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
남세진 지음, 재주 그림 / 애플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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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합격자의 숫자는 한정적인데, 지원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으니 경쟁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다. 이 책, <새벽 세시, 공시생 일기>는 이 치열한 경쟁 속에 뛰어든 한 20대 공시생의 수험생활 기록이다. 과학자를 꿈꿨던 저자는 과학영재교육원에 들어갔지만 세상엔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만 깨달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지만 오히려 회화 실력은 줄어든 채 졸업을 했다. 그 후, 기자가 되고 싶어 언론사에 들어갔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그만뒀다. 그렇게 저자는 조금은 늦은 나이, 애매한 경력, 희미해진 꿈을 갖고 공시생 아니면 답이 없어서 노량진으로 가 건축직 공무원 준비생이 되었다.

공시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기록과 고백들이 가득하다. 공시생이 아니어도 수능을 준비했던, 인생의 어떤 중요한 시험을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공부라는 게... 가만히 책상 앞에 앉아서 책만 읽으면 되는 것 같지만 직접 해보면 알게 되지 않나? 너무나 외로운 싸움이라는 걸... 정해진 시험 날짜까지 공부를 잘 할 수 있을지, 혹시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잘못된 선택은 아닐지, 지금이라도 뒤돌아서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닌지, 합격하지 못하면 준비기간은 결국 시간낭비처럼 여겨지는 현실 앞에서 매순간 불안하고 초조했던 시간들...

사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안하고 막막하다. 공부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그 불안함을 컨트롤하는 게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이 계획한 목표를 하루하루 반복하면 되는 건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몸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날도 있을 수 있는 건데, 그런 날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자기 자신 때문에 속상하고, 이 성과 없는 하루 때문에 실패하지는 않을까, 나 혼자 뒤쳐진 건 아닐까 걱정한다. 그냥 다음날부터 다시 하면 되는 건데....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 다잡기가 어렵다. 긴장도 필요하지만 너무 자기 자신을 다그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10개월의 치열한 시간들을 보내고 결국에는 합격해낸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힘냈으면 좋겠다. 시험을 준비하든, 준비하지 않던, 우리 모두 하루하루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미래는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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