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쿨버스 운전사입니다 - 빈털터리 소설가와 특별한 아이들의 유쾌한 인생 수업
크레이그 데이비드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스쿨버스 운전사입니다>는 영화 [러스트 앤 본]의 원작자 크레이그 데이비드슨의 자전 에세이이다. 영화 [러스트 앤 본]을 안 봐서 내용은 잘 모르지만 찾아보니 우연한 사고로 다리를 잃은 범고래 조련사와 밑바닥 복서가 절망 끝에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 영화감독 자크 오디아르가 크레이그 데이비드슨의 소설을 각색해 영화를 만들었고, 여러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읽기 전에는 저자가 이런 유명한 영화의 원작자라는 사실은 몰랐다. 그냥 책 소개를 살짝 보니 세상에 거절당한 서른 두 살의 초보 소설가가 스쿨버스 운전사로 일하면서 아이들을 만났고, 그 아이들과 보낸 시간에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은 것을 이 책에 담은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었다. 약간 <꿈꾸는 탱고클럽>이라는 소설도 생각나는 것 같고 그래서 내용이 궁금했다.

서른 두 살의 빈털터리 무명 소설가 크레이그 데이비드슨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꿈인 소설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출간 계약이 파기 돼서 먹고 사는 것도 막막했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취방 우편함에 꽂혀 있던 구인 광고를 발견한다. 스쿨버스 운전사를 구한다는 광고였다. 그래서 그는 우연히 보게 된 스쿨버스 운전사 구인광고에 지원한다. 그가 하는 일은 장애가 있는 특수아동의 등하교를 돕는 일이었다.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었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이 일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사랑스러운 다섯 아이들(개빈, 빈센트, 나자, 올리버, 제이크)에게 인생을 배운 것이다. 그는 아이들을 보며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도 기계처럼 완벽하지 않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 사랑스러운 것이다, 라는 사실을 배웠다. 저자가 처음에 아이들을 만났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 생각이 낯설지 않았다. 나도 그런 부분이 좀 있다. 왠지 그들을 보호해줘야 할 것 같고,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연민과 동정.. 그들도 그들 나름의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 있다는 것, 그런 연민과 동정이 일종의 편견일 수 있다는 걸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반성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주저앉았던 사람이 아이들을 만나 배우고, 경험하며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다행이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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