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 - 최고의 범죄학자가 들려주는 진화하는 범죄의 진실
이창무.박미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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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는 다양한 통계와 사례 그리고 정확한 분석으로 범죄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범죄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진화하는 범죄의 진실을 알려주어 경각심을 일깨우고, 사전에 피해를 예방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에필로그 ‘어느 아침, 범죄자와의 조우’를 읽고 막 책을 덮었는데 나는 과연 범죄에서 안전할 수 있을까, 그리고 범죄는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 것일까 여러 생각이 든다.

 

매일 TV에서 범죄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도 나는 태연히 젓가락질을 하며 밥을 먹는다. 범죄자에 대해 분노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래도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믿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나는 진짜로 범죄에서 안전한 것일까? 내가 아침에 우연히 버스 안에서 스친 사람이 범죄자라면? 길을 걸을 때 내 뒤에 있는 사람이 범죄자일 가능성은? 어떻게 100% 아니라고, 나는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물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조금의 의심도 없이 나는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 좋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는 이렇게 자신만은 안전할 거라고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로 그 잘못된 상식이 당신을 범죄 피해자로 만드는 것이라며, 범죄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범죄를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사실, 누구든 범죄피해자가 될 수 있다. 범죄동기와 범죄기회만 충족된다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범죄동기와 범죄기회 중 하나만 차단해도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살인, 폭행, 강도, 강간 같은 범죄도 문제지만 사이버 범죄와 금융 범죄도 진짜 문제인 것 같다. 과거에는 인터넷에 취약한 노년층이 주된 피해자였지만 요즘엔 20대와 30대가 주된 피해자가 됐을 만큼 범죄가 많이 진화하고 복잡해졌다고 한다. 각종 보안카드와 비밀번호가 안전할 거라 생각하지만 범죄자들이 노리는 건 사람의 심리였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금융범죄 대처법을 한번쯤은 읽어보고 숙지할 필요가 있겠다.

 

처음에도 에필로그 이야기를 했지만 이 책을 덮고 왠지 모르게 그 택시 기사 이야기가 자꾸 생각났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분이신 박미랑 교수는 교도소에서 범죄자들을 인터뷰했는데, 그때 만났던 범죄자를 어느 날 우연히 만났다. 택시 안에서. 그는 출소 후 택시 운전기사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먼저 교수를 알아본 택시 기사는 교수가 자신을 알아볼까봐 두려워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와 수업 중 학생들에게 교도소를 그림으로 그려오라고 했던 이야기, 청소년 범죄를 성인 범죄처럼 처벌했을 때의 재범률 이야기 등을 읽으면서 그동안의 내 생각을 다시 돌이켜보게 됐다. 특히 이 책에서 청소년 범죄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내가 굉장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강력처벌만이 범죄를 줄이는 방법일 거라 생각했는데, 여러 분석 자료들을 보면 오히려 효과적이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주로 미디어를 통해 범죄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는데, 미디어가 착각과 허구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뉴스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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