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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산다는 것 - 김혜남의 그림편지
김혜남 지음 / 가나출판사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로 처음 만났던 김혜남 작가님의 새 책 <오늘을 산다는 것>을 읽었다. 스마트폰으로 직접 그린 그림과 덧붙인 글을 모은
그림 에세이인데, 책이 너무 예쁘다. 나는 그림실력이 없어서 그저 감탄하면서 그림을 구경했다. 작가님은 유치하고 만화 같은 그림이 많다고
하셨는데 내가 보기엔 전부 따뜻하고 예쁜 그림이었다. 그림을 배운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내가 보기엔 실력이 상당하신 것
같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그림문자의 시작...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조금씩 그려 보냈던 것들을 담았고, 점차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순서이다. 17년간 앓고 있는 파킨슨 병 때문에 진료실 문도 닫게 되고, 병세가 악화되면서 점점 딱딱하게
굳어져가는 몸 때문에 한 발짝 걷는 것조차 혼자 몸을 뒤척이는 것조차 힘들어 고통스러움에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발짝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적이란 게 별 게 아님을,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기적이란 것을 알려주신다.
같은 의미지만 그냥 문장, 말만
전달할 때보다 그림이 추가된 형태가 더 풍성하고 따뜻한 느낌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걸 제대로 알 수 있었던 책이다. 감동이다. 76페이지부터
79페이지까지 읽으며 아, 이게 그림문자의 힘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뭐해?” 라는 남편의 물음에 그냥 밋밋하게 “뭐하긴 몰라서
물어보나?”라는 대답은 너무 공격적이다. 다툼만 일어날 것 같은... 그럴 때 저자처럼 침대에 누워 TV보는 그림을 쓱 그려 보내는 것이다.
글보다 그림이 갖는 힘! 더운 여름날, 친구들에게 문자 보낼 때 냉커피 그림을 그려서 보내는 것은 어떤가! 진짜 커피는 아니지만 다 같이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느낌, 그래서 힘든 여름날 오후 시간을 신나게 보내는 모습이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절망하지 말고 오늘,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때그때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이라는 언어로 마음을 전달하는 작가님의 두 번째, 세 번째 그림에세이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