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사노 요코의 책은 계속해서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나는 아직 한 권 밖에 못 읽어봤는데 어느새 보면 신간이 또 나와 있음;;; 비록 저자는 2010년 11월,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작품들은 우리나라에서 계속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친구가 뭐라고>에 이어 내가 두 번째로 읽은 사노 요코의 책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남들 비위 맞추지 않고 나답게 사는 인생에 대해 말하는 책인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었다. 요즘에 읽은 책들은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는 사노 요코의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매력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머리말을 대신하는 자문자답’! 신선하고 재밌었다. 그녀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이 조금은 해소되는 느낌. 그중 기억나는 게 글을 어디서 쓰냐는 질문에 대해 글은 주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쓰긴 하는데, 솔직히 어디에서 써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작가들은 자기 방 서재에서 글을 쓸 것 같았는데, 차가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쓴 적도 있다고... 하긴, 글로 쓰고 싶은 생각이란 게 서재에서만 떠오르는 건 아니니까 장소는 중요한 게 아니겠지. 너무 당연한 얘기인가?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5장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모아놓았고, 나머지 장은 특별히 주제별로 나눈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이야기들이 쭉 나온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3장의 ‘어떤 사람이 되길 바랐어?’이야기였다. 아들과 대화하던 사노 요코는 아들의 “엄마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길 바랐어?”라는 질문을 받고 말문이 막힌다. 자신의 육아가 실패했다고 믿고 있었던 사노 요코는 여동생에게 조카를 맡겨만 준다면 지금까지의 실패를 발판 삼아 제대로 키워 보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런데 아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의 육아가 실패했다고 믿어오면서 아이에게 알게 모르게 주었을 상처를 깨닫게 된 것이다. 자신의 육아가 실패했다면 지금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아이는 구제불능 인간인가? 도대체 누구에게? 그냥 이 아이라서 좋은 것. 존재 자체로 좋은 것인데... ‘수많은 결점이 있어도 나는 나답게 살고 울고 웃으며 인생은 멋지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성장 과정 중 한순간만을 보고 실패인지 성공인지 대체 누가 판단한단 말인가? (p.227)’ 인간은 그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읽다보면 곳곳에서 진짜 솔직하네, 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정말 아무렇지 않게 하네? 이런 느낌이랄까. 공감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반대로 속 시원하고 공감되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 솔직함이 다음 이야기를 더 궁금하게 만들고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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