.

전설의 고향에나 등장할법한 옛날부터 내려오는 미신+풍습이 소재가 되었는데요

'인간의 손톱에는 영혼이 깃들어있다' 거나, '팥은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 는 이야기가

 책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줍니다. 어른인 내가 봐도 몇몇 장면은 오싹했어요~ㅡㅡ;

공포 시리즈 좋아하는 큰아들은 오싹해서 더 재밌다며 정독했고,

둘째는 먼발치서 그림만 보고도 무서워서 근처에도 오지 않았답니다.

아직 애기애기한 둘째에겐 그림도 엄청 무서웠을것 같아요.

동생 놀리기 좋아하는 큰애에게

절대 동생에게 보여주지말기!로 약속까지 받아내야 했답니다.

그정도로 그림은 엄청나게 무서웠어요..ㅜㅜ

 

주인공 장우와 동생 선우는 방학을 맞이하여 시골에 계신 할머니댁에 가기로 합니다.

물론, 핸드폰 게임에 푹빠져있는 장우의 버릇을 고치기위해

엄마가 생각해낸 특단의 조치였어요.

그걸 눈치 챈 장우는 게임이 안되는 시골에 가는 것이 너무 싫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동생과 함께 시골 할머니댁으로 향합니다.

시골에 도착하면 정류장에 나와있기로 하신 할머니가 안계셨고,

둘은 택시를 타고 할머니댁으로 갑니다.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할머니집은 음산하기 그지없었고,

나중에 만난 할머니도 왠지 할머니 같지 않습니다.

다리가 불편하셔서 데리러 나오시지 못했다는 할머니..

 

 

밤에는 위험하니 밖에 나오지말란 당부를 하고, 잠도 따로 다른방에서 주무십니다.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와 강아지도 없어졌고, 끔찍해하던 쥐는 엄청 많아졌습니다.

거울도 모두 깨져서 없고,  항상 차려주셨던 푸짐한 음식도 없습니다.

이상한것 투성이었지만 몸이 불편하셔서 그러신거라 생각하지요.

 

좋아하던 게임의 캐릭터가 출몰한다는 곳이 시골 할머니댁 근처 절이라는 것을 알게된 장우.

절로 향하던 중 할머니 이웃집에 사는 나희라는 친구를 만나게됩니다.

쥐에 둘러싸여 질겁할때 도움을 준 나희는 이것저것 친절하게 알려주는 친구지요..

여전히 할머니는 이상하시고, 점점 더 알수 없는 행동도하십니다.

 

 

그리고 어느날 밤. 동생의 화장실문제로 밤에 밖으로 나오게 된 장우는

 새빨간 눈을 희번덕 거리는 커다란 괴물 쥐를 보게 됩니다. 

무서운 형제는 할머니를 찾았지만 어디가셨는지 없었고,

나중에야 나타나신 할머니는 장우가 잘못본거라 안심시키고,

밤에는 밖에 나오지 말라는 당부를 한번 더 하시지요.

 

갈수록 이상하고 섬뜩한 일들이 일어나고,

할머니는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십니다.

한달 가까이 할머니가 바깥출입을 하지 않으신다는

마을 어른들의 말씀을 생각하니 더욱 이상함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마당 한켠에서 발견하게 된 할머니가 키우던 고양이 방울이의 시체.

더이상 할머니를 믿을 수 없었던 형제는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그때 지나가던 나희를 만나게 되고, 나희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하룻밤을 나희네 집에서 보내기로 한 형제.

그곳에서 나희와 얘길 하면서 그동안의 할머니의 행동들이

혹시 치매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밤이 늦었지만 할머니가 걱정되서 다시 돌아가기로 한 장우와 선우.

 다시 돌아간 형제와 형제를 기다린 할머니..

그리고 벌어지는 오싹하고 괴상한 일들.. 

 

 

모든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는 뒷 얘기들은 저한테도 섬뜩했어요.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지만 모든 공포시리즈가 그렇듯..

전부 다 알려주면 재미가 없을것 같아 여기까지만! ^^*

 

탄탄한 스토리때문일까요?

손톱을 아무데나 버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더라구요.

아이들 생일에 팥떡도 제대로 챙겨먹여야겠단 생각도 들고..^^;;

그리고 생명이 있는 모든것은 귀하지 않은것이 없는데

우리가 그동안 쥐라는 동물을 너무 천하고 더럽게만 본건 아닌지

살짝 반성도 하게 되었답니다.

상처받은 쥐가 그렇게 무서운 앙심을 품게 될줄은...ㅜㅜ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제대로 무서운 공포시리즈 읽었던것 같아요.^^

스콜라 공포 문학 검은달 두번째 시리즈도 기대됩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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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 기쁨의 감각을 천천히 회복하는 다정한 주문
김혜령 지음 / 웨일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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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 웨일북

글. 김혜령


 

늘 느끼는 것이지만 행복은 참 어려운 주제다.

