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 기쁨의 감각을 천천히 회복하는 다정한 주문
김혜령 지음 / 웨일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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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 웨일북

글. 김혜령


 

늘 느끼는 것이지만 행복은 참 어려운 주제다.

지금 참고 견디는 것은 행복하게 살기 위함인데

아무리 견뎌내도 계속 힘들기만 할때는 행복은 멀리있다 느끼다가도

정말 별것 아닌것에,

 예를 들면 내가 만들어준 간식을 맛있게 먹으며 엄지척해주는 아이의 모습에

미소 짓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또 최고 행복하기도 하니..

특별히 넘치게 살지 않아도 마음먹기에 따라 작은 행복은 도처에 널려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있을땐

 왠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투덜투덜 힘들다! 왜 나만 힘드냐? 너도 힘들어라!

이건 뭐 지뢰밭이다. 건드리면 터진다. 건들지마라! 가시가 돋혀 협박하는 날들이 비일비재했다.

'행복하지 않다' 고 생각하니 내 생활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려갔다.

그냥 허공에 둥둥 떠있는 알수 없는 행복이란 허상을 쫓으며 불행을 안고 살던 그때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준 책과 스님의 설법.

책을 읽었고, 절에 다녔다.

책의 구절 구절을 소리내에 읽고, 스님의 한마디 한마디를 가슴에 새겼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견디며 알게 된것이 '모두 마음 먹기에 달렸다' 는 것이었다.

소소한 내 삶의 작은 행복.

남들에겐 아무것도 아닌것이 내겐 큰 기쁨이면 행복이지 별건가 싶었다.

 

하지만 인간은 참 간사하다. 한동안 잘 행하고 마음을 다스렸지만

 불쑥 튀어나오는 마음쓰림은 또 나를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마음먹기가 내 맘대로 잘 다스려지면 나도 절에 가있겠지...

한창 공허하고 헛헛한 날의 연속일때, 멀리 가기도 싫을때 책이있었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충분해'라는 말이 '행복해'의 동의어라 믿는 사람.

밤이면 온갖 상념으로 잠 못 이루다가도, 아침이면 커피 한 잔에 툭 털어버리는 사람.

누군가를 만날 때 긴장을 놓은 적이 없으면서도,

그들의 농담과 웃음소리에서 금세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저자 김혜령이다.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그녀가 행복에 대해 말해준다.

어려울 수 있는 행복이란 철학적인 주제를 놓고 최대한 알기쉽게

전문서적, 책, 영화, 보고서등.. 많은 자료를 활용하여 설명한다.

그녀가 소개한 책과 영화들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질만큼

여러사례들에 적절히 소개되어져 있다.

 

Chapter 1. 행복에 가까운 사소한 태도

Chapter 2. 행복을 부르는 적절한 관계

Chapter 3. 행복이 머무는 성숙한 사랑

Chapter 4. 행복을 닮은 작은 풍경      

   Chapter 5. 행복으로 향하는 고요한 성장

 

행복하기 위한 태도, 타인과의 관계,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에 대처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좀 더 나아가 치유방법과 자아 성장의 방법도 이야기해준다.

단순히 마음을 달리먹으면 행복이 보인다는 띡띡힌 심리학적 조언이 아니라

직접 느낀 행복의 순간들을 가슴을 울리는 고전, 소설, 에세이, 영화 같은자료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잊고 있었던 행복의 감각을 깨워주고 있다.

"결핍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조건은 삐걱거리는 채로 계속 끌고 가야 할 수도 있다.

재료의 부재나 결핍을 문제 삼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남에게 기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부실하면 부실한 대로,

제 자신을 짊어지고 '살맛'을 내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한때는 완벽하게 다 채워져야 행복한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없는대로, 모자란대로 그렇게 살아가는것도 나쁘지 않다는것을 알게됐다.

100을 채워야 행복했던 그때는 내가 가진 90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가진 엄청난 행복이란것을 모른채 그리 바보같이 살았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나싶다.

100의 행복을 채우기위해 그동안 제대로 행복했던 기억조차 없으니 말이다.

 

행복의 기억이 까마득하다면 행복 센서가 고장난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저자.

행복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것을 알아채는 나의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을뿐이라고..

행복 센서는 근육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힘을 잃는다고 한다.

여러 감정들 속에서 여러 상황들 속에서

행복근육은 단련되어질수도 소실되어질 수도 있으니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행복의 두드림을 알아채길 바란다고 말한다. 코끝에 걸린 행복을 놓치지 말라고..

 행복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고 그것을 알아차리고

마음껏 누리면 되는것이다.

행복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아이들이 작은 나뭇잎 하나에도

즐거움을 찾아내듯이 작지만 소중한 일상에서의 행복은 곳곳에 숨어있다.

내가 그것을 느끼는것에 둔감하여 모르고 지나칠 뿐이지..

 


"나는 또 한 번 행복이란 포도주 한 잔, 밤 한 알, 허름한 화덕,

바다소리처럼 참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것임을 깨달았다.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중에서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를 말하지 않는다. 고통 역시 행복의 반대편이 아니다. 

괴로운 일 몇 가지를 겪고 있을때는 삶이 통째로 불행하다고 판단하곤 하는데

괴로운 감정만으로 나의 삶을 단정 짓고, 고통이 곧 불행이라고 해석해서는 안된다.

고통을 다루는 방식으로 그 고통에 머무르게 될지, 털어내게 될지가 나뉘게 된다.

 

"행복은 필요하기 때문에 만들어낸 어른의 단어가 아닐까.

마치 사랑처럼, 어른들은 결핍된 무언가를 애써 찾으려는 것 같다.

불행하다고 느낄 때, 우울한 감정에 휩싸여 벗어나고 싶을 때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는 것이다.

불행이나 우울을 모르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도 없으니까."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놓쳤던 자신의 행복을 찾을수 있도록

행복근육을 키워줄 수있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다.

자신의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얻을 수 있을지, 놓쳐버릴지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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