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할 용기

나를 사랑할 용기 - 인간관계를 둘러싼 88가지 고민에 대한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지음,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2월

<미움받을 용기>로 아들러 심리학의 열풍을 일으킨 기시미 이치로의 <나를 사랑할 용기>를 읽었다. 제목만 보면 어떻게 해야 나를 사랑할 수 있느냐에 대해 쭉 이야기할 것처럼 보이나, 읽어보니 이 책은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은 해봄직한 고민과 질문에 대해 고민을 던지면 저자가 아들러 심리학의 관점에서 답을 하는 형식이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안이나 친구와의 갈등, 피하고 싶은 인간관계, 공부와 진로, 직장 스트레스, 연애 감정의 불확실함, 결혼이 주는 상처, 육아의 어려움, 가족 간 갈등, 노후에 대한 불안... 정말 폭넓게 여러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일상의 여러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소개되고 있어서 아주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러 책들을 읽다보면 ‘나의 가치는 타인의 평가나 인정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물론 그것이 맞는 이야기이고, 읽으면서 머리로는 이해를 한다. 근데 그 생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보면 어떤 순간에도 정말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취업을 하고 싶은데 계속 불합격이 되풀이되니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된다는 말에 저자는 어떤 회사에 합격하지 못했다 해도 그것은 그 회사의 평가일 뿐이라고, 당신에 대한 회사의 평가와 당신의 본질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든, 반대로 좋게 말하든 그것이 나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맞는 말인데, 계속 불합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멘탈 챙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사람은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는 걸까?

요즘의 나에게 누군가가 너는 너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을 못할 것 같다. 무기력의 끝을 달리고 있는 요즘에 이 책을 읽으니 나 자신을 성찰해보게 된다. 88가지의 질문들은 인간의 성장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되는 것들이며, 그 중에는 지금 현재 나 자신이 고민하는 것들이 담겨있기도 해서 인상 깊었다.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쉽게 읽힌다는 것이 장점인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