지금 참고 견디는 것은 행복하게 살기 위함인데

아무리 견뎌내도 계속 힘들기만 할때는 행복은 멀리있다 느끼다가도

정말 별것 아닌것에,

 예를 들면 내가 만들어준 간식을 맛있게 먹으며 엄지척해주는 아이의 모습에

미소 짓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또 최고 행복하기도 하니..

특별히 넘치게 살지 않아도 마음먹기에 따라 작은 행복은 도처에 널려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있을땐

 왠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투덜투덜 힘들다! 왜 나만 힘드냐? 너도 힘들어라!

이건 뭐 지뢰밭이다. 건드리면 터진다. 건들지마라! 가시가 돋혀 협박하는 날들이 비일비재했다.

'행복하지 않다' 고 생각하니 내 생활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려갔다.

그냥 허공에 둥둥 떠있는 알수 없는 행복이란 허상을 쫓으며 불행을 안고 살던 그때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준 책과 스님의 설법.

책을 읽었고, 절에 다녔다.

책의 구절 구절을 소리내에 읽고,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를 가슴에 새겼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견디며 알게 된것이 '모두 마음 먹기에 달렸다' 는 것이었다.

소소한 내 삶의 작은 행복.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것이 내겐 큰 기쁨이면 행복이지 별건가 싶었다.

 

하지만 인간은 참 간사하다. 한동안 잘 행하고 마음을 다스렸지만

 불쑥 튀어나오는 마음쓰림은 또 나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마음먹기가 내 맘대로 잘 다스려지면 나도 절에 가있겠지...

한창 공허하고 헛헛한 날의 연속일때, 멀리 가기도 싫을때 책이있었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충분해'라는 말이 '행복해'의 동의어라 믿는 사람.

밤이면 온갖 상념으로 잠 못 이루다가도, 아침이면 커피 한 잔에 툭 털어버리는 사람.

누군가를 만날 때 긴장을 놓은 적이 없으면서도,

그들의 농담과 웃음소리에서 금세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저자 김혜령이다.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가 행복에 대해 말해준다.

어려울 수 있는 행복이란 철학적인 주제를 놓고 최대한 알기쉽게

전문서적, 책, 영화, 보고서등.. 많은 자료를 활용하여 설명한다.

그녀가 소개한 책과 영화들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질만큼

여러사례들에 적절히 소개되어져 있다.

 

Chapter 1. 행복에 가까운 사소한 태도

Chapter 2. 행복을 부르는 적절한 관계

Chapter 3. 행복이 머무는 성숙한 사랑

Chapter 4. 행복을 닮은 작은 풍경      

   Chapter 5. 행복으로 향하는 고요한 성장

 

행복하기 위한 태도, 타인과의 관계,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에 대처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좀 더 나아가 치유방법과 자아 성장의 방법도 이야기해준다.

단순히 마음을 달리먹으면 행복이 보인다는 띡띡힌 심리학적 조언이 아니라

직접 느낀 행복의 순간들을 가슴을 울리는 고전, 소설, 에세이, 영화 같은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잊고 있었던 행복의 감각을 깨워주고 있다.

"결핍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조건은 삐걱거리는 채로 계속 끌고 가야 할 수도 있다.

재료의 부재나 결핍을 문제 삼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남에게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부실하면 부실한 대로,

제 자신을 짊어지고 '살맛'을 내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한때는 완벽하게 다 채워져야 행복한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없는대로, 모자란대로 그렇게 살아가는것도 나쁘지 않다는것을 알게됐다.

100을 채워야 행복했던 그때는 내가 가진 90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가진 엄청난 행복이란것을 모른채 그리 바보같이 살았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나싶다.

100의 행복을 채우기위해 그동안 제대로 행복했던 기억조차 없으니 말이다.

 

행복의 기억이 까마득하다면 행복 센서가 고장난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저자.

행복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것을 알아채는 나의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을뿐이라고..

행복 센서는 근육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힘을 잃는다고 한다.

여러 감정들 속에서 여러 상황들 속에서

행복근육은 단련되어질수도 소실되어질 수도 있으니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행복의 두드림을 알아채길 바란다고 말한다. 코끝에 걸린 행복을 놓치지 말라고..

 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고 그것을 알아차리고

마음껏 누리면 되는것이다.

행복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아이들이 작은 나뭇잎 하나에도

즐거움을 찾아내듯이 작지만 소중한 일상에서의 행복은 곳곳에 숨어있다.

내가 그것을 느끼는것에 둔감하여 모르고 지나칠 뿐이지..

 


"나는 또 한 번 행복이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임을 깨달았다.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중에서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를 말하지 않는다. 고통 역시 행복의 반대편이 아니다. 

