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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저스티스맨>의 저자 도선우 작가는 2016년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대형 문학상을 연속으로 수상하면서 강렬하게 등장한 신예 작가!! 일단 먼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하고 있는 여러 북카페 회원님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해서 얼마나 대단한 작품들일까, 너무 궁금했다.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스파링>도 읽어야 하는데, 나는 우선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저스티스맨>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추리소설 기법을 통해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는 소설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기대됐다.
<저스티스맨>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의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낸, 흡입력과 속도감이 뛰어난 작품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일어난 일곱 건의 살인... 딱히 연결고리도 없는 것 같은 피살자들.. 그저 그들의 이마에 남아 있는 두 개의 탄흔이 연쇄살인임을 알려줄 뿐이었다. 총기소지가 불가능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건이 일곱 건이나 일어나다니!! 얼마나 공포스러운 상황인가. 게다가 범인을 유추할 만한 단서도 없다보니 경찰의 수사는 미궁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극에 달한다. 더 이상 경찰을 신뢰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하고, 그들 중 저스티스맨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자가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주목받기 시작한다. 그가 여러 자료와 논리를 동원해 살인의 동기와 인과관계 등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그 가설이 꽤 치밀하고 논리적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스티스맨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그는 절대적인 추종자를 거느리게 된다. 공포의 대상이었던 연쇄살인범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냉혈 살인마에서 사회적 영웅으로 변모하고 저스티스맨과 같이 절대적인 추종자를 거느린다. 과연 연쇄살인범은 누구이며, 피살자들은 왜 살해당한 걸까? 저스티스맨의 주장은 진실일까?
정신없이 읽어 내려갈 만큼 무척 흥미진진하고 재밌었다. 피살자들이 연루된 사건들과 그들의 행위가 드러날 때마다 놀랐고, 마녀 사냥의 발생 같은...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아니 현실 그 자체라서 소름 돋았다. 익명성의 그늘에 숨은 무책임하고 수동적인 인터넷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저스티스맨과 연쇄살인범이 점점 정의인 것처럼 추종되고 권력을 갖는 과정이 인상적이었고, 누리꾼들의 쉽게 변해가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라 씁쓸했다.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에 휩쓸리며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리고 폭력적인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느꼈다. 굉장히 자주 그리고 무심하게 비열한 폭력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무튼 감탄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스파링>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