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계획
발렝탕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내 흥미를 끈 이유는 딱 하나이다. 저자가 기욤 뮈소의 동생이라는 사실. 기욤 뮈소? <구해줘>, <종이여자> 등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그 기욤 뮈소? 맞다. 그 기욤 뮈소. 이 책 <완벽한 계획>의 저자가 그 기욤 뮈소의 동생 발렝탕 뮈소라고 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그냥 흥미로웠고 한번 읽고 싶었다. 뮈소 형제는 둘 다 글을 잘 쓰나 궁금했다. 책 소개를 읽어보니 줄거리도 재밌어보여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고 읽게 됐다. 녀석을 엿 먹일 완벽한 계획이라니. 그런 게 뭘까? 누굴 엿 먹이고 싶은 거지? 근데 이게 또, 내용도 정말 재밌다고 해야 하나. 뻔한 스토리인데 묘하게 빠져든다.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읽었다.

로뮈알과 테오는 친구이다. 뭐 읽다 보면 이게 친구 맞나 싶긴 하지만. 어쨌든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 사이였다. 근데 서로 배경이 다르다. 극과 극으로. 테오는 부유한 집안 출신에 잘생기고 매력적인 인물이고 로뮈알은 홀어머니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는 인물이다. 테오는 자기와는 태생부터 다른 인물 로뮈알에게 끌렸고 그 둘은 친구 사이가 된다. 그러다 어떤 일로 인해 연락이 끊겼고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우연히 다시 만나고 연락이 닿는다. 그 사이 로뮈알은 성공한 듯 보인다. 오랜만에 만난 로뮈알은 테오에게 주말 산행을 제안한다. 그렇게 테오와 그의 여자친구 도로테, 또 다른 친구 다비드와 그의 여자친구 쥘리에트, 로뮈알 이렇게 다섯 사람의 산행이 시작된다. 로뮈알을 제외한 네 명은 산행 초보였고 유일하게 산을 잘 아는 로뮈알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산행은 어쩐지 처음부터 수상하게 흘러간다.

소설은 현재 산행 이야기와 과거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빠르게 진행된다. 그 흐름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로뮈알의 마음 속 상처 같은 것들에 대해 알 수 있다. 이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로뮈알이 왜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된 건지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사실 학창시절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시간이 흐른 후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복수하는 내용은 많이 들어봤던 뻔한 이야기지 않은가? 그런데 이 작품이 재밌는 건 그 방법으로 산행을 선택했다는 것과 치밀한 묘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읽는 내내 마치 내가 그들과 함께 피레네 산맥을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서늘하고 차가운 듯한 느낌.

보통 책을 읽으면 결말이 가장 궁금하지 않나? 근데 이 책은 책을 덮고 나서 결말보다 중간과정이 더 기억나는 그런 작품이었다. 친구란 게 무엇인가 생각해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친구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 친구 관계에서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개인적으로는 로맨스 위주의 따뜻한 느낌의 기욤 뮈소의 소설보다 발렝탕 뮈소의 작품이 더 마음에 든다. 뭐 아직 한 권밖에 안 읽었지만 뭐랄까,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굉장한데? 이런 느낌? 계속 재밌는 작품 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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