괴로운 일 몇 가지를 겪고 있을때는 삶이 통째로 불행하다고 판단하곤 하는데

괴로운 감정만으로 나의 삶을 단정 짓고, 고통이 곧 불행이라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고통을 다루는 방식으로 그 고통에 머무르게 될지, 털어내게 될지가 나뉘게 된다.

 

"행복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낸 어른의 단어가 아닐까.

마치 사랑처럼, 어른들은 결핍된 무언가를 애써 찾으려는 것 같다.

불행하다고 느낄 때, 우울한 감정에 휩싸여 벗어나고 싶을 때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이다.

불행이나 우울을 모르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도 없으니까."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놓쳤던 자신의 행복을 찾을수 있도록

행복근육을 키워줄 수있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다.

자신의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지, 놓쳐버릴지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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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보니
이주형 지음 / 다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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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보니 / 다연

글. 이주형


삶에도 문법이 있다.

결국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벌써 결혼한지 햇수로 12년차.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고,

두 부모의 딸이고 며느리이다.

결혼하고 더 많은 수식어가 붙었고, 그만큼의 책임감도 늘었다.

나를 찬찬히 돌아볼 시간도 없이 10여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고,

언제 어떻게 어디서 끌어다 썼는지 알수없는

내안에 에너지를 수없이 퍼나르며 견뎠더니

지금 이렇게 나의 자리가 생겼다.

어떤 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엄마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준 무겁고 무거운 자리 일듯..

 

부모가 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아니 스물만 되도 어른인줄 알았다.

하지만 한 해 한 해 버티며 지낼수록 어른자리는 멀게 느껴졌다.

진정으로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는 독립된 어른이지도 못하지만

아이들이랑 투닥거리며 싸우고선, 참지 못하고 먼저 고함 꽥 질러댈땐

애들보다 못할때가 더 많으니.. 어쩔땐 내가 한심스러웠다.

제대로 살고 있는것 같지 않고, 나이만 먹고 있는 지지리 궁상처럼도 느껴졌다.

 

겨우 요만큼 살아놓고 '진짜 어른' 어쩌고 하냐고 비웃을지 모를일이라

함부로 고민도 털어놓을 수 없었다.

수면위로 이 주제가 부르르 떠 오를땐 자존감이 땅에 떨어지는듯 했고, 우울했다.

하지만 매번 이런 생각만 하고 살수는 없으니

대충 또 지지고 볶는 하루를 보내면서 무거운 주제는 잊기 일쑤였다.

또 어떤때는 그냥 나답게 사는거지, 그놈의 어른다울 필요있냐고 애써 담담해졌다.

그렇게 지내다가.. 이 책을 만났다.ㅋㅋ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나는 어른이다.

지지고 볶고 난리치며 배우고 살고있는 지금 이순간 그냥 어른인거다.

멋진 어른, 훌륭한 어른이 아니라 나로 살고 있는 그냥 어른.

뭐 그리 대단하고 휘황찬란한 수식어구가 필요없는 어른사람.

내 아이에게 먼저 겪은 일을 얘기해줄 수 있을정도의 작은 지혜가 담긴 사람말이다.



 

어른이 되어보니

 

'좋아하는 사람과 마시는 커피' 가 가장 맛있는 커피이고,

'지금 읽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며,

'좋은 아빠'로 기억되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는 저자가 쓴 글.


그가 보낸 세월에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글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이지만 단 한번도 어른답기를 강조한 글이 없다.

그냥 나이들어 어른이 되어보니 힘든 그땐 차마 깨닫지 못했던것을

지금은 알겠더라는 얘기를 하나하나 해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느낀것,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알게된것,

과거를 회상하며, 지나온 날들을 더듬으며,

넘어가는 일상을 보내며 생각한것들을 담담하게 적어냈다.

그 글들이 공감과 위로를 느끼게에 충분했다.

소소하고 평범한 이야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첫장을 넘기면 넘나 따뜻한 문장을 만날수 있다.

오선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글자들...

"주어진 행복을 알아차리고 감사함으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 지나가 버리기 전에 말이다."


이 한 문장에 저자가 긍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담겨있는듯 하다.

'감사하면 행복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행복이 다 지나가 버리기 전에 잊지말고 누리라고 담담하게 말해준다.

 

 

아무리 꼼꼼하게 계획을 짜고 준비를 해도

인생은 대부분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때론 길을 일어 헤매기도 한다.

그러나 길을 잃어 미로를 한참 헤매다

우연히 찾은 출구가 오히려 지름길인 경우도 있다.

세상에는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니

성공이 귀한 것이다.

그래서

실패해도 괜찮은 것이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문구가

'너도 언젠가 죽을 테니 각오해'라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죽음은 언젠가 모두에게 찾아오니 사는 동안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내라는 의미 아니겠는가.


