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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ㅣ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평점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정말 재밌게 읽고 보니, 스웨덴 작가가 쓴 또 다른 베스트셀러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가 눈에 띄는 게 아니겠는가! 요즘에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가 자주 보이던데.. 나는 아직 전편도 못 읽어봐서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부터 읽기로 했다. 알란 칼손 할아버지에 이어서 이번에는 메르타 안데르손 할머니가 어떤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일단은 가장 궁금했던 게 '왜 감옥에 가고 싶으신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이유는 할머니가 지내고 있던 요양소가 감옥만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79세의 메르타 할머니는 다이아몬드 노인 요양소라는 곳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할머니는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식사는 점점 더 형편없어지고, 운영자는 차와 간식의 제공 횟수도 줄이려고 하고 있었다. 가장 열 받는 건! 산책도 금지하고 제한한다는 것. 아니, 감옥도 하루 한 번 산책을 하게 해주는데 이곳은 왜!!!!! 화가 난 메르타 할머니는 같은 요양소에 있는 친구들에게 차라리 감옥으로 가자고 주장한다. 이에 천재, 갈퀴, 스티나, 안나그레타도 동의하는데...
요양소를 탈출한 다섯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근데 무엇을 훔치지? 일단 최고급 호텔에서 지내던 다섯 노인들은 1차로 호텔 금고를 털고, 생각했던 것보다 수확이 없자 급기야 국립 미술관의 명화를 훔치기로 한다. 사전 답사를 끝내고 훔치기로 결정한 작품은 바로 모네와 르누아르의 작품...ㄷㄷㄷ 과연 계획대로 훔쳐낼 수 있을까? 보행기를 끄는 노인들이고 게다가 초보인데? 솔직히 나는 그냥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다. 어차피 이들의 목적은 절도의 성공이 아니라 감옥에 가는 거니까.. 미수에 그쳐 경찰에 잡혀갈 줄 알았다. 근데 맙소사. 정말 기가 막히게 성공해낸다. 그리고 그림값을 요구하고 그림을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일이 꼬이고 사람도 꼬이고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ㅋㅋ 근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정말 긍정적이시다ㅋㅋ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또 그와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었다. 사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유쾌한 느낌을 보이지만 다루고 있는 주제는 무겁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낙엽 지는 황혼기를 맞아 인생을 조금 즐겨보고 싶은 노인들이 강도가 되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면 그 사회는 분명 뭔가 잘못된 사회임에 틀림없다(p.208). 얼마나 요양소의 시설이 형편없었으면 차라리 감옥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말한단 말인가. 그것도 복지 국가라고 알려진 스웨덴에서... 노인들을 그냥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요양소의 사장과 직원 바브로브 정말 못됐다!!!!! 재밌게 읽을 수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 양극화, 고령화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어쨌든 바베이도스로 떠난 할머니, 할아버지들 ㅋㅋ 정말 비행기 안에서 대화했던 대로 라이베이거스도 가셨나보네요.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가 나왔으니...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또 어떤 일들을 벌이셨을지 조만간 저도 읽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