정신없이 하루하루 살아내다가도

'죽음'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고

삶에 대한 내 자세를 돌아보게 된다.


저자의 글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와 같은 평범한 하루를 보낸 저자가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들.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심각하지않다. 오히려 위트있고, 재미있다.

또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일들이 생각하기,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냥 그렇고 그런 에세이들과 확실히 다른,

어른이 되어보니 더욱 공감이 되는 이야기들.

 

'어른다움'에 너무 많은 무게를 싣고 있었던 나에게

그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내게 주어진 선물 같은 하루, 내가 내뱉은 호흡 한마디를

사랑하고 아끼면 된다고

그러는 동안 인생은 또 지나가니 허투루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저 그거면 된다고...

어른이 되어가는것은 뭔가 특별하고 거창한게 아니라

내 소소한 하루를 감사히 여길줄 아는 지혜 한줌 정도가 아닐까..


 

"가만있어도 어차피 내 인생은 지나간다.

그러니 지금, 나는 버티고 즐기고 사랑하고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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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페미니즘이 뭐야? - 소녀답게 말고 나답게 걸라이징 1
마리아 무르나우 지음, 엘렌 소티요 그림, 성초림 옮김 / 탐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소녀답게 말고 나답게

언니, 페미니즘이 뭐야? / 탐

글. 마리아 무르나우, 그림.엘렌 소티요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생소한 아들이 재미있게 본 책이에요.

어려운 개념정리는 알기쉽게 그림으로 그려 설명해주고,

쉬운 단어들을 골라 이해가 쏙쏙되게 페미니즘에 대해 알려줬답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많아지면서 여성들의 파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커진 요즘이지만 그래도 뿌리부터 만연해있던 남성우월주의가 팽배해

아직도 여성들의 권리가 완벽히 회복되지 못한것 같아요.

아니 어쩌면 아직도 갈길이 멀고, 달라진건 하나도 없는게 맞는것 같아요.

달라진게 있다면 과거처럼 많은 여성들이 그냥 당하고 있지만 않고

자신 답게, 그냥 사람답게 살기위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언니, 페미니즘이 뭐야?

 


저희 집 둘째 아들은 긴 단발을 하고있는데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이 늘 오해를 하더라구요.

둘째가 큰아이를 "형아!" 라고 부르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아들이에요?" 라는 질문~^^

그런 질문을 받을때마다 큰아이가 묻더라구요. 남자는 머리 기르면 안되냐고..

머리 길게 기르는 남자들 많다고,

대부분 남자들이 머리가 짧으니 그렇게 오해하시는것 같다고 말해주었답니다.


이 책을 읽고 아이와 제일 많은 얘기를 나눈챕터가 성 역할 부분이었는데

태어날 때 부여받은 성별에 따라 행하는 역할이 있다는것에 아이가 적잖게 놀라더라구요.

아직은 성 역할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성 역할은 그동안 너무나 효과적으로 세뇌를 당해서

남녀 모두에게 고충을 안겨준것 같아요. 물론 남성보다 여성쪽이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지만..

"남자는 울면 안돼!", "여자는 조신해야돼!", 말하고

여자아이에겐 인형이나 소꿉놀이, 남자아이에겐 자동차나 로봇을 선물하고

여자아이는 분홍색 옷, 남자아이는 파란색 옷을 입히는

성차별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일삼습니다.

 성 역할을 벗어날 때 뒷말을 하거나 지적하는 등 남얘기를 쉽게 하는것만 봐도

오랫동안 내려온 관습이란것을 깨트리긴 어려워보이지요.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정말 많이 바뀐것은 사실입니다.

여자들이 스스로 변화려 애썼고,많은것을 변화시켰고

이제는 남성들도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려 노력하고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남성우월주의가 사라졌다는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 머릿속까지 바꾸기란 쉽게 않기 때문이지요.

내 아이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주의깊게 읽었던 챕터는 '연대'였는데

서로 믿음으로 이루어 가는 여자들 간의 동맹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답니다.

남자든 여자든 혼자서 무언가와 싸운다는것은 현실상 불가능하거나

지리하게 오랜 싸움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간의 동맹은 중요하지요.

혼자선 엄두도 못내는 일들이 가능하게 되니까요.

지금 우리사회에 만연한 성폭력과 성희롱에도

불합리하게 당당한 뭇 남성들을 각성시키기 위한 미투운동도 함께이니까 가능한 일인듯 합니다.

단결은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신호탄이나 마찬가지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습니다.


 

"남자 혹은 여자로 편을 가르거나 그중 어느 한 편을 택하라는게 아니야.

공둥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성장하자는 말이지. 이 사회를 구성하는 모두에게

정의를 보장하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하는 공동의 